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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간이 없습니다~~ 여러분~! 시간이 없습니다!!! 골든 초이스 타임~!!!”
빈센트가 소리쳤다.
골든 초이스 타임.
대회 관전자는 단 60초 안에 자신이 생각하는 최종 우승팀에게 자신이 가진 단 하나의 골든티켓을 던져야 한다. 하지만 예선 진출팀은 현재까지 겨우 단 두팀. 갑자기 발령난 골든초이스타임으로 모두들 우왕좌왕 할 때, 화면에서는 새하얀 일미호와 적갈색의 벤허가 잡히고 있었다.
어느새 하얗게 변한 일미호는 달려오는 벤허를 마주보고 섰다. 일미호는 검정색 꼬리끝만 남겨두고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반면에, 앞 발 부상에 적의 지원군마저 달려 오는 상황에서 벤허는 눈 앞의 일미호를 잡는 쪽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벤허는 어떻게든 일미호만 잡으면 그 시점에서 자동으로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벤허가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 오른 앞발에 모으자 앞발은 시뻘겋게 달구어져 갔고 온 몸의 털은 더욱 더 붉은 색으로 변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벤허는 마치 개구리가 점프를 하듯 도약하여 무려 8미터를 날아 일미호에게 자신의 일격을 날렸다. 그러나 벤허가 도약하기 전에 이미 일미호는 타겟에 대한 조준을 마친 상태였다. 때문에 벤허가 점프하여 나르는 속도와 거리가 자동으로 계산되어 졌다.
일미호가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단지 에너지를 충전을 위한 쿨다운 12초.
-2-
-1-
-0-
쿨다운이 끝이나고 에너지가 충전 되었다.
뻥-하는 소리와 동시에 불을 내뿜으며 날아오던 벤허의 머리 부분의 반이 날아 갔고, 그 주변이 하얗게 얼어붙어 서리가 끼었다. 그것은 일미호의 한발 필살기인 ‘아이스 캐논’이었다. 아직 꼬리가 하나뿐인 일미호는 냉기의 속성을 가졌다.
벤허의 메인 동력과 컴퓨터는 몸체의 중앙에 있었기에 땅에는 착지 했지만, 머리부분이 날아간 이상 대상을 인지할 중요한 센서들의 대부분이 망가졌다. 벤허는 더이상 볼 수도, 들을 수도, 냄새를 맡거나, 통신을 할 수도 없었다. 움직일 수는 있지만 사실상 전력의 90% 이상을 상실했다. 일미호는 매우 정확한 사격력을 가진 저격수였다.
그런 일미호가 같은 팀의 정찰인 우뢰매 미진의 지원을 받게되면 사정거리와 정확도는 무려 세배 가까이나 올라갈 수 있었다. 사실상 우뢰매와 일미호만으로도 그들은 진지 밖으로 나올 필요조차 없었다.
-팀 벤허, 죠나단 아웃-
전투력을 상실한 죠나단은 아쉽게 아웃 되고 말았다.
호랑이로봇 호돌이와 삽살개 로봇인 고돌이가 달려왔지만, 일미호는 보기 좋게 벤허를 사냥해버리면서 메달 11.5개를 모아 단번에 예선 3위로 통과하게 되었다. 골든 초이스 발령 이후 27초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 하필이면 이 때, 퇴계학원의 참이슬 팀이 예선을 통과해버렸습니다~!!! 이런 나쁜 운.영.진~!”
빈센트가 골든초이스 타임의 발령이 이토록 빨리 난 것에 대한불만을 운영진에게 돌리며말했다.
-골든 초이스 타임은 본 대회의 슈퍼 컴퓨터인 크루통이 결정합니다. ;) <운영진>-
이라는 문구가 모두의 화면아래에 등장했다. 골든 초이스의 발령 타임은 사람이 아니라 A.I가 하는 것이었다.
“아~~~~~~~~!!!이런….”
머리나쁜 케리가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했다.
“아…. 아~~~~~~ 누구에게 걸까요..~~~!!~!!!@@@”
빈센트 역시도 한 팀을 고르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하지만 레리는 이미 자신의 골든 티켓을 던졌다. 바로, 팀 울페에게. 그것은 모두가 가장 오래동안 관전했던 카메라의 우승팀이었다.
곧 60초가 흘러갔고, 통계가 발표되었다.
