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03 (월) “해병대 잘못 건드렸어”… 붉은티 입고 ‘윤석열 규탄’
“너희들은 해병대를 잘못 건드렸다. 우리는 끝까지 간다···(중략)···귀신 잡는 해병대가 이 더럽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앞장서서 타도하고 말 것이다.”(정의자유해병연대 김경일 공동회장)/ 6월 1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역 앞에서 연 ‘윤석열 정권 규탄 및 해병대원 특검법 관철 범국민대회’에서 해병대 예비역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각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 표결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것을 강력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경일 공동회장과 해병대예비역연대 정원철 회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 김규현 변호사와 각 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붉은 해병대원 티셔츠와 전투복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일렬로 도열하고 참석자들에게 ‘필승’ 구호를 붙여 경례했다. 김경일 공동회장은 “특검 재의결 부결로 채 해병 부모님들은 2차, 3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 위로를 못 할 망정 고문해서야 되겠는가”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느 나라 국회의원들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해병대의 자부심과 자존심을 박정훈 대령이 지키고 있다. 박정훈 대령이 대한민국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우리 모두 박정훈 대령이 되자. 대한민국을 박정훈 대령으로 가득 채우자”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하는 검찰독재 시대를 해병대가 앞장서서 하루빨리 종식시키자”고 주장했다. 예비역연대 정원철 회장은 “젊은 해병의 안타까운 희생이 책임지는 사람 없이 이대로 묻혀버리는구나, 75년 해병대 역사상 이토록 부끄러운 순간이 어디 있었겠는가”라며 “우리는 후배의 비극을 외면할 수 없었고, 모든 짐을 지고 가는 박정훈 대령을 홀로 둘 수 없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임성근 사단장 하나 잘랐으면 온 나라가 시끄러울 일이 없었다”며 “그런 사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키웠으니 자기 팔자를 자기가 꼬았다는 ‘지팔지꼰’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정원철 회장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신속한 22대 국회 원 구성, 국정조사 추진, 채수근 상병 특검법 재추진을 민주당에 요구했다.
정원철 회장은 “예견됐던 일이 막상 현실로 다가옴에 분노하고 비참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싸움에 우리 해병대는 결사항전의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10개월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혐의자 축소 사실을 사실상 자백했다”고 주장하면서 “국민들은 승리하고 있다. 우리 해병대가 선봉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해병대 대표 군가인 ‘팔각모 사나이’를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다.
"영부인 첫 '단독외교'라더니… 특별수행원으로 방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지난 2018년 인도 방문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우리나라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는 주장에, 국민의힘에선 ‘특별 수행원 자격’의 “셀프 초청”이라고 반박했다. 배현진 의원은 6월 1일 김정숙 여사가 당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영부인 단독 외교는커녕 장관의 수행원으로 타지마할에 셀프 참여해 4억 가까운 예산, 그중 6000여만 원은 공중에서 밥값으로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이 공개한 정부대표단 명단을 보면 당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단장을 맡았고, 김정숙 여사는 특별수행원으로 적혀 있다.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2018년 9월 인도 측은 먼저 외교부에 이어 문체부 순서로 장관을 초청했다가, 한 달 뒤 우리 외교부로부터 김정숙을 초청해 달라는 갑작스러운 요구를 받고 10월 26일 다시 모디 총리 명의의 초대장을 보냈다”며 “초대장은 받았지만 중간에 끼어들었기에 김정숙은 도종환 장관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인도에 가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이 지난달 5월 20일 “도종환 장관은 정부 공식수행원으로 (김정숙 여사 방문에) 동행한 것”이라고 했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나흘 만에 6000만원의 식비를 탕진한 영부인 단독외교의 불편한 진실을 밝혀달라” 며 “셀프 초청을 기념해 하늘에서 잔치라도 벌인 것인가. 아무리 고급 식성을 가진 미식가, 식도락가라 하더라도 어떻게 4인 가족의 5년 치 식비를 나흘 만에 탕진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어 “민주당은 1인 25만원으로 가계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250배가 넘는 혈세가 낭비된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숙 여사가 인도 방문 때 기내식비로 사용한 금액이 당시 공무원 19명의 출장 식비로 책정된 금액의 10배에 달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수영 의원실이 공개한 문체부의 당시 ‘공무 국외 출장 계획서’에 따르면 인도 출장 2일 전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사전 결재된 대표단의 식비 총액은 6184달러(약 692만원)였다.
