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과 자존감
항우 대 한신
초나라의 명장 항연의 손자인 항우는 키도 훤칠했고 힘도 장사였다.
역발산기개새(力拔山氣蓋世), 즉 '힘은 산을 뽑아버릴 정도이고, 기운은 온 세상을 덮을 만하다'는 표현은 항우의 트레이드마크다.
가문도 좋고 실력도 출중한 항우 는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으로 군사를 일으켜 삽시간에 온 천하를 석권했다.
사면초가에 싸여 최후를 맞기까지 7년 동안 70여 차례의 전투를 벌여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하 전투에서 일생에 처음으로 패배를 당하자 굴욕감을 견디지 못하고 사랑하는 연인 우미인의 목을 베고 자결했다.
명장 한신은 항우와 달리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
남의 집에 빌붙어 밥을 얻어먹다 쫓겨날 정도로 고단한 처지였지만 항상 칼을 차고 다녔다.
한번은 동네 건달이 그에게 시비를 걸었다.
"네가 비록 몸뚱이가 커서 칼을 차고 다닌다마는 실은 겁쟁이일 뿐이다. 겁쟁이가 아니라면 그 칼로 나를 찌르고, 그럴 용기가 없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가라"
이에 한신은 잠시 그를 쳐다보다 가 몸을 구부려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갔다.
모든 사람이 비웃었지만 한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다.
만약 그를 찌른다면 살인자가 되어 평생 도망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보석에 흙이 묻었다고 보석이 아닌 것은 아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이 그는 자기를 소중한 존재라고 굳게 믿었다. 훗날 한신은 유방을 도와 항우를 무찌르고 천하통일의 일등공신이 된다.
항우와 한신의 엇갈린 명암은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자존심이 센 사람은 항우처럼 한 번만 굴욕을 당해도 발끈하여 목숨까지 내팽겨치지만, 자존감이 큰 사람은 한신처럼 남이 깔보든 말든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간다.
누가 뭐래도 나는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존심은 외부 평가에 민감하며, 상대방에게 존중받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에 비해 자존감은 외부 평가에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자존심은 남이 세워주는 것이고, 자존감은 내가 세우는 것이다.
-모셔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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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존심과 자존감.
다시 한번 더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필승.
사람이 중하다는 생각!
자존감으로
나는 소중한 사람이기에~^^
간단명료하게 쏘옥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