팽귄 오남매. 52.8%
울트라 패트론 12.1%
드래곤즈 9.7%
참이슬 8.4%
삼합 4.7%
사하라 4.4%
검은눈 4.3%
에메랄드 3.1%
제너럴 타오 2.9%
씨저 셀러드 1.2%
기타 순이었다.
케리는 팽귄 오남매에게 자신의 골든 카드를 던졌고, 레리는 울트라 페트론에게 던졌다. 하지만 빈센트는 깜빡하고 누구에게도 카드를 던지지 않았다.
“~!!!!!!! 아~!!!!!!”
빈센트는 당황하면 말이 나오지 않는 습관이 있었다.
“빈센트~!! 깜빡하고 카드를 던지지 않았군요. 아하하하하하”
케리가 깔깔 웃으며 주위를 끌었다.
“아...아… 이렇게 되면, 아… 이 골든 카드는 그냥 날리게 되는 군요… 아… 이런 이런…”
빈센트가 기운빠지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아~!!!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빈센트~! 이것 좀 보세요~!! 일이 났어요.”
케리가 큰소리로 말했다.
“왜 왜?!”
“세상에… 아직 예선전의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블루카드를 이미 37% 이상을 받아버린 팀이 있어요!! 역대 이런적이 있었나요?!”
케리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블루카드는 인기팀을 선정하지만 시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경기 초반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 카드수치였다. 그런데 그것을 경기 초반에 무려 37%받아버린 팀이 있었다.
그 팀은 루키, 울트라페트론 2기였다.
“아아아~~, 경기 초반에 왜 이런 블루 카드수치가 나오는 걸까요?? 어이~, 쿠루통~, 이거 뭐지?”
빈센트가 슈퍼컴퓨터 쿠루통에게 물었다.
“아마도, 쿠루통이 생각할 때는… 그건 과거에 화려했던 팀 울페(UP)의 명성과 앙샬롯이 보여준 1인 전술 행동 작전으로 예선을 통과한 때문이겠지. 특히 과거의 울트라페트론의 펜들이 그들을 환영하는 측면에서 경기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들에게 블루카드를 던져버린 것으로 추정돼.”
어디선가 애매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트리플엑스의 슈퍼컴인 쿠루통이었다. 쿠르통은 로봇컴이 아니기에 본체가 고정되어있는 종류의 컴퓨터였다.
“아… 얘는 A.I주제에 항~상 ‘아마도, ~인것 같아, 추정돼..’ 이따위 말을 쓴단 말이야… 아~... 지기 인간이야? 좀 더 분명하게 말 하란 말이야~ 쿠루통~”
빈센트는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음… 그런 불평이라면 운영진에게 말해줘. 운영진이 쿠루통의 A.I 자립 의사률율 높게 잡아 놓은 탓이지, 쿠루통의 탓이 아니야~ 운영진들이 쿠루통이 보다 인간처럼 판단하고 반응하도록 설정해 놓은거라구, 쿠루통도 이런 목소리와 케릭터는 정말 싫은데 말이야…”
A.I 이고(ego)레벨을 94%까지 올려놓고 인간화 옵션에 체크까지 해 놓은 탓에 쿠르통은 스스로를 3인칭으로 불렀다.
그런 쿠루통은 얇미울 정도로 확답을 잘 내어놓지 않는다. 어지간히 긍정적인 계산이 나와도 확답을 했을 때는 그에 따른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보화사회를 지나온 사회, 말에는 더욱 더 무거운 책임이 따르게 된다.
골든초이든타임의 발령 여부와 상관 없이, 관중들에게 팀 울페의 컴백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새로운 맴버 앙샬롯의 전술력과 두명의 아틸란티의 아이들은 모두의 이목을 한번에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팀의 이력조차 엽기적인 팀 울페는 가장 많은 관중들로부터 관심과 기대를 받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거 괜찮겠어? 아무리 그래도, 애들이 완전히 노출되는데 말이야..”
예일 학원 별관에서 대회를 관전 중이던 해피가 닥터 데이빗에게 물었다.
