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이라 여기면 철창이 되고 철옹성이라 생각하면 철옹성 되고
ㅡ작가 권현숙
〚쪽 수필〛 젊은 날, 직장생활 10년 차일 때, 교직에서 출판사로 또 아동출판사로 옮겨 제2의 직장인으로 안착했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며 그에 합당한 보수가 따라오는데도 젊음은 왜 그리 뜨거웠던가. 종로구 관철동에 직장을 두고 길 건너 YMCA에서 활동하고 인사동 명동 덕수궁 등을 돌며 번뇌를 사그리다 결혼과 동시에 사표를 냈다. 아이는 내 손으로 키우고 싶었다. 집에 갇혀 육아에 몰입할 때, 말도 안 통하는 아이와 유아어를 사용하던 날, 숨이 턱턱 막히듯 답답했다. 그때 김대중 대통령의 옥중일기를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
‘집? 감옥보다 백배천배 낫지 암’
그 분은 감옥 안에서도 독서를 통해 우주와 소통하고 과거와 미래를 두루 오가며 생각 여행을 하는데, 나는 사랑하는 내 아이와 눈 맞추고, 기다리는 남편이 문 열고 들어오고, 내 아이와 손잡고 나가기도 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그 날부터 삶은 다르게 펼쳐졌다 방 한 귀퉁이에 이불을 접어 쇼파처럼 놓고 아이들 노는 것을 보면서 원 없이 독서를 했다. 자유가 없다고 여기던 철창이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철옹성으로 바뀌었다. 일체유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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