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가 다가올수록 설렘 지수가 폭발하지만, 돌아가는 배를 잘 탈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섬에서 하룻밤 묵어갈 계획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런 염려도 떠오를 게다. 바다 특유의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가 가지고 올 결항이라는 파국! 그 녀석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것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섬 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는 많다. 속세에서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을 외면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인다는 신비감마저 기다린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흔들리는 갑판 위에 올라 두 발을 딛고 서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배의 옆면을 따라 새하얗게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감성지수를 한껏 높여볼까. 필사적으로 뒤따라오는 갈매기에게 힘차게 새우깡을 던지는 걸 머릿속으로 그려봐도 괜찮겠다.

이 녀석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줄 준비, 되었는가
슬슬 자신이 생긴다고? 그렇다면 이제 함께 떠날 친구를 꼬실 차례다. 섬까지 가는 건 힘들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을 당신의 친구들에게 (혹은 자신을 얽매고 있을 당신 역시 마찬가지로) 멋진 카운터펀치를 소개한다. 하나도 아닌 무려 세 개의 카운터펀치가 있는 곳, 영종도다.
24시간 끊임없이 비행기가 오르내리는 곳으로만 알려진 섬. 공항이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월미도 등지에서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던 이곳을 두 개의 다리로 쉽게 오갈 수 있게 된 것도 십수 년째다. 지하철을 타고 바다까지 갈 수 있다는 공항철도의 메리트에 힘입어 영종도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을왕리해변을 필두로 꽤 많은 이들이 몰리고 있기도. 그러나 아직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섬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배 타고 떠나자, 영종도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서
삼형제 섬이라 불리는 신도와 시도, 모도, 그리고 그 옆에 동서로 길게 뻗은 섬 장봉도, 남쪽에서 갈 수 있는 무의도까지 영종도가 품은 섬을 한 번에 소개한다. 인천국제공항과 연결된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철도, 혹은 전국 각지와 연결된 공항버스를 이용한다면 더욱 쉽고 편한 섬 여행이 기다린다. 늦기 전에 이 여름을 조금 더 즐겨보자. 여름은 길고, 섬 여행은 언제나 요망하니까.
자전거 라이딩하기 좋은 섬, 신시모도


자전거 타고 신시모도 한 바퀴
평소 자전거를 자주 탄다면 신시모도라는 섬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신시모도라는 섬은 없다. 편의상 신도와 시도, 모도를 합쳐 이르는 것. 최근 몇 년 사이에 신도와 시도, 시도와 모도 사이에 연도교가 건설되며 마치 하나의 섬처럼 부르며 점차 굳어졌단다. 신시모도로 가기 위해서는 영종도 북쪽에 있는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삼목선착장에서 신시모도의 관문인 신도선착장까지는 불과 10여 분.


청초한 날씨는 신시모도의 매력을 더하기에 적당하다
신도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신도와 시도, 모도를 순서대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라이딩 코스다. 신도선착장 부근과 시도의 수기해변을 제외하고는 그렇다 할 편의점이 없으므로 미리 음료와 간식거리를 챙기자. 신도의 섬 둘레를 따라 이어지는 길을 타고 돌아 시도의 수기해변을 찍고, 모도의 배미꾸미 해변을 반환점 삼아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대략 20km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히 섞여 있으며,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배미꾸미해변 조각공원 (입장요금 2,000원)
수기해변은 신시모도를 대표하는 해변으로 넓은 모래사장과 썰물 시 나타나는 갯벌이 인상적인 곳이다. 이곳은 무료 캠핑장으로도 유명한데, 주말이면 수많은 캠핑족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각종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수도권 가까이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캠핑장이 많지 않은 탓이다. 모도의 배미꾸미해변은 조각가 이일호 씨가 평생을 만든 조각 작품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다양한 시선으로 제작한 작품을 저렴한 입장료로 만나볼 수 있으니, 꼭 한 번 들러보자. 가정집을 개조한 카페에서 인간미 넘치는 음료를 맛볼 수도 있다. 참고로 배미꾸미라는 이름은 배의 밑바닥이라는 뜻이라고.
* 신시모도와 장봉도를 오가는 배는 삼목선착장에서 탈 수 있다.
*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운항하는 해운사는 세종해운과 한림해운
* 해운사가 두 곳이다보니, 승선료를 편도로만 받는다. 나올 때의 승선권은 따로 구매해야 한다.
* 운임은 동일하다. 편도 기준으로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
* 차량 도선요금은 각 해운사 홈페이지에서 확인
* 차량 도선요금, 운항시간 등 자세한 정보는 일기, 계절 등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 출발 전 각 해운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출항정보를 확인하자.
* 한림해운 홈페이지 company.haewoon.co.kr
* 세종해운 홈페이지 www.sejonghaeun.com
바다를 감상하며 트레킹하기 좋은 장봉도


장봉도는 멀다, 그만큼 조용한 섬이기도 하다
장봉도 역시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신도선착장을 경유해 장봉도의 장봉선착장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0분. 머리 위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만날 수 있어 가는 길이 심심하지만은 않다. 물론 항해 내내 따라오는 갈매기 녀석들의 새우깡을 향한 집념도 마찬가지고.