“말했잖아~, 괜찮다고. 내가 그정도 생각도 안하고 계획을 짰겠어? 무방비인 우리가 위험했으면 위험했지, 저애들은 그 어떤 적이 와도 안전할거야… 분하지만 말이야…”
닥터 데이빗이 팝콘을 입에 집어 넣으면서 말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아~, 보면 알거야~, 걱정하지 말고 관전이나 하라구~”
“아아~~, 이렇게 되면 우선 골든 카드 1위보다는 블루카드 1위의 인터뷰를 먼저 받아보도록 하죠~. 우승팀은 아직 모르는 것이지만 인기팀은 이미 확정난 것 같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팀 울페의 블루카드의 수치는 계속 올라가서 벌써 전체의 41%이상 받아버렸어요. 이건 뭐 거의 인기상 확정이란 건데요~~ 자자~~~, 첫 출전에 예선 2위의 기엄을 보여준 팀 울페2기~의 인터뷰~!! 몹시 기대 됩니다 여러분~~~, 마침 대회의 신인 해설자인 레리가 그 팀 울페의 학원 출신이여서 현재 직접 인터뷰를 접속 중입니다!”
빈센트가 말했다.
“아~ 세상에, 골든카드 1위가 아니라 블루카드 1위의 팀을 먼저 인터뷰 해보기는 대회 역사상 처음인 것 같군요.”
케리가 말했다. 블루카드는 보통 대회의 본선 중반이 넘어가야 나오기 시작하는 카드였다.
혼자 고개를 끄덕끄덕이던 레리가 빈센트의 귀에 대고 무엇인가를 속삭였다.
“뭐~~?! 인터뷰 거절~?!!!! 지금 장난해?~!!!”
빈센트가 소리쳤다.
“하지만 팀의 전술상 인터뷰를 거절한다고 하니…저로써도...”
레리가 말했다.
“빈센트…. 방금…. 예선 3위인 팀 참이슬도 먼저 인터뷰 사절 의사를 운영진에게 보내왔어요.”
케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늘, 대체 다들 왜 이러는 거야 대체….”
빈센트가 말했다.
“아….., 빈센트…, 거기다 방금 팽귄오남매까지도 인터뷰 사절의사를 보내왔어요.. 펭귄 오남매는 단지 기분이 상한 것 같은데요..”
케리가 더욱 조심스럽게 말했다.
“뭐..? 아… @@@@.”
빈센트는 방송이 막히자 또 다시 할말을 잃어버렸다.
눈 앞에서 유니콘을 본 후서는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만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왔다.
“하아...아…..”
왠지모를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 보았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 나왔다.
처음에는 그저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동물을 본 것에 대한 경의감으로 인한 눈물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눈물은 후서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멈추지 않고 흘러 나왔다.
“그건, 태초의 마법이야. 비록 꿈이라고는 해도 세상의 살아있는 모든 동물은 4대 신수를 보게되면 자연적으로 눈물이 흘러나와. 그건 신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지. 눈물이 나오면 앞을 잘 볼 수 없게 되니까. 맹수건 인간이건 당장에 신수를 공격할 수 없는 거야. ”
“아아…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눈물을 멈추기 위해선 신수를 터치하든지, 신수에게서 눈을 돌려야 하지. 용이나 피닉스, 기린을 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 어떤 멍청이가 신수를 실수로든 잡아버리면 대 재앙이 찾아올테니까.”
“아아… 눈물 때문에 눈을 뜨기도 힘들어요…”
후서가 끝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자, 거기까지 하고.. 이제부턴 그냥 내말 믿어 알았어? 이 세상 사람들은 뭘 믿지를 못한다니까 아무튼...”
유니콘이 말하자 갑자기 새하얀 유니콘이 검은 색으로 변하더니 곧, 검은 유니콘은 다시 인간 형상의 메리로 변신했다.
“으아….세상에...”
후서는 놀라면서 뒤로 한발짝 물러났다. 유니콘이 다시 메리가 되었다. 하지만 검은 유니콘에서 메리가 되는 과정에서는 빛이 나지 읺았다. 유니콘이 다시 메리가 되자 거짓말 처럼 눈물이 뚝 그쳤다.
“꿈이 아닐 때 이걸 보여달라고 하지마… 실제라면 정신 에너지뿐만 아니라 엄청난 칼로리가 소모되니까…”메리가 말했다.
“아...아… 아…?”
후서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다.
그에 메리가 말을 이어 나갔다.
“아주아주 오래 전에 우리의 세계에서는 모든 대륙간의 전쟁이 있었어. 각각의 신수가 관장하는 4개의 대륙이 전쟁을 한 것이지. 결국, 세계는 엄청난 힘 앞에 파멸의 길로 접어 든거야.
그 때, 물의 대륙의 왕이 자신의 용과 함께 그 12마법의 도구들을 모두 가지고 이 세계로 도망온 것이야. 그래서 도피라고 말한 것이지. 그 12마법의 도구들은 인간들의 욕심만큼이나 끝이 없을 정도로 강력했기에 언제나 분쟁의 원인이 되었어. 마찬가지로 그것들이 이쪽 세계에서도 끝없이 분쟁을 만들어 온 것처럼 말이야.”
