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경계성 지능인의 사기사건
우연히 텔레비전 방송에서 ‘경계성지능’이 나오고 있어서 보게 되었는데 ‘탐정들의 영업비밀’은 채널A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탐정이란 셜록 홈즈(Sherlock Holmes)나 명탐정 코난 등 텔레비젼에서 볼 수 있는 이름이고, 그밖에는 바람만 아내나 남편을 뒷조사하는 흥신소가 있었다.
몇 년 전 어느 정치인이 우리나라에는 왜 셜록 홈즈나 루팡 같은 탐정이 없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그런데 루팡은 탐정이 아니라 도둑이다. 그래서 괴도 루팡이라고 했다.
경계성 지능인 수형. ⓒ채널A
2020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탐정이 합법화되었다. 탐정 관련 법률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인데 제40조에서 그동안 금지했던 조항을 삭제했다. 이제부터 금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탐정들의 영업비밀’은 채널A에서 2024년 1월 29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필자가 우연히 보게 된 재방송은 제4화로 경계성 지능인 아들이 이상해졌다고 엄마가 탐정사무소를 찾아왔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40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한 지적장애인이란 IQ 70까지다. ‘경계성 지능인’이란 IQ 71부터 84까지를 말하는데 지능 분포 상 전체 국민의 약 13.59%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경계선 지능인이라고 한다.
‘탐정들의 영업비밀’은 탐정 합법화 이후, 음지에서 양지로 떠오른 '직업 탐정'의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는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토크쇼라고 한다.
스물다섯 장성한 아들을 키우는 의뢰인 엄마는 탐정을 찾아 아들이 좀 이상하다면서 지켜봐 달라고 했다. 큰 키에 훤칠한 외모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아들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계선 지능인’이었다.
경계성 지능인의 엄마가 탐정에게 의뢰. ⓒ채널A
엄마는 갑자기 남편이 입원하는 바람에 아들을 제대로 챙겨 줄 수가 없어서 도우미를 고용했다고 했다. 지적장애인이라면 활동지원사를 신청할 수도 있겠지만 지적장애인이 아니라서 활동지원사도 신청할 수가 없었다.
아들 수형은 장애인등록이 안되어서 활동지원사도 안되지만 누가 봐도 장애인이라서 도우미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아들 수형은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었다. 도우미는 자기 차로 수형을 출퇴근 시켜주고 식사 정도를 챙겨주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들이 좀 이상하다고 했다.
아들이 걱정되는 엄마. ⓒ채널A
엄마는 아들 수형에게 도우미를 들인 이후로 엄마와 대화를 거부하고, 행동이 난폭해지는 등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아들에게 무슨 위험한 일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고 했다.
엄마로부터 의뢰받은 탐정은 수형과 도우미를 밀착 조사했다. 엄마의 의뢰로 탐정은 24시간 잠복에 나섰지만 수형에게 별다른 일은 없었다. 도우미가 직장에 데려다주고, 수형은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퇴근시간이면 도우미가 자기 차로 수형의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수형과 여자친구. ⓒ채널A
수형의 일상에 별다른 변화는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도우미가 수형을 집까지 데려다주고 퇴근했는데, 밤늦게 수형이 집을 나왔다. 이 밤에 수형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수형이 집을 나와서 어느 카페로 들어갔다. 그리고 카페에서 여자를 만났다. 젊은 남자니까 여자친구를 만날 수도 있겠지. 그러나 탐정은 수형 엄마에게서 여자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기에 수형 엄마에게 연락을 했다.
수형의 여자친구와 친구들. ⓒ채널A
수형 엄마는 도우미와 같이 탐정 사무소에 나타났다. 탐정이 수형이 이야기를 하자 도우미가 자기를 미행했느냐고 화를 냈으나, 엄마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수형이가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이 제법 된 것 같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수형이 여자친구 강민아를 만났는데, 강민아가 다른 친구들을 데려왔다. 친구들을 만나는 수형의 표정도 별로 나쁘지 않았다. 그들은 한참이나 웃고 떠들고 하더니 강민아는 수형에게 화장실에 갈 때라고 했다. 수형이 자리를 비우자 여자친구 강민아는 수형의 핸드폰으로 뭔가를 했다. 수형이 화장실에서 나와서 강민아와 헤어졌다. 탐정은 수형보다는 강민아를 주시했다.
