딴지에서 태권v 이야기를 읽다가
불현듯 밀려오는 세계정복의 야망(ㅡ_ㅡ) 을 이기지 못하고
태권v 는 물론이고 황금날개, 심지어 마징가z 까지 다 섭렵하고 있습니다 ㅡ_ㅡ;
아...하고시픈 세계정복...내게 아수라 백작과 브로켄 남작과 기계수 백마리만 있었으면 마징가z 따위 문제도 되지 않았을 것인데...ㅠㅠ
어캐하냐면...흑흑..헬박사는 전술의 "전" 자도 모르는 바보야...아수라 남작을 이용해 미인계를 펼쳐서 쇠돌이를 꼬신담에 마징가z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인다던지...백여마리의 기계수를 한꺼번에 세계 곳곳에 풀어노아서 마징가가 쇄도하는 sos 신호에 일일히 출동하게 만든다음 히트 앤 런 을 이용하면 돌아다니다 지쳐서 (ㅡ_ㅡ) 자멸할지도 모르고..좀 고급스런 전술로는 마징가가 나타나면 직접적인 교전을 피하되 나타나기 전까지 일본을 철저히 파괴해서 후방보급능력을 괴멸시킨다던지...
또는 광자력 연구소와 마징가는 가만놔두고 대도시만 계속 괴롭혀서 전국민적인 반전여론을 형성한다던지...ㅡ_ㅡ;;
이따위 생각(ㅡ_ㅡ;)을 하며 사이트 수십개를 뒤져나가던 도중 (씨바..클났다..공부도 해야하고 반세에서 할일도 절나 많은뎅...ㅠㅠ) 마징가z 에 대해서 굉장히 논리정연한 글을 읽게되어 소개합니다
꽤나 장문의 글이니 (나처럼 할일없는넘 ㅡ_ㅡ) 인내심을 가지고 읽기 바라며..기초 논술자료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고 저혼자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ㅡ_ㅡ;;
함 보시기를.....ㅡ0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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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 정복은 남자들의 로망?
알렉산더, 나폴레옹, 징기스칸, 그리고 히틀러…. 이유와 그 중간 과정, 행동 방식이 어찌되었던 간에 이들은 '세계정복(世界征服)'이라고 하는 남자들의 꿈을 실현시키려 노력했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꿈은 많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세계에 등장하는 악당, 매드 사이언티스트, 또라이들의 지상과제이기도 하다.
그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세계정복'이라는 멋진 단어를 주인공의 라이벌이나 적들에게 당연한 과제로 부여해 주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과연 이것은 사나이들의 뜨거운 세계에 있어서(날씨도 더운데 땀나는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결코 빠지지 않는 소재로서 적합한 것일까?
나는 이전부터 많은 열혈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거기에 나오는 극명한 선악구도와 주인공들의 모든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모습에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라곤 하지만 어렸을 때는 그런 주인공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열광했던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좀 먹고 나니 의문점이 생긴다는 것인데...). 주인공들은 정의를 지킨다는 명목 하에 기물을 파괴하고 살인도 서슴치 않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정의를 지키는 영웅으로 추앙을 받지 결코 비난을 받거나 하지 않는다. 물론 그러한 극단적인 예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바뀌게 되었고 현재에 와서는 그런 사상은 이미 낡은 것으로 취급받게 되었다. 그래서 주인공들만이 아니라 악당들에게도 나름대로 그들이 왜 악당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부여해 주고 주인공들도 관점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악인일 수도 있다는 모습이 요즈음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는 많이 그려지고 있다.
이야기가 조금은 샜다. 하여간 과연 주인공들만이 정의인 것인가? 악당들에게는 낭만도 정의도 없는 것인가? 사실 세계 정복은 낭만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세계정복이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손을 들어 보자. 아마도 꽤 많은 남자들은 이 부분에서 무의식적으로 거수를 하려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악당들은 세계정복을 하지 못했을까? 언제나 등장하는 정의의 사도들 때문에? 세계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수만큼 정의의 사도들은 있는 법이다. 나는 AZN4의 루머란을 통해 이런 애니메이션에서의 악당과 주인공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걸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일단 모든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도 광범위하다. 그래서 일단 모두 아는 애니메이션인 '마징가 Z'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자. 그 중에서도 헬박사에 관해서, 그 중에서도 헬박사의 지구 정복 야망에 관해서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보자(어째 엑셀 사가의 이루파라초가 생각난다). '대부분의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일컬어지는 세계정복에 관한 나 마독수의 이야기를 선보이도록 하겠다. 물론 루머란인 만큼 이 글은 절대적인 사실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루머'라는 사실은 잊지 말도록 하자.