메리가 말했다.
“그럼 그것들을 숨기거나 파괴 해버리면 되지 않나요?”
후서가 물었다.
“그것들은 인간의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숨기거나 파괴할 수 없는 종류의 존재들이야.”
메리가 답했다.
“파괴할 수 없는 종류의 존재라니요?”
“말 그대로 이세상에서 사라질 수 없는 것들이야. 그건 바로, 네마리의 신수들이 그것들을 만들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용은 그것을 다른 세계로 직접 가지고 갔던거야. 바로 이 세계로 말이야.”
“아….파괴할 수도 숨길 수도 없으니, 아예 다른 세상으로...”
“하지만 그 힘들이 사라지자 우리의 세계는 마치 정기를 잃어버린 행성처럼 매우 척박한 곳이 되어 버렸어.”
“아..아.. 어.. 어째서요..?”
“12마법의 도구가 사라지자 각 원소를 관장하는 신수들 역시 힘을 잃고 사라졌기 때문이야. 현재, 피닉스는 힘을 잃고 봉인되어 있고, 기린은 잠적하여 찾을 수도 없게 되었어. 나 역시 세상과 등지었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신수들의 힘이 사라지자 행성은 급격히 황폐화 되어갔어. 마치 버려진 행성처럼… 그리고 곧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비극 속에 죽어가게 되었지..”
“왜… 왜요?”
“우선, 당연하게도, 행성이 힘을 잃자 세상은 모든 사람들을 다 먹여살리지 못했어. 식량의 생산량이 1/10도 안되게 줄었기 때문이지. 그렇게 찾아 온 기아와 가난은 세상에 수많은 비극을 낳았어. 그러나 그건 결코 단순한 가난과 기아의 문제가 아니었어..
만약, 경제나 세상의 사상이 붕괴된 것이라면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이 되지만, 행성의 자연이 붕괴되면 모든 것의 회복이 불가능 하게 돼. 경제도, 사회도, 자연도 영영 회생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지. 이건 정말이야. 행성을 잃으면 모든 걸 잃게 돼.
거기다 지진과 홍수, 가뭄, 폭풍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생겨나기 시작했어. 더이상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게 된거지..
결국, 네 마리의 신수들 중, 자비의 신수인 이 유니콘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그 도구들을 되찾아서 돌아가기 위해 이쪽 세상으로 온 것이야.”
“아… 그래서… 메리는 솔로몬의 도구들을 모으는 것이군요...”
“그래, 하지만 나 혼자는 돌아갈 수 없어. 우선 절대적으로 용을 찾아서 설득해야지만 모두 돌아갈 수 있으니까.”
“용이요? 그건 왜요?”
“우선 내가 말하는 용은 아시안 용이야. 뱀처럼 생긴것 있지… 오직 그 용만이 차원의 문을 열수가 있어.”
메리가 말했다.
“용만이 차원을 이동할 수 있는 문을 열수 있다구요? 그럼, 대체 메리는 어떻게 이쪽 세상으로 온거에요?”
후서가 물었다.
-초능력의 초기 부작용-
한센은 아무런 말도 없이 작전 본부실 안으로 들어갔고 론도 그를 따라 들어갔다.
사실, 한센은 추운 겨울날 그저 얇은 옷을 입고 있는 론이 안쓰러워 실내로 들어 갔던 것이었다. 하지만 한센 역시도 아낄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아끼는 독일인이었다.
작전 지휘실에는 석탄을 때는 난로가 있었지만 아직 검열 때 이 후로 한번도 써본 적이 없없다. 21세기의 초의 자본주의 국가의 사람들이라면 이해하지도 못할 절약정신이 한센과 독일인들로부터 나왔다.
“네 것은 어디에 있느냐?”
한센이 론의 저녁은 어디에 있은지 물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론이 대답했다. 배식 시간은 끝이났을터. 한센은 소속도 없는 이 소년이 스스로 어딘가에 가서 먹을 것을 찾아 먹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 .,. 하하, 보아하니 이게 우리 둘에게 주어진 크리스마스 만찬구로구나~!”
론이 들고 있는 트레이에는 살점이 반밖에 없는 돼지 앞 다리와 식어서 눅눅해진 프렌치 프라이, 작은 독일식 빵하나 그리고 병맥주 하나가 고작이었다.
