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 내 밑의 교수와 전임의와 같이 병원 밖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아무도 가보지 않았다는 병원 앞 작은 경양식집을 찾아왔다.
전에 한번 와보았으나 골목을 지나쳐 다시 돌아와서 패밀리마트 옆 좁은 골목을 들어가면.
길 건너 편에는 주인이 나와 같은 종씨인 차씨라며 나에게 잘해주는 "대박횟집'
참고로 차와 유는 이성 동본입니다.
결혼도 못하는 사이이지요.
즉 형제이었는데 고려조 초에 임금으로 부터 사성을 받아
형에게는 차씨를, 동생에게는 유씨를 하사한 것이다.
"미르"란 러시아어로 공동체, 마을이란 뜻이다.
러시아에서 쏘아 올린 우주정거장 이름도 여기에서 따와 "미르".


아, 폐점시간이 늦추어 졌구나.

메뉴판이 담벼락에 붙어 있다.

3년전까지는 간단한 라이브공연도 하였다던데.
일단 계단을 올라서면 옥외에도 여러개의 좌석이 있고
오른 쪽에도 다인용 식탁이 있다.
이층에는 전에 한번 와보았더니 모여서 미팅을 할 수 있는 방들도 여러개.

몇가지 크게 돈들이지 않고도 개선할 점이 눈에 띈다.
첫째는 메뉴판을 훑어보니까 낡아 있어 메뉴판은 근사하여야 한다.
가죽장정에 디자인도 멋지게 하여야 하고.
둘째는 와인이 너무 많다.
이런 집의 와인리스트는 병당 2, 3만원대의 가격의 와인이 주이고,
십만원 미만대의 좋은 와인 한 두가지면 된다.
와인도 종류별로 단순화시켜 스파클링와인, 로즈와인,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
이 분류에 따라 스파클링와인, 로즈와인은 한가지만.
그리고 화이트와인은 젊은 취향답게 약간은 달콤한 무스카토나 리슬링으로 몇가지.
레드와인은 비교적 값이 싼 칠레나 호주와인 몇가지로 충분할 것이다.
세째 실내나 실외장식은 좀 단순화 시키는 것이 좋겠다.
들어오는 입구에 꽃도 좀 심고, 실내에 화분도 들여 놓고.

와인 셀러는 중국산 하일러이다.
이 건 좀 좋은 것으로 바꾸어도 되는데.

아무리 점심이라 하여도 외래를 끝내었으니 목이 말라 당연히 맥주를 시키고 따라 나온 프리첼.
맥주는 작은 병으로 국산은 4천원, 외제는 그 이상.

따끈한 빵은 벌써 먹었고, 
내가 시킨 닭가슴살 데리야키소스의 밥.
처가 닭을 무서워해서 닭요리는 해주지 않으니 밖에 나오면 닭고기를 잘 시킨다.
전에는 장모님이 서울에 오시면 닭찜도 해주셨는데.

나머지 둘이 시킨 수제 햄버그.
이런 점이 이 집의 장점.
각각 7천원에 맛있는 "일리"커피까지 준다.
나오면서 와인을 갖고오면 이 식당의 코키지 챠지는 얼마를 받아요? 하니까
병당 이만원은 받는데 내가 가지고 오면 만원에 해주겠단다.
첫댓글 유교수는 식당개업하는 사람들 consultant로 나가시면 되겠습니다. 그 집은 손님이 많아야 돈을 좀 벌 것 같네요... 14000원에 이런 식사를 제공하고, 남는 것이 얼마나 될지....
정년하고 나면 이런 일이나 하고 다닐까?
그러면 부자 되실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