2. 헬박사는 왜 세계를 정복하려 했을까?
헬박사가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는가? 그는 지금에 있어서 슈퍼로봇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작품「마징가 Z」에 등장했던 악역의 대명사다. 원작에서는 닥터 헬(Dr. 헬)로 나오는 이 사람은 기계수(機械獸)들을 동원하여 세계를 정복하려 하지만 마징가 Z가 걸림돌이 되어 결국 마징가 Z와의 대결만을 주로 벌이게 되는 인물…처럼 보인다. 부하로는 철가면 군단을 이끄는 아수라 남작과(국내 방영시는 아수라 백작) 철십자 군단을 이끄는 브로켄 백작을 심복으로 두고 있다. 나중에 피그마 후작과 고곤 대공(미케네 제국의 첩보공작원-후에 그레이트 마징가로 이어지는 인물)도 나오지만 아수라나 브로켄 만큼의 강렬한 임펙트는 없었다.
이 비운의 인물이며 모든 악의 세계정복설과 루트를 만들어 낸 헬박사는 마징가 Z와 지겹게도 싸움을 벌이다가 결국은 세계 정복에 실패하더니, 마징가 Z가 은퇴하고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하고 나서는 지옥대원수의 이름으로 부활하기까지 하는 질긴 인물이다.
조금 옛날의 애니메이션들은 선악구도가 명확해서인지 헬박사는 그저 무조건 세계 정복을 노리는 악당으로 등장하고 마징가 Z는 이 악당의 야망을 저지하는 정의의 편으로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 내가 나이가 조금 먹어 머리가 크고 나니 헬박사의 행동은 참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러니 AZN4의 루머란을 빌어 그것들을 한번 하나 하나 짚어 보도록 하자. 먼저 헬박사가 그토록 세계 정복을 노리는 이유가 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대체 헬박사는 왜 그토록 세계를 정복하려 했는가? 원작인 만화와 각종 자료집과 소문을 정리해서 보면 헬박사의 세계정복의 야망은 그의 콤플렉스에서부터 시작된다. 헬박사는 독일인으로 어려서부터 대단한 천재였지만 그의 외모 때문에 많은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한마디로 집단따돌림(이지메)을 당한 것이다. 대부분의 따돌림을 당한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헬박사의 성격은 여기서부터 삐뚤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속으로 감추고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여 세계적으로 천재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박사가 되게 된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가 박사가 된다 하여도 사람들의 눈은 변하지 않았다.
즉 그의 머리는 인정하지만 그 인간의 외모는 절대로 인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하지만 그의 진짜 비극은 여기서 시작된다. 헬박사가 대학시절을 보낼 때이다. 그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가 둘이 있었다. 하나는 일본에서 유학을 온 카부토 쥬조박사였고 또 하나는 역시 일본에서 유학을 온 한 명의 여자였다. 셋은 언제나 함께 연구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고 많은 이들이 피하는 헬박사의 외모도 이 두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옛날 이야기들의 약속대로 헬박사는 이 중 여성을 사랑하게 되고 카부토 박사는 둘도 없는 친구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예상하시다시피 이 여성은 카부토 박사를 사랑하게 되고 결국 둘은 결혼까지 하게 된다. 뭐 이런 과정이 도대체 얼마나 걸렸는지, 그 동안 둘의 관계를 헬박사에게 숨겨왔는지 어떠했는지는 뒤로 미루어 두더라도 헬박사는 대단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외모에서 오는 열등감을 모면하게 해주는 '언제나 일등'을 자그마한 섬나라에서 온 카부토에게 빼앗기고 사랑하는 여자도 친구라고 믿었던 남자에게 빼앗기게 된 것이다(물론 이렇게 보는 건 헬박사의 입장이겠다).