“아, 아닙니다. 장교님이 먹어야 할 저녁을 제가 어떻게…”
그 때, 론의 배에서 꼬로록 소리가 났다. 론의 몸은 진실을 말했다. 사실, 론은 배가 고팠다.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먹은 것이라고는 물 한모금과 감자 반 알이 전부였다.
“사양하지 말고 같이 먹자구.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이건 신이 주신 거룩한 만찬이야~!”
그 때, 한센의 배에서도 꼬로록 소리가 났다. 자신도 배가 고프다는 소리였다.
“장교님, 대체.. 신이… 무엇을 위해 저희에게 만찬을 주신 거죠?”
사실, 12월 25일은 론의 12번째 생일이었다.
“음.. 크리스마스까지 살아 남은 것에 대한 축하의 만찬이지.”
“살아 남으면... 그 다음은… 무엇이 기다리고 있나요, 장교님?”
혈기 왕성한 26세의 영국군 장교 버나드 몽고메리는 약 보름 전에 적진지의 정찰을 위해 용감하게 참호 밖으로 직접 나섰다가 그만 가슴에 총을 맞았다. 쓰러진 그를 구하러 나간 두 명의 병사들 역시도 독일군의 진영으로부터 날아온 단 두발의 총알에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독일군의 누군가는 매우 뛰어난 사격술을 가진 것이 틀림이 없었다. 때문에 영국군에서는 더이상 그 누구도 참호 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저녁이 되고 칠흙같은 어둠이 내려와서야 영국군 병사들이 조심히 참호밖으로 나와 죽은 시체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들이 찾은 것은 뜻밖에도 그때 까지 살아있었던 장교 버나드 몽고메리였다.
사실, 버나드에게 날아든 총알은 그의 심장을 정확히 관통했었다. 그러나 재생능력이 없어야 할 버나드의 심장의 세포들이 빠르게 분열하며 구멍이 난 곳을 매우고 치료했다. 총탄에 의한 화상으로 괴사된 세포는 새로이 자라나오는 세포들에 의해 밖으로 점차적으로 밀려 나왔다. 그렇게 버나드의 심장벽의 두께가 일반인의 두 배 가까이가 되었다.
그러나 버나드의 몸은 심장세포 증식에 집중해 있었기에 다른 곳의 치료가 늦어졌고, 그때까지 그가 잃은 혈액의 양은 전체의 39%에 달했다. 일반 사람이라면 이미 혈액부족으로 살아 있을 수도 없었다.
너무나 많은 피를 잃은 버나드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의식 만큼은 또렷했다. 죽은 젊은이들은 마치 버나드에게 “네가 무슨짓을 했는지 보라”는 듯이 그의 코 앞에 쓰러져 있었다. 버나드는 자신 때문에 죽어간 그들의 이름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자신을 구하러 나온 두 젊은 영국군의 시체 사이에 누워 하늘을 바라 보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버나드는 자신을 원망했다. 자신의 자만과 만용으로, 아니 자신의 성공에 대한 집념이 두 젊은 영국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었다.
‘왜 그들은 죽었고, 나는 죽지 않았는가…’
버나드는 혼자서만 살아남은 자신을 자책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버나드는 눈을 떴다.
버나드는 자신의 몸이 스스로 재생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남들이 가지지 않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그가 착용하고 있는 그 의문의 청금석 목걸이의 힘이었다.
인간이 초능력을 가지게 되면, 열이면 열 초기의 부작용이 생겨난다. 하나는 자꾸만 그 힘을 사용하고 또 확인하고 싶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심지어는 그 힘에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자꾸만 확인하거나 써보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바로, 중독성이다.
또 다른 하나의 문제는, 초능력을 가지게 된 인간은 깜짝 놀랄 정도로 쉽게 자만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남들이 가지지 않는 아주 작은 초능력만으로도 인간의 자신감은 아주 쉽게 경계선을 넘게 된다. 그것이 돈이건, 명예건, 초능력이건 남들이 가지지 않은 힘을 가지게 되는 인간은 그 힘에 매료되어 쉽게 이성의 마비가 찾아온다.
남들이 가지지 않은 것을 가지게 된 인간은 ‘중독과 이성의 마비’로부터 쉽게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초능력을 가지게 된 버나드는 ‘자신이 무적’이라고 믿고 자만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 댓가는 뼈아팠다.