장봉도는 길어서 장봉도다
장봉도는 섬 가운데 국사봉을 중심으로 동쪽과 북쪽으로 뻗어 나가는 능선을 타고 꽤 괜찮은 트레킹 코스가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장봉도 주능선 코스. 상산봉과 말문고개, 국사봉, 봉화대와 가막머리전망대를 찍고 해안둘레길로 돌아 나오는 이 코스는 장봉도를 찾는 등산객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이다.




깊은 숲, 탁 트인 바다를 모두 만날 수 있는 해안둘레길
총 세 코스로 나뉘어 있는 해안둘레길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장봉도의 남쪽 해안선을 따라 도는 해안둘레길은 썰물 때만 들어설 수 있는 길을 포함하여 한나절 정도 걷기 좋은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때로는 너른 해변을, 때로는 바다가 보이는 등산로를, 때로는 험한 산길을 걷게 되는 장봉도의 해안둘레길은 분명 주능선 코스와는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 장봉도를 오가는 배는 신시모도와 마찬가지로 삼목선착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 승선요금은 편도 기준으로 대인 3,000원, 소인 1,500원
* 차량 도선요금은 각 해운사 홈페이지에서 확인
* 운항시간 등 자세한 정보는 일기, 계절 등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 출발 전 각 해운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출항정보를 확인하자.
* 한림해운 홈페이지 company.haewoon.co.kr
* 세종해운 홈페이지 www.sejonghaeun.com
* 장봉도 해안둘레길을 걸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파도와 조수간만의 차
* 트레킹을 준비할 때 물때표를 미리 참고하여 썰물 시간대에 해안둘레길을 이용하자.
* 물때표 보러 가기
다양한 액티비티를 신나게 즐기고 싶다면, 무의도


액티비티는 무의도에서!
무의도는 좀 더 활발한 사람들을 위한 섬이다. 짚와이어와 ATV 등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는 레포츠 시설은 물론, 갯벌체험과 캠핑 등 가족 단위로 즐길 만한 체험프로그램도 있다. 영화 ‘실미도’의 실제 배경인 실미도와 연결되어 썰물 때면 도보로 건널 수 있으며, 걸어서 한 바퀴면 둘러볼 수 있는 소무의도도 무의도와 다리로 이어져 있다. 앞서 소개한 신시모도와 장봉도가 당일치기에 적합한 섬이었다면, 무의도는 이틀 정도는 진득하게 둘러봐야 그 진가를 다 알 수 있는 곳이다.

썰물 때면 실미도까지 걸어갈 수 있다
무의도는 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면 도착한다. 주말이면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승선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참고하자. 섬 내부에서는 자가용 또는 마을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주로 배 시각에 맞춰 선착장에 서 있을 마을버스는 섬의 주요 행선지를 연결한다. 실미도, 하나개해수욕장, 소무의도 등 주요 목적지가 아닌 곳에 내리고 싶다면 미리 운전기사에게 이야기하면 된다.


하나개해수욕장에서 모든 액티비티를 경험하시라!
하나개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해변 위를 빠르게 가르는 짚와이어와 모래사장을 따라 달리는 ATV, 갯벌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주변 풍경과 갯벌생태계를 감상하는 갯벌트랙터마차 등이 준비되어 있다. 심지어 승마도 가능할 정도라니, 마을 주민들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사람만 오갈 수 있는 소무의교
무의도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면 작은 포구, 그리고 바로 옆 섬과 연결된 다리가 하나 있다. 광명항과 소무의도로 가는 연도교다. 차량은 들어갈 수 없는 곳. 그래서인지 소소한 매력이 남다른 곳이다. 무의바다누리길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시간여. 크기는 작아도 소무의도는 분명 매력적인 섬이다. 산을 올라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높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자.
* 무의도를 오가는 배는 잠진도선착장에서 탈 수 있다. (무의도해운 운영)
* 잠진도선착장은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 용유역에서 도보로 약 20~30분
* 인천 간선 222번, 지선 2-1(중구)번 버스를 이용하면 잠진도선착장 앞에서 내릴 수 있다.
* 승선요금은 왕복 기준으로 대인 3,800원, 경로와 소인 2,700원이다.
* 운항시간 등 자세한 정보는 무의도해운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 무의도해운 홈페이지 muuid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