이는 문체부 공무원 16명에 사전 답사를 위해 8박 9일 머물렀던 청와대 직원 3명의 식비를 합친 금액이다. 배현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순방을 위해 대한항공과 2억367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기내식비는 6292만원으로, 연료비(6531만원) 다음으로 많았다. 당시 탑승 인원은 총 36명이었다.
다시 '김건희 띄우기?'… 정부·여당에 모두 부담될텐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컴백'했다. 김건희 여사는 약 5개월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가, 지난달 5월 16일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김건희 여사가 이전처럼 활발한 공식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다시 '김건희 여사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2년간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경험했듯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5월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 강연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이 땅에 다시는 탄핵이 있어선 안 된다. 김건희 여사의 '최순실화' '국정농단'이란 말이 나오는 것을 가벼이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명진 전 위원장은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가리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과정을 가만히 보면, 탄핵을 하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시도했던 것이 명분을 찾는 일"이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나중에 보니까 다 가짜였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이 주장하는 김건희 여사 의혹에 강력 대응할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런 엉터리 같은 일에 또다시 우리가 휘말려서 국정이 마비되고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고, 눈뜨고 그냥 멍하니 쳐다보다 당하지 말하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명진 전 위원장 발언은 김건희 여사 의혹을 가만히 두고 보고 있으면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처럼 국민의힘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통령과 당이 갈라지면 불행한 사태가 오게 된다"며 "대통령 없는 (국민의힘의) 108석은 초라한 소수 정치집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인명진 전 위원장이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잘 알겠으나, 공식 석상에서 '김건희 여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발언이 과연 우리 당에 도움이 될까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질 것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김건희 여사는 비공개 행보만 간간이 이어왔다. 4월 5일 용산 사전투표소에서 총선 사전투표를 비공개로 했고, 같은 달 4월 23일 루마니아 대통령이 부부 동반으로 지난달 5월 23일 한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도 루마니아 대통령 배우자와 비공개 일정만 소화했었다. 그러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달 5월 16일 캄보디아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공식 행보를 재개했다.
이후 5월 29일에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공식 환영행사에도 참석했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UAE 순방길에 오르며 UAE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김건희 여사가 공식행보를 시작하자 대통령실도 김건희 여사의 공(公)을 적극 띄우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가 UAE 순방 당시 대통령 부부와 굳건하게 이어온 신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순방에 다녀온 후 1년 전부터 UAE 대통령의 기호와 취미 등을 반영해 섬세하게 국빈 방한 준비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한 방한에 동행하지 않은 UAE의 '국모'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 케트비 여사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편지도 전달했다는 것도 알렸다. 정부·여당의 '김건희 여사 띄우기'에 여권은 긴장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가 공식행사에 나오면 안된다는 말이 아니다. 당연히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이 있다"면서도 "다만 언론 노출도 최소화하고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도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야말로 김건희 여사 행보는 살얼음판 걷듯 조심해야 하는데, 대통령실과 당이 저렇게 나서서 띄우는 모습이 우려스럽다. 당장 대통령 지지율도 최저로 나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 2022년 5월 취임 이후 최저치인 20% 초반대로 내려 앉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5월 28∼3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1%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5월 21∼23일)보다 3%p 하락한 것으로 취임 이래 역대 최저치다. 부정평가는 70%로, 취임 후 최고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