삐뚤어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둘의 사이를 축복해 주고 좋은 친구로 남을 수도 있었겠지만 헬박사는 그러지 못했다. 뭐 그 사이에 헬박사가 그 여인에게 고백을 했다가 퇴짜를 맞고 그러다가 카부토 박사에게 화풀이하고 등등의 여러 가지 아수라장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자세히 따져보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얻지 못한 남자가 할 일은 세계 정복뿐이다(그런가?). 헬박사는 이때부터 세계정복의 야망을 키우게 되고 카부토 쥬조박사는 이런 헬박사의 야망을 알게되어 그에 대한 준비로 '마징가 Z계획'을 시작하게 된다. 카부토 쥬조박사는 바로 카부토 코우지(국내명 쇠돌이)의 할아버지이자 마징가 Z를 만든 사람이다. 할머니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뭔가 비극적인 결말도 있었을 것이라고까지 예측이 된다.
결국 모든 원작들이 다시 되돌아보면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그 원인을 제공한다고 하는 황금공식, 제멋대로 삼각관계가 헬박사의 야망을 불태우게 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3. 헬박사의 세계정복의 꿈, 야망인가? 낭만인가? 혹은 노망인가?
자, 어쨌든 헬박사는 이렇게 해서 세계 정복의 야망을 불태우게 된다. 그런 헬박사가 한 일은 무엇이었는가? 그는 고대 미케네인의 유적을 찾는다. 고대 미케네인들이 철거인으로 적들을 물리쳐 전쟁을 압도적인 승리로 이끌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에서 로봇의 냄새를 맡고 이 유적 조사단의 일원으로 참가하게 된다. 물론 이전에 일어난 히틀러의 2차대전때 브로켄백작을 인조인간으로 개조하는 놀라운 수완을 보이면서 자신의 입지를 높이지만 결국은 유태인 학살의 한 몫을 했었다는 설정도 있다. -한마디로 허락 받은 인체실험을 마구 해댔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것은 각종 만화와 자료와 루머를 조합한...
천신만고 끝에 헬박사와 카부토박사의 조사대는 미케네인의 유적을 발견하게 되고 그 유적속에 많은 거인들도 발견하게 된다. 이 거인들이란 로봇이였고 이 로봇들을 이용하면 세계 정복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헬박사는 다른 조사대원들을 모두 죽이고 유적과 로봇을 독차지한 후 잠적하게 된다. 물론 이때 가부토 박사는 유일하게 탈출에 성공한다(역시 이런 류의 만화의 약속이다).
일부 설정에 따르면 이들 조사대가 미케네인의 유적을 발견하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몇 개월간을 지낸 것을 보면 카부토박사 역시 약간의 야망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남기지만 이들 조사대의 구성은 한 부호의 자원을 받아 이루어진 사설조사대라는 설이 가장 클 것이다. 물론 각종 만화와 자료와 루머를 조합한...
결국 헬박사는 그 안에서 고대 미케네인의 남녀 미이라를 발견하여 하나의 인물로 재창조를 했고 이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던 '프랑켄슈타인'전설에 어울리는 괴물, 아수라 남작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와 함께 철가면 군단을 조직한 헬박사는 철거인들을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개조하여 기계수들을 만들어 세계 정복을 노리게 된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마징가 Z에 나왔던 이야기 그대로이다.
이것만을 보더라도 헬박사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고대 미케네인의 철거인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기본으로 헬박사는 수많은 기계수를 만들었다. 그 기계수들은 모두 각각 독특한 특성이 있었고 매번 마징가 Z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마징가 Z에 등장했던 모든 기계수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헬박사는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아수라 남작은 반 미이라 상태였던 미케네인을 완벽하게 재생시켰다. 아수라 남작은 남자의 몸 반과 여자의 몸 반을 사용해서 만들어졌고 독일의 장교이었다가 2차 세계대전 중에 죽었다 살아나게 한 브로켄 백작은 목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 채로 재생시켜 그의 공포스러움을 더욱 부각시켰다.(헬박사는 군중심리의 조작도 뛰어난 인물이 아니었을까?) 로봇만이 아니라 생명공학에도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철가면 군단과 철십자 군단의 병사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시체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그렇게 거대한 조직이 될 정도로 만들었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만 거기다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는 비밀 기지까지 만들었다는 정도까지 가면 헬박사의 능력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가 없다. 비밀 기지뿐만이 아니라 비행 요새 '굴'에 잠수함'부두'까지 만들고 그 수많은 기계수를 만든 게다가 각각의 기계수마다 새로운 무기들을 만들어냈던 헬박사의 능력은 놀랍기 그지없다.
