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드온의 첩이 낳은 아들 아비멜렉이 기드온의 다른 아들들 70명을 죽이고 세겜 사람들에 의해 왕으로 추대되자, 기드온의 70명의 아들 중에 가까스로 몸을 피해 살아남은 요담은 그리심산(Mount Gerizim)에 올라가서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외쳐서 아비멜렉의 만행(蠻行)을 지적합니다(7절). 그리심산은 원래 축복을 선포하는 산인데(신 11:29), 요담은 오히려 그리심산에 올라가서 아비멜렉을 저주하는 말을 외칩니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의 주목(注目)을 더 끌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요담은 나무들을 풍자하여 아비멜렉의 만행을 지적합니다. 하나의 우화(寓話)로 빗대어 말한 것입니다. 나무들이 왕을 세우기 위해 감람나무(Olive tree)에게 왕이 되어달라고 요청하였지만 거절당하였고, 이어서 무화과나무(Fig tree), 포도나무 등에게 가서 왕이 되어달라고 요청하였지만 계속 거절당하였는데, 가시나무(The bramble)에게 가서 왕이 되어달라고 하니 가시나무는 흔쾌히 수락하면서 자기 그늘에 와서 피하라고 말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불을 뿜어 레바논의 백향목을 사를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우화로 이야기합니다(8절~15절). 감람나무와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는 이스라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도 요긴한 나무들입니다. 그에 비해 가시나무는 그늘도 없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와 상처를 주는 나무입니다. 그런데 정작 유용한 나무들은 왕이 되길 거절하고, 오히려 피해만 끼칠 가시나무가 왕이 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이 가시나무는 아비멜렉을 빗댄 것입니다.
요담은 기드온의 아들 70명을 죽인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운 것은 죽음을 무릅쓰고 미디안과 싸워 이스라엘을 구원한 기드온의 가문을 선대(善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합니다(16절~18절). 그러면서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운 것이 바른 것이라면 세겜 사람들도 아비멜렉으로 인해 기쁨을 누리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비멜렉으로 인하여 세겜 사람들과 밀로의 집안은 큰 해(害)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19절, 20절).
요담은 그리심산에서 이 말을 외치고는 아비멜렉을 피해 브엘(Beer)이라는 곳으로 피신합니다(21절). 브엘이 어디에 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세겜에서 꽤 멀리 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떤 자리에 오르려면,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자기의 욕심으로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면 그 공동체를 더욱 피곤하게 하고, 괴롭게 할 수 있습니다. 아비멜렉은 자기의 욕심과 야망으로 가득한 자입니다. 다른 사람들 배려하고 돌보려는 마음보다는 위에 올라 군림(君臨)하려는 마음이 매우 큰 자입니다. 그렇기에 아비멜렉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것은 세겜 사람들과 밀로의 집안에는 오히려 자충수(自充手)가 되어 괴로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로 비유한 이들은 자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충실한 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기에게 있는 것으로 베푸는 것에 만족했고, 우쭐대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내게 있는 것으로 다른 이들에게 충분히 베풀며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야망과 욕심으로 어떤 지위나 자리에 오르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럴 때 공동체가 평안해집니다. 나는 내게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면서, 욕심과 야망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주님, 내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게 하시고, 그러한 것들로 베풀며 살아가면서 오직 하나님만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