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을 이끄는 하늘의 신(神)
인간관계라는 것은 참 묘한 점이 잇는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緣]을 불가에서는 전생의 억겹이 쌓여야 인연이 있다 하더군요. 그러나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3:23)는 성경 말씀을 심중에 품고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삶의 자리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출판된 책을 지인분들과 그동안 이런 저런 도움과 협력을 받은 분들에게 선물로 보내는 작업을 하면서 생각난 한 분이 계셨습니다.
몇 해 전 본 교단 신문인 기독공보 기사를 통하여 알게 되었던 후광교회 윤 목사님께는 꼭 보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소금으로 유명한 신안군에 있는 후광교회를 섬기셨던 이분을 알게 된 것은 당시 교회 승합차가 주일날 바다에 빠지는 사고로 승합차에 탔던 교우분이 사망하는 가슴 아픈 사고를 기독공보를 통해서 접했습니다.
사고 후 수습에 전국교회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는 기사를 보면서 본 교회에서도 십시일반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다시 일상의 시간을 보내던 중 약 3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책 한권이 도착했습니다.
“목회자가 쓴 한자풀이 100자”(윤용주 지음, 쿰란출판사)라는 책명을 보며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 보았습니다. 더욱 흥미로웠던 점은 윤 목사님의 이력이었습니다.
방통대 중어 중문학을 졸업하시고, 장신대와 연세대 신학대학원과 안동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를 졸업하신 분이십니다.
목회자의 신분으로 지속적으로 학문의 전당에서 수업과 연구를 병행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을 선물로 받고서 마음 한구석에 작은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때 마침 은혜로 출간한 책을 보내드리며 부담을 덜어야겠다 생각하며 택배로 보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신안 우체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주소는 맞지만, 윤 목사님은 신안을 떠나셨는데 책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임 목사님이 계시면 그분께 드리길 부탁드렸습니다.
다음날 후임 분으로부터 책 선물이 감사하다며 답례로 신안 소금을 보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소통하며 윤 목사님에 대한 근황을 물었더니 은퇴하시고 인천으로 이사하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어렵게 연결이 되고 주소를 알기 위해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약 6여년만에 통화를 함에도 저희 국토정중앙교회를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주소지로 책을 보내드리자, 며칠 후 “목회자가 쓴 한자풀이 100자 2”를 선물로 보내오셨습니다.
그분께 어떻게 어려운 한학을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느냐 질문하자, 신안으로 연결되기 전 경북 영주에서 목회하셨다 합니다.
그런데 영주와 신안 하의도 지역의 공통적 특징이 유교문화가 강하더라는 것입니다. 후광교회의 경우만 해도 인근에 마지막 서당과 훈장 선생님이 얼마 전까지 계셨을 정도였다 하니 유교 문화 분위기가 미루어 짐작 가능합니다.
보내 주신 “목회자가 쓴 한자풀이 2를 보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귀신 신(神)으로 알고 있던 申자를 풀이한 내용입니다.
神자는 示(보이다 시)+ 申(아홉째 지지 신)의 형성자로서 <대한 한사전>은 천신 신, 하느님 신으로 새기고 있다 합니다.
중국 최초의 문자학 서적인 ”설문해자에서는 神은 하늘에 있는 신이다. 만물을 이끌어 나오게 하는 자이다. 示와 申을 따른다. 神은 示와 申을 더한 글자이다. ”(목회자가 쓴 한자 풀이 2, 109쪽)
더욱 흥미로운 것은 申은 번개의 모습을 본뜬 글자이며, 고대인들은 번개를 보면서 하늘의 神을 생각하였다는 점입니다. 고대인은 번개는 사람이 만들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사람의 능력밖의 초월적 존재였고, 신령한 존재로서의 하늘의 神을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귀신 神이 아닌 창조주 神인 셈입니다.
한자 속에 담긴 오묘한 의미를 보면서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게 되면 피조물 속에서도 하나님의 숨결을 느낄수 밖에 없도록 지음받은 존재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19. 사람들이 하느님께 관해서 알 만한 것은 하느님께서 밝히 보여주셨기 때문에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20.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신 때부터 창조물을 통하여 당신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과 같은 보이지 않는 특성을 나타내 보이셔서 인간이 보고 깨달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무슨 핑계를 대겠습니까?(로마서 1:19-20, 공동번역)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 윤 목사님께서 암 투병중이시라 합니다.
평생을 목회자라는 한 길을 걸으셨던 윤용주 목사님의
남은 인생 걸음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