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쉽고 빠른 수행법 / 월호스님
가장 쉽고 빠른 수행법‘귀뿌리’로 깨치는방법이 가장 수승수행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뛰어난 방법은 무엇일까. 〈능엄경〉에서는 단연코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을 권장하고 있다.
주체인 나는 안(眼), 이(耳), 비(臂), 설(舌), 신(身)의 육근(六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객체인 사물은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 육경(六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육근과 육경이 상대하여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의 육식(六識)을 낸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사물의 근원요소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 공(空), 견(見), 식(識)의 칠대(七大)로 이루어져 있다.
이 육근(六根)·육경(六境)·육식(六識)· 칠대(七大)를 모두 합치면 25가지가 되므로, 닦고 깨쳐 들어가는 방법도 25가지 방법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하는 것처럼, 비록 허망하게 생겨난 허공꽃과 같은 존재요소들이지만, 결국 이를 의지해서 닦고 깨쳐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눈으로 보고 깨치든, 귀로 듣고 깨치든, 코로 냄새를 맡고 깨치든, 혀로 맛을 보고 깨치든 아무 상관이 없다.
한마디로 25가지 방법 전부가 가능한 것이다. 그 가운데 특별히 이근(耳根) 즉 귀뿌리로 깨치는 방법이 가장 수승하고 빠르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육경과 육식은 육근보다 외부적이다. 또한 육근 가운데서도 눈은 종이 한 장만 가리워도 볼 수가 없다.
코는 거리가 조금만 떨어져도 냄새맡기가 어렵다. 혀는 직접 닿아야 맛을 느낀다.
몸은 직접 감촉해야 지각한다. 뜻은 한시도 멈추어 있기 어렵다. 이에 반하여 귀는 웬만한 장애나 거리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눈이나 다른 감각기관처럼 쉽사리 피로를 느끼지도 않는다. 여섯 감관 가운데서도 가장 발달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선사들의 깨침의 기연을 살펴보더라도 무언가 소리를 듣고 깨친 경우가 단연코 압도적이다.
백장회해 스님은 마조의 할(喝) 소리를 듣고 깨쳤으며, 향엄 지한선사는 대나무에 기와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깨쳤다.
〈선요(禪要)〉의 주인공인 고봉 원묘스님도 잠자던 중 도반스님의 베개 떨어뜨리는 소리를 듣고 깨쳤다.
경허선사도 좌선하던 중 밖에서 두런거리는 소리를 듣고 깨쳤다.
이외에도 법문을 듣고 깨친 예를 비롯하여 어쨌든 듣고 깨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우리도 귀뿌리를 사용하여 닦고 깨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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