문제는 이런 헬박사가 도리어 왜 세계를 정복하지 못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대체 왜 세계를 정복하지 못했는가? 마징가 Z가 문제였는가? 꼭 마징가 Z를 직접 상대하지 않고도 마징가 Z를 쓰러뜨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고 본다. 마징가 Z가 아무리 잘난 척을 해 봐야 일본이라는 조그마한 땅의 광자력 연구소라는 연구소 하나에 매달려 있는 별것 아닌 로봇에 불과하다(그래도 초합금Z와 광자력 엔진은 놀라운 것이지만…).
진짜 세계 정복을 하겠다고 한다면 마징가 Z와 광자력 연구소를 건드리지 않고 세계 전체를 야금야금 먹어가면서 나중에는 마징가Z와 광자력 연구소만을 고립시켜서 세계를 정복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도 헬박사는 마징가 Z와의 승부만을 고집한다. 여기에 나는 헬박사야말로 야망가이자 야심가라기 보다는 아무리 보아도 낭만가라고 밖에는 할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헬박사가 로망을 쫓은 낭만가라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미케네인의 그 강력한 초과학 무기를 손에 넣었다고 한다면 도대체 왜 피곤하게 세계 정복 따위를 하겠는가? 헬박사의 능력이라면 적당한 수준의 기계수를 만들어 무기 상인으로서 여러 나라에 팔기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거금을 손에 쥘 수가 있었다.
나이도 많이 먹어 어차피 오래 살지도 못할 사람이 왜 그렇게 피곤한 짓을 하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편안하게 부하들을 부려먹으면서 비밀 기지에 돈 쌓아놓고 이런 저런 일을 할 수도 있는 사람이 왜 피곤하게 세계정복인가?
물론 만화 내에서도 헬박사는 꽤 여러 나라와 어둠의 커넥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자력 연구소와 마징가 Z를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나라들이 헬박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눈을 감아주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 그 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도대체 왜 세계 정복에 그렇게 불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세계 정복을 하고 나서 헬박사가 하려고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역시 코믹과 자료 소문 등을 종합해 보면 헬박사는 자신이 받았던 차별과 박해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세계정복을 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알고 보면 박애주의자가 아닌가? 외모에는 상관이 없이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려 했던 헬박사는 낭만가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혹은 단 한마디로 이 모든 이상함이 처리가 될 수도 있다. 헬박사가 그렇게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도 세계를 정복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연로한 헬박사가 노망끼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이것으로 모든 것이 말이 될 것이다.
만약에 그렇다면 헬박사가 왜 세계 정복을 하겠다고 나서놓고 마징가 Z에게만 집착하는지, 왜 그렇게 뛰어난 박사라는 사람이 마징가 Z 하나를 못 이기는지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린다. 알츠하이머는 정말 무서운 병인 것이다. 그리고 노망의 대상이 기껏해야 벽인 사람들(벽에다 똥칠한다는 표현이 있다)이 대부분인 세상에서 헬박사의 노망의 대상은 "세계"였으니 그의 능력은 어떻게 보아도 높이 사 줄만 하다.
4. 신인가? 악마인가? 마징가z
슈퍼로봇 만화에서는 언제나 슈퍼로봇은 정의의 편으로 등장하게 된다. 당연히 마징가 Z는 정의의 편이고 헬박사는 악당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헬박사의 이면을 보면 헬박사도 그렇게 나쁘기만 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부분이 사악하고 나쁘다.