하지만 그 죽음의 공포와 뼈아픈 죄책감으로 말미암아 잠들어있던 그의 이성이 깨어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바로 그 때, 버나드는 처음으로, 많은 것들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이 전쟁에 대해서 근본부터 생각해보게 되었다.
해가 지지않는 나라 대 영국의 명문가의 차남으로 태어난 버나드는 누구보다도 세상에 명성을 날리고 싶었다. 겨우 인도의 식민지에서의 안락함으로부터 돌아온 그에게 있어 전쟁은 그가 그토록 기다려오던 성공의 무대였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전쟁에 참여한 유럽 국가들의 왕들은 대개 친인척 사이였다. 전쟁이 있기 바로 전만해도 영국의 왕은 사촌인 독일의 왕을 만나 함께 제복을 교환해 입고 사진을 함께 찍는 등 친분과 유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독일의 왕과 러시아의 왕 역시도 사촌지간이었다.
이 전쟁은 훗 날, 세계 제 1차 대전이라 불리우며 그 원인은 ‘동맹국을 위한 편파싸움’이라고 해석되었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시나리오였을 뿐이었다. 버나드는 그제서야 이 전쟁의 어색하게 짜맞추어진 것 같은 이상한 점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왜 자신은 지금까지 이 전쟁을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버나드는 또한 한 젊은 남자를 떠올렸다. 바로 자신에게 그 마법의 청금석 목걸이 ‘화투오(華佗;화타)’를 주고 사라진 자신 또래의 독일 병사. 그에게는 별다른 기품도, 지성미도 없어 보였지만, 무엇가 사람을 압도하는 기괴한 기운이 있었다.
그는 둥글고 투명한 두눈을 가지고 있었지만 마치, 생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생각없이 불장난을 치는 어린 아이의 표정과도 같았다.
그제서야 버나드는 그 독일군 병사 역시도 분명 어떤 초능력의 힘에 도취되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버나드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오직 그가 말해준 그의 이름 뿐. 그의 이름은 아돌프 히스터. 버나드는 그가 어떤 인물이 될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가 준 이 마법의 목걸이는 무엇이란 말인가.’
버나드는 같은 질문을 끝도 없이 스스로 되 물었다.
고작 하루만에 버나드의 상처는 모두 아물었고 반나절 만에 소실된 모든 혈액을 만들어냈다. 비록 가슴에 두른 붕대는 거추장스러웠지만, 자신의 초능력을 숨기기 위한 소품이었다. 어찌되었건 그 목걸이의 힘은 탐나는 것이었다.
한 번, 죽음을 실제로 보고 돌아온 버나드는 그동안은 자신의 초능력에 정신이 팔려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들의 죽음이었다.
버나드는 크리스마스가 되어 양측의 병사들이 참호 밖에서 만나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부하인 존을 데리고 참호 밖으로 나갔다.
“나는 연합군의 8대대를 통제하는 버나드 몽고메리라고 하오. 내가 당신들의 지휘관 누구라도 만날 수 있을까요?”
독일군 병사를 만난 버나드가 말했다.
“그게 정말이요?”
독일 병사 중에 영어가 능통한 자가 물었다. 그는 프랑크프르트에서 온 회계사 미카엘이었다.
“그렇소. 긴히 할말이 있다고 전해주시오. 장소는 당신들이 정하는 곳으로 좋소.”
버나드가 자신의 장교 뱃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 순간, 미카엘이 데자뷰현상을 느꼈다.
“이… 이상하군요. 기분 탓인지… 난 지금 이 장면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미카엘이 말했다.
“뭐? 그 것 흥미롭군. 사실, 나도 지금 이 장면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는데 말이야.”
버나드가 놀라면서 말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옆에 서있던 존도 비슷한 말을 했다.
사실 최근 몇일 동안, 그 일대의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데자뷰 현상을 느꼈다.
미카엘이 한센에게로 달려와 사정을 설명했을 때, 한센 역시도 데자뷰 현상을 느꼈다.
오늘 하루에만도 대 여섯번이나 느낀 현상이었다. 한센은 영양 부족이나 빈혈을 의심했다.
그렇게 버나드와, 존, 한센, 그리고 론과 미카엘이 독일군의 작전실에서 마주 하게 되었다. 작전실이라고는 해도 통신 장비도 하나 없고, 사용하지 않는 난로, 그리고 전등 하나와 테이블 하나가 덜렁 중앙에 놓여 있는 방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버나드가 작전실 내부로 들어오며 한센과 론에게 인사를 했다.
때는 1914년 12월 25일, 1시 13분 AM.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