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갑을 열 그 날이 온다. 바로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 얘기다.
블랙 프라이데이란 미국 소매업체들이 추수감사절(11월 네번째 목요일, 올해는 22일) 이후,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해 연중 처음으로 흑자(Black Ink)를 기록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소매업체들은 추수감사절 자정이나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 할인행사를 실시해 왔지만 금융위기 이후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더 빨리 끌기 위해 추수감사절 당일 저녁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전미소매협회에 따르면 올 쇼핑시즌 소매매출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5861억원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사상최고치로 부동산시장 회복과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은 정보기술(IT)에 쏠리고 있다. 이 시기에 IT 업체들이 파격적인 할인을 제시하면서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아마존의 태블릿 ‘킨들’ 이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블랙 프라이데이의 승자로 불리기도 했다.
이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9년 이래 11월초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이전까지의 코스피 대비 IT 업종의 상대 수익률을 살펴보면 평균 초과 수익률인 3.8%포인트"라며 "또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에도 IT 업종의 상대적인 강세가 유지됐는데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연말까지 IT 업종의 코스피 대비 평균 수익률이 4.5%포인트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IT 업종의 수익률은 이미 코스피 대비 5.4%포인트 초과했지만 기대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 (1,384,000원 20000 1.5%)가 전일대비 2만원(1.47%) 올라 138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375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이중 1079억원이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다.
증시가 미국 재정절벽과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불확실성에 사로잡힌 가운데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것은 IT, 그중에서도 삼성전자라는 믿음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시즌의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이라며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애플과의 헤게모니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등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탄탄한 성장 스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쇼핑시즌 수혜는 TV와 스마트폰 등 최종재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IT 부품업체로 확장 가능하다. 쇼핑시즌으로 재고가 소진되면 이는 재고 순환 사이클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이정도 연구원은 "최근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부문 출하-재고 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데 쇼핑시즌이 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