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까, 저는 지금 인도의 콜카타에서 2달 넘게 머물며 벵골어를 공부하고 프라밧상기타의 정확한 뜻과 발음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난다마르가에는 귀한 보물이 참 많지만 5018곡이나 되는 프라밧상기타는 바바께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셔서 만드신 것으로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감로수와 같습니다. 이곳에는 우리들의 지혜, 영성, 예술성을 고취시키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아난다마르가의 이념, 철학, 사상 등은 물론이고 각종 행사를 위한 것, 음악, 사랑, 이별, 문학, 시 등 거의 모든 분야가 망라되어 있습니다. 예전부터 히란마야와 함께 여러 곡들을 번역하고 발음을 정리해왔지만 단어 하나하나의 정확한 뜻과 발음을 알기 위해 고심하던 중에 이 곡들은 거의 다 벵골어로 되어 있으니 그 언어를 사용하는 서부 벵골지역으로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잘 회복되지 않는 사고의 후유증으로 기억력, 체력, 시력 등이 급속히 떨어져서 더 늦기 전에 와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추운 겨울철에는 통증이 더 격심해지니 따뜻한 곳에 가면 좀 나을 것이라며 히란마야의 강권도 있고 해서 적지 않은 나이에 정말로 생소한 언어를 배우려고 큰 결심을 하고 왔습니다. 이 곳 콜카타(캘커타)는 문화와 역사와 전통을 소중하게 여기는 도시답게 책읽기를 좋아하고 책을 사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읽건 안 읽건. 이 곳에는 철이 들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저도 여기서 생활하다 보니 확실히 철이 많이 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철이 들고 싶으신 분들은 어서... 콜카타의 물에는 철(Fe)이 아주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음용수로 적당하지 않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당히 거른 것을 마시고 있습니다. 저도 정수했다는 것을 사먹기는 하지만 철이 많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을 듯합니다. 처음에는 잘 아는 친구와 같이 있으며 벵골어를 배우고자 했으나 그 친구는 채식을 하지 않아서 너무 불편할 것 같고 안전 문제도 그렇고 해서 전부터 알던 다다에게 연락을 하니 안전하고 편안하게(?) 먹고 잘 곳이 있다고 하여 왔더니 아난다마르가 아쉬람이었습니다. 시설이 그다지 편안하고 안락하지 않았지만 일단 채식은 걱정이 없어서 좋았고(점심, 저녁을 구내식당에서 한 끼에 40루피, 약 700원 내고 먹을 수 있음). 숙소가 마음에 안 들면 더 좋은 곳을 구해 주신다 했는데 채식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고 한 달에 800 루피(약 14000원?)를 방 사용료로 내면 안전하게 머물 수 있어서 그냥 이곳에 머물기로 했는데 궁금한 것을 여러 다다들한테 물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프라밧상기타는 거의 전부가 능통한 수준이라서 도움이 아주 많이 되었고, 반면에 더운 지방이라 모기에 지금까지 내내 시달리고 있습니다. 모기장 속에서 자는 시간을 빼 놓고, 식사 시간, 공부하는 시간, 명상하는 시간, 산책하는 시간에도 늘 모기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습니다. 날씨라도 덥지 않으면 옷이라도 껴입겠는데 낮에는 40도 정도 되는 것 같고 밤에 35도 전후(?)라서 참으로 난감합니다. 단체로 새벽 5시에 하는 판차자냐와 저녁 명상 때는 더워 죽을 것 같지만 모자까지 달린 옷을 껴입고 머리까지 싸매야 덜 물리는데 끝나고 나면 온몸과 옷이 땀으로 다 젖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다다들은 맨발과 반팔로 와서 가끔씩 몸에 붙은 모기만 잡는 소리를 ‘딱딱’ 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입니다. 이곳은 콜카타에서도 틸잘라 라는 곳인데 워낙 저지대였던 곳을 개발하였기 때문에 모기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겨울철이 이 정도인데 여름은 어떨까 정말로 궁금합니다. 훨씬 더 하다고 하는데. 웬만큼 춥거나 더워도 명상하고 생활할 수 있으나 명상할 때 엄청나게 달려드는 모기는 정말로 대책이 없어서 견디기가 어려워서 그냥 다 포기하고 돌아갈 생각을 지금까지 백 번은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하루에 4번 명상, 요즈음은 최소한 15번 이상 샤워 등등) 한국에서 정리했었던 곡을 중심으로 한 곡 한 곡씩 벵골어로 쓰고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적고 음을 달고 발음을 확인해 가면서 그동안 모호하고 불확실하고 잘 몰랐던 것을 하나씩 알게 되는 희열은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 짜릿한 것이어서 모기를 비롯하여 무더위, 탁한 공기, 소음 등의 불편함과 괴로움은 전과 비교하여 조금도 덜해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지만(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최소한 5번은 헌혈을 하였고 정 귀찮게 하면 다다가 사다 준 전자 모기채로 