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묵호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묵호보건소, 중앙시장 화장실 앞, 발한동 사무소, 세군데에 노인용 운동기구가 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다가, 어느 날, 앉았다. 앉아서 별을 보다가, 우연히 다리를 움직여 보았더니 괜찮았다.
그후, 나의 운동이 시작되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몸을 쭉 펴고 호흡을 크게 하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치 잠을 자듯이.
세군데 운동기구를 돌아다니다 보면, 겹치는 곳도 있지만, 마지 못해 이용한다. 국가가 베풀어준 노고를 생각해서. 이용한다.
나는 나를 위해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운동하는 것이다. 세금이 아까워서.
절대 내 몸을 학대하지 않는다. 호흡이 거칠어지거나, 힘이 들면 관둔다.
가끔 하체를 만져보면 꽤 단단해짐을 느낀다.
습관이 되었나보다. 매일 하게 되었다.
가끔 운동하는 할머니들을 만나 이야기도 한다. 그녀들은 기를 쓰고 한다. 괴상한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뭐에 좋다나. 그녀들을 바라보면서 웃는다. 오래 살라고 발광이다.
젊은 시절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했다. 지겨울 정도로.
태권도 유단자가 되어 시범을 보이다가, 다치기도 하고.
스쿠바강사가 되어 물 속을 뻔질나게 드나들다가 하체가 마비되기도 하고.
그래서 운동이 지겹다. 사랑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