강민아와 친구들은 카드빚도 갚고 백도 샀다고 했다. 그렇다면 무슨 돈으로? 탐정은 수형 엄마에게 수형에게 통장이 있느냐고 확인해 보라고 했다.
수형의 통장. ⓒ채널A
“탐정님 큰일 났어요. 수형이 통장에서 돈이 다 빠져나갔어요.”
탐정은 급히 수형의 집으로 갔다. 수형 아빠가 수형의 장래를 위해서 통장에 1억을 넣어 놨는데 여러 번에 걸쳐서 이미 8천만 원 정도가 빠져나가고 없었다.
탐정은 수형이 통장에 웬 돈이 그렇게 많으냐고 묻자 수형이는 이 돈이 있는 줄도 모른다고 했다.
“수형이 아빠와 제가 수형의 장래를 위해서 몰래 넣어 둔 돈이에요"
탐정은 아마도 여자친구 강민아가 수형의 핸드폰으로 인터넷 뱅킹을 깔고 돈을 빼내는 것 같다고 했다.
탐정사무실에서는 이럴 때는 경찰에 신고해 봐야 돈을 다시 찾기는 어렵고 있는 돈이나 지켜야 한다고 했다. 제일 큰 문제는 마음의 상처라고 했다.
돈을 돌려받기는 어렵다. ⓒ채널A
수형 엄마는 8천만 원을 잃고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며칠 후 수형 엄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다시 전화를 했다.
“수형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아들이 자기여자 친구가 그럴리 없다면서 막 화를 냈어요. 그 틈에 도우미도 그만두었고요.”
엄마가 남편 병원에 갔다가 수형이 걱정되어서 집에 연락했더니 아들이 연락도 되지 않고 집을 나간 것 같다고 했다. 다행히 엄마가 아들 핸드폰에 추적 앱을 깔아 놓아서 위치는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탐정에게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 주었다.
수형이 여자친구를 만나는 곳에 탐정이 나타나고. ⓒ채널A
탐정이 수형의 위치를 찾아보니 수형이 강민아 일당이 모인 곳에서 강가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야 너희들 뭐 하는 짓이야”
탐정이 다가갔다. 그들은 처음부터 수형의 돈을 뺏을 목적이었기에 수형의 통장에는 아직도 돈이 2천만 원가량 남아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이 모두가 수형의 엄마와 탐정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 엄마와 탐정은 수형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이들은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며 또 누군가에게 나쁜 짓을 할 테니 막아야 된다면서 수형을 어르고 달래서 팬 녹음기를 건넸다.
수형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으나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아들에게 애원했고, 탐정도 이들의 나쁜 짓을 막아야 한다고 설득했던 것이다.
수형의 엄마도 나타났다. ⓒ채널A
탐정은 전직 경찰이라고 했다. 이때쯤이면 진짜 경찰이 나타나서 강민아와 그 일당을 잡아가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생략되었다.
강민아 일당은 전과가 있어 폭행죄는 물론이고 부당하게 편취한 수형의 돈은 사기죄가 성립되어 구속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돈도 돌려받게 되었다고 했다. 탐정은 모두가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눈물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강민아 일당은 카드빚을 갚고 백을 사는 등 돈을 다 써버린 것 같은데 돈이 없다면 돈을 돌려받지 못할 텐데 무슨 돈을 어떻게 돈을 돌려받게 되었을까?
돈도 돌려받고 해피엔딩이란다.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에서 이번 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고 모두가 흡족해했다. 그러나 경계성 지능인 수형의 일생에서 이번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해서 누가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경계성 지능인 수형이 또 다른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 앞에는 무엇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