휘두르기도 하고 잡으려고 해보기는 하지만) 조금씩 덜 민감하게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점점 이곳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수행과 영성을 중요시하는 저의 개인적 성향과 바램이 이곳에서 많이 해소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한옥의 겨울철 난방 등 집 관리와 농사 준비, 비용 마련 등 모든 것을 히란마야에게 다 맡겨놓고 와서 조금 많이 미안하기도 했지만 수행과 하고 싶었던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저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축복이었던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머물고 있는 이 아쉬람은 소위 ‘벵골 그룹’ 혹은 ‘콜카타 그룹’이라고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United Adminisration(연합 집행부?)’라 합니다. 구성원들이 벵골어를 쓰는 지역뿐만 아니라 힌디어, 오리사어, 남쪽의 타밀어 등등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다 망라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고 규모와 인원 면에서도 가장 큰 그룹은 ‘란치 그룹’이라 하고 제 3의 그룹도 있는데 ‘Third Front’라고 부른답니다. 그 밖에도 여럿이 있는데 위의 세 그룹이 규모와 활동 가장 중심적이라고 합니다.
약 70일 간 있으면서 경험해 본 소위 ‘벵골 그룹’의 특징은 바바지와 같은 지역, 같은 언어(벵골어)라는 공통점이 많아서 그런지 바바지에 대한 추억, 헌신의 마음 등이 상당히 강해서 그런지 모임이나 행사 때마다 바바지에 대해서 직접 경험한 내용 등을 항상 이야기 하며, 울고 웃고, 엄숙해지고, 기뻐하고, 그리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지금 머무는 아쉬람에서, 3일 전에는 바바지가 떠나실(육체적으로) 때까지 12년 정도 사셨던 바바쿼터에서 3시간의 아칸다키르탄과 색깔축제(color festival)를 하였는데 참가자들이 키르탄이 끝나야 하는 순간에도 열광적이고 고조되는 영적인 기운과 바바지의 향기에 취해서 끝내려 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애쓰고, 끝내는 것을 그렇게 내키지 않아 하고 서운해 하는 것을 느꼈고 저 자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그룹의 또 하나의 큰 특징은 개방성입니다. 어느 그룹의 마르기나 다다나 디디가 행사나 세미나 등에 오더라도 언제나 환영하며 아무 제한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 대만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마르기들이 주관하여 어느 그룹에 속해 있던 상관없이 지진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오랜 시간 동안 아칸다키르탄을 하였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온라인으로 토론한다고 합니다. 지난 2월에는 브라질에서 DMS가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세 그룹의 마르기들이 거의 모든 행사를 공동으로 주관, 주최하여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번 2월에 어느 한 그룹이 독자적으로 DMS를 주최하고자 하였으나 세 그룹의 마르기들이 전부 반대하여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합니다. 또한 인도에서는 란치 그룹과 콜카타 그룹 간에 누가 아난다마르가의 적법한 집행부냐(Governing Body Case)에 대해서 10년 넘도록 소송을 하고 있는데 현재는 최종 판결이 안 난 상태라 양 측 모두 아난다마르가라는 이름을 사용할 권한이 있다고 결정된 상태라고 합니다. 언젠가는 올바른 방향으로 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겠지만 그 전까지는 아차리야들끼리는 어렵다면 마르기끼리라도 그룹과 상관없이 소통하는 분위기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얼마 남지 않은 생명력과 의지와 영혼을 다 바쳐서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산스크리트어와 벵골어를 더 공부하여 아난다마르가의 경전을 계속 번역하고, 강의하고, 바바지의 이념과 사상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다 이번 세상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바바지의 은총과 축복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바바남께발람!
첫댓글 개인적으로 프상에 관심이 많은지라 자나카지의 노력과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조금 재미있는 것은 저와 자나카의 성향이 너무 달라서 아난다 마르가의 란치그룹과 벵갈리그룹처럼 다른 갈래로 프상을 접근해가는 것을 느낍니다. 샨티는 보다 감성적으로 자나카는 보다 이성적으로 프상을 해석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언젠가는 남과 북이 통일이 되듯, 또 벵갈그룹과 란치그룹이 통합되가듯 이성과 감성이 서로 고유함을 가지고 다른 모습으로 바바의 정원에 있는 꽃들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