하지만 그에게도 순진하고 순수한 어린애같은 면이 있는 것이다. 세계 정복을 하겠다고 하는 꿈을 꾸는 부분이나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는 꿈은 어떻게 봐도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소리밖에는 되지 않는다.
반면에 마징가 Z의 탄생에 얽힌 비화를 보자면 어떠한가?
사실 따지고 보면 카부토 쥬조박사는 악마에 가깝다. 헬박사의 콤플렉스를 알고 있었고 그리고 그런 헬박사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헬박사에게는 그런 사실을 숨겼다. 친근하게 대했지만 결국은 챙길 것은 다 챙긴 셈이다.
게다가 나중에 헬박사가 세계를 정복한다고 덤벼도 그가 걸림돌이 있으면 결국 그 걸림돌에만 너무도 신경을 쓰다가 자멸하게 된다는 것도 예견하고 걸림돌이 될만한 마징가 Z를 만들어 놓은 치밀함도 있다. 게다가 이 사람의 용서 못할 점은 이런 강력한 로봇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자기 손자인 쇠돌이에게 그냥 넘겨줬다는 것이다.
쇠돌이는 분명 정의를 아는 소년이었고 다행이 헬박사의 세계 정복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 분골쇄신으로 노력을 했지만 만약에 쇠돌이가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어떠했을까? 카부토 박사가 쇠돌이에게 마징가 Z를 넘겨줄 때 한 말은 따져보면 참으로 무서운 말이다.
"마징가 Z가 있으면 너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다"
아 물론 이 말은 내가 쇠돌이도 아니고 직접 들은 것은 아니다. 역시 만화와 자료와 소문을 정리해서 나오게 된 말이다. 어쨌든 사실 마징가 Z 하나만 잘 쓰면 세계를 정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당장에 세계정복을 노렸던 헬박사를 전부 막아냈지 않은가?
만약에 쇠돌이가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카부토 박사는 그런 기본적인 책임은 생각도 하지 않고 악마가 되던 신이 되던 네 맘대로 해라라는 식으로 최강의 로봇을 손자에게 넙죽 넘겨준 것이다. 만약에 헬박사의 야망을 저지하고 나서 마징가 Z만 남았을 때였다면 어찌 되었겠는가? 쇠돌이가 악마가 되지 않으라는 법은 있는 것인가?
천만 다행스럽게도 쇠돌이는 악마가 되지는 않았다. 헬박사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 끝까지 싸웠고 다행스럽게도(?) 항상 새로운 적들이 나타나서 마징가 Z가 언제까지고 최강으로 있지는 않았다.
카부토 박사의 마징가 계획은 프로트 타입을 비롯해서 약 7, 8대가 계획되었음은 요사이에 나온 새로운 설정이지만 결코 그가 정의만을 위해서 마징가를 만들지는 않았다는 일면을 홈쳐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역시 만화와 자료와 소문을...
하지만 마징가 Z가 정의를 위해 싸웠던 싸움에도 의문은 남는다. 언제나 생각하는 바이지만 마징가 Z가 없어서 헬박사가 아주 쉽게 세계를 정복했다고 하면 과연 피해는 어느 정도였을까? 마징가 Z가 없어서 빨리 모든 나라가 항복하고 헬박사의 세계 정복을 받아들였다면 무시무시한 독재의 세계가 되었을 지는 모르지만 다치거나 죽는 사람은 도리어 적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징가 Z와 기계수들이 싸울 때만 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는가? 다른 나라들이 헬박사를 눈감아준 이유는 오히려 저런 것이 아니었을까? 일본의 광자력 연구소하고 티격대는 동안에는 자신들에게는 피해가 없단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뭐 어쨌든 결과적으로 마징가 Z는 헬박사의 세계 정복과 독재의 야망을 막아냈으니 결과적으로 볼 때는 어쨌든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5. 헬박사의 정신적인 걸림돌, 카부토일가
헬박사의 약점 중에 하나는 그가 늙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육체적으로 건강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만약에 헬박사가 한달 정도만 감기로 누워 있었다고 한다면 출격하지 못한 기계수가 네 대는 준비가 되었을 것이다. 기계수 네 대가 동시에 덤빈다면 마징가 Z도 무사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매주 한 대씩만 보내게 된 것 때문에 세계 정복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헬박사는 자신의 건강함을 저주할 만도 하지 않을까? 매주 한편씩 방영해야 하는 스케줄에 혹사당하지만 않았다면 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원작판-사쿠라다판-만화에서 설명이 나오기는 한다. 그리스, 지중해에 위치한 헬박사의 기지에서 일본까지 파견되는데 보급문제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나중에 지옥섬 기지를 건조하여 일본 앞 바다까지 그 기지를 이끌고 왔지만 결국 그렇게 큰 타격은 주지 못했다고 한다. 이게 더 웃긴다. 대체 기지는 그리이스 지중해인데 왜 일본을 치러 가는가?
그러나 이렇게 스토리를 유지해나가고 1:1의 대결에서 무적이라는 전설을 만들기 위한 마징가는 많은 굴욕을 헬박사에게 안겨주었고 권선징악의 재미를 모두에게 전달했다. 카부토 쥬조(兜十藏)박사, 카부토 겐조(兜劍造), 카부토 코우지(兜甲兒)의 3대가 헬박사를 못살게 굴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이 의견은 맞기도 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마징가 스토리 이후의 설정에 따르면 결국 뛰어난 과학력을 가졌던 미케네인들이 허망하게 멸망했을 리는 만무하고 다시 그들이 영장류로 군림하기 위해서 진출할 것을 예견했기에 마징가 시리즈가 건조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소문이다.
여기에서 헬박사는 그들 카부토일가의 영웅심에는 포함되지 않은 돌연적인 변수였다. 이렇게 장대한 계획을, 인류 보전 계획을 세운 이들의 행위는 결국 세상이 멸망한 이후에도 (만화편 UFO로봇 그렌다이저 참조) 아담과 이브로 카부토 코지는 세상을 지켜 나가게 된다. 번외편적인 「마진사가」(나가이 고 원작의 만화. 미완결)에서도 말하듯이 어디까지나 악의 화신으로 그 카리스마를 발휘한 면에 있어서 헬박사는 그 용도를 다한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헬박사는 카부토 일가에 있어서는 위대한 행로에 있어서 작고도 단순한 걸림돌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중요하고도 어려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야간의 노망기와 집착을 가진 헬박사는 그의 인생에 있어서 넘기 힘든 걸림돌이고 벽이었을지 모르지만 카부토 일가에게 있어서는 영광의 길로 향하는 길의 계단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대단하신 일가랑 상대하신 헬박사는 운이 없었던 것이란 결론이다. 카부토 일가랑 상대하지만 않았더라도 헬박사는 세계를 정복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았을까? 헬박사의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카부토 일가는 거꾸로 헬박사를 숭고하고 위대한 자신들의 목적에 대한 작은 걸림돌로 밖에 취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6. 원작자 나가이고 는 헬박사를 어떤 인물로 만들려 했을까?
마징가가 탄생하고 이미 3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 역사적인 중요성과 한 광기를 머금은 천재작가 나가이 고(永井豪)의 등장에 의한 새로운 분석을 본다면 무척이나 그 행태를 짐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단순한 악의 화신이며 멍청한 인물로까지 재평가 받기까지 하게된 헬박사의 창조자 나가이고는 자신의 원작인 작품 「마징가Z」와 「그레이트 마징가」, 「데빌맨」, 「바이올렌스 잭」, 그리고 OVA인「CB캬라 나가이 고 월드」에서 그 관련성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덕분에 그의 「데빌맨」은 새로운 해석으로 지금 다시 그 인기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마쯔모토 레이지의 작품일련에 캡틴 하록과 퀸 에메멀다스, 메텔의 등장은 하나의 우주적인 로망을 나타냈고, 일본만화의 아버지인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일련에 등장하는 히게 오야지(콧털 수염 아저씨), 아톰, 오차노 미즈 박사(코주부 박사) 등의 연관도 무시하지 못한다. 결국 이러한 장르는 지금의 살아있는 전설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걸작「자이안트 로보 THE ANIMATION」에서 그 극을 보여준다.
이렇듯 자신의 작품들에 일관적인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뭇 그만의 일은 아니었지만 헬박사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광기(狂氣)의 인물이었다는 것을 「프로토 타입 마징가 Z」편에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여타 할 것 없이 단순한 구도의 괴기 스토리에 등장한 약간 맛이 간 할아버지로서의 헬박사는 어떠한 설정과 매력에 대한 연구가 없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렇게 현대가 되어 원자가에 대한 새로운 고찰과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그러한 설정들이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는 바란다. 진짜로 멋있는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헬박사의 새로운 고찰과 증언, 루머가 나오기를….
7. 결국 세계정복은 가능했을까?
헬박사의 묘한 집착만 없었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마징가 Z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라이벌이었던 카부토 박사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을 것이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헬박사는 마징가 Z에 집착하지만 않았다면 충분히 세계를 정복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세계가 모두 정복되고 나서 마징가 Z만이 고립된다면 어떻게든 수단은 나왔을 것이지만 헬박사는 마징가 Z를 세계정복보다 먼저로 고집을 했다.
그런 고집만 없었다면 헬박사는 세계를 정복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비밀 기지를 가지고도 전 세계에 티가 안 내게 할 수 있었던 능력, 미케네인에 대한 발굴 조사단을 깔끔하게 해치운 솜씨, 수많은 기계수들을 만들어낸 능력, 철가면 군단과 철십자 군단은 물론 아수라 백작과 브로켄 백작을 통솔하던 지휘력 등 모든 것을 따져 보기에 헬박사는 세계를 정복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던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세계를 정복하지 못한 것은 사소한 것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 독자 여러분 들 중에 만약에 헬박사 만큼의 능력이 있고,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로망을 가지고 있다면 헬박사처럼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세계를 정복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필자라면 그런 능력이 있다면 세계 정복 따위의 로망에는 불타지 않고 편안하게 세계 여행이나 하면서 돈을 쓰면서 살 것 같다. 세계를 꼭 내 손으로 쥐어야 하는 것인가? 돈만 충분히 있다면 거의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세상이 아닌가? 헬박사는 그런데서 보면 최영 장군의 말씀을 잘 따른 사람이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한 사람'인 것이다.
어떤가 당신도 한번 세계를 정복해 보겠다는 로망을 가져보지 않겠는가? 헬박사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헬박사처럼 작은 일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인 것이다. 헬박사 정도의 능력이라는 부분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헬박사가 세계를 정복하는 데 문제점은 여러 가지가 있었던 셈이다. 무리한 스케쥴(일주일에 기계수 한 대라니!!), 철저한 방해꾼, 그리고 성격적으로 걸림돌을 넘어갈 수 없었던 헬박사 자신의 성격 등... 하지만 헬박사가 보여준 능력으로는 그는 충분히 세계를 정복하고도 남음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과연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을지는 조금 의문이 간다. 요즈음의 만화들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이고 그걸 마징가 시리즈에서도 어떻게든 나타내주었으면 하는 희망이 생기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세계는 정복하는 자체보다. 그 세계를 정복한 이후의 '좋은 세계'로 이어갈 수 있는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다.
헬박사는 세계를 정복하고도 남을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 후의 좋은 지도자가 되기는 불가능한 인물이었다. 그것은 히틀러도 마찬가지였고 다른 모든 세계 정복을 노렸던 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역사 속에서 내가 아는 한도에서 세계 전체를 정복하고도 그 세계 국민들을 잘 지도했을 만한 인물이라면 나는 한명 밖에 꼽을 수가 없겠다. 바로 세종대왕님이다.
거꾸로 생각을 해보자. 세계를 정복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세계를 정복하고 나서도 그 세계를 '좋은 세계'로 만들 수 있는 '좋은 지도자' 감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그런 좋은 지도자가 된다면 오히려 세계따위는 자동으로 손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게 아닐까? 이것도 물론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남자라면 한번쯤은 꿈꾸는 "세계 정복", 정복하는 그 자체보다는 정복한 뒤를 책임 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어째 옛날 만화적인 권선징악으로 끝을 맺는 듯한 느낌이...).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