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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권스 떨거지 원문보기 글쓴이: 와당탕
딸아이와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읽고 토론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가 글을 읽고, 읽은 즉시 이해하는 힘이 부족한 듯 하여, A4 한장쯤 되는 분량으로 좋은 글을 선택해 반복적으로 읽도록 하고 토론을 하기로 했다. 학기초이니 만큼 아빠의 교육의지도 좋고 아이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처음 시작할 글을 이리저리 찾았다. 네이버 캐스트에 올라온 전문가들의 글들 중에서도 골라보고, '한국의 명문장 100선'이란 책도 빌려다 찾아보았다. 좋다는 느낌의 글은 많았지만 가슴에 울림이 없다. 그러던 중 김구선생의 글이 교육자 아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옛적에 읽고 내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글. 백범일지 끝맺음 글로 김구선생이 나이 70세에 쓰신 '나의 소원' 가운데 세번째 소주제로 쓰신 글이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다. '나의소원' 첫번째 주제는 독립국가다. '내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나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유명한 첫 째 문단은 그야말로 명문이다. 둘 째 문단은 '자유국가'다. 이 또한 명문이다.
세번째 문단, '내가 바라는 우리나라'가 글 제목이고 주제다. 이 글은 국가와 사회를 다루는 큰 이야기를 서정적이고 담백하게 써내려간 명문중에 명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로 시작하는데, 구절구절을 읽다보면 민족지도자 김구가 쏟아내는 구구절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내 마음이 된다.
아이에게 하루에 한번 소리내어 읽으라고 하였더니, 삼일 째 되는 날에는 꽤 잘 읽는다. 내용도 반절은 이해했다.
김어준은 김구를 자존심있는 우파라고 평가했다.
100여권 남짓 비치해놓은 아파트 문고에 갔더니 뜻밖에 '닥치고 정치'가 떡하니 책사이에서 광채를 발하고 있다. 군립도서관에 가면 항상 대출중이라 빌리지 못했는데, 횡재했다 싶어 냉큼 빌리려는데 아파트 문고는 토요일에만 책을 빌릴 수 있단다. 기다렸다가 지난 토요일에 드디어 빌렸다.
김어준 팬덤인 탓에, 책 내용 대부분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도 새삼스러워서 읽기 힘들었다. 귀에 딱지가 앉았는데, 눈에도 딱지가 앉을까 싶어 후루륵 넘겼다. 그런데, 아주 흥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총수가 진보와 보수를 정의한 부분. 책 내용중 유일한 첫출이었다.
김어준은 진보와 보수의 원형질(prototype)을 이성과 본능이라고 했다. 숲 속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원초적 공포에 대응하는 인간의 두가지 반응이 이성과 본능인데, 이성적 대응을 진보라고 이름붙여 하나의 세계관이자 철학적 사상조류로 정리한 것이고, 동물적 반응을 '우'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격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도대체 진보가 뭐고 우파가 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더욱이 알려고도 하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밀리언셀러가 된 대중서적이 진보와 보수의 정의를 이렇게 친근한 어투로 까발리는 것이 국민 정치 의식 함양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됐다.
그런데, 김어준의 프레임에 내 자신이 함몰되어 갈 무렵, 인터뷰어 지승호의 물음 하나가 나를 강하게 일깨웠다. 정치를 오직 공포에 대한 반응으로만 해석해서는 안되는 이유, 그리고 김어준 프레임에 갇혀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이성과 본능으로만 세계를 양분하여 바라봐서는 안되는 이유를 일깨우는 지승호의 물음.
지승호_ 그런데 김구 같은 사람도 우파잖아. 민족주의 이런 건데, 지금 얘기한 동물적 우파와는 대처 방식이 다르잖아. 그냥 굴복하지 않고,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온다고 보는 거야?
그리고 김어준의 답. 완벽한 오해. 무학의 통찰이 아닌, 읽은 척 매뉴얼의 한계.
김어준_ 그게 아까 이야기한 자존심의 유무가 만들어낸 차이지. 나보다 강하지만 머리 숙이긴 자존심 상한다. 그래서 자존심 없는 우는 우파로 불러주면 안된다니까. 그냥 혼자만 살겠다는, 겁먹은 동물이지.
김구가 우파다? 자존심이 있어 우파라 부를 만 한 우파다!
두 사람의 대화는 우리 민족, 국민, 시민, 유권자, 어른과 아이, 남과 여, 노인과 바다 등..., 이 모든 사람들, 한반도와 부속도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비극을 관통하는 불행한 기억상실을 딛고 서있다.
'우리가 볼때 김구도 극우잖아'라는 말이 트랜드가 되다.
그게 기사였는지, 대담을 엮은 책이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오래전 일이다. 진보학자라는 두 사람이 나와서 한 명이 '우리가 볼때 김구도 극우잖아'라고 말하니까 다른 한명이 맞다고 맞장구다. 나 같은 공돌이 엔지니어도 하물며 백범일지를 읽고서 직접 김구를 만나는데, 그 두 학자는, 학자라는 작자가 무엇을 가지고 그를 극우라고 규정하는 걸까? 설마 백범일지를 읽고서 그를 극우파라고 했을까.
김구가 살부회를 극악하다고 평가해서? 살부회는 공산주의 혁명을 위해 만주의 동포청년들이 내 아비를 내 손으로 죽일 수 없느니 서로 아비를 죽여주자고 만들었다는 조직으로 알려져있다. 만주에서 활동했던 공산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에 대해 일지에 언급하지 않아서? 김구가 '나의 소원'에서 "나의 정치 이념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자유다."라고 써놨기 때문에, 그를 극우라고 한걸까? 아직까지도 위대한 령도자 박정희 가카의 가르침 대로 공산주의의 반대말이 자유민주주의인줄 아는 자들이 스스로 학자라고 하지는 않을 것일 텐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김구를 우파라고 한단 말인가.
그 때 두 학자의 대담을 보고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는데, 오늘 지승호가 당연하다는 듯이 김구는 우파라고 선을 긋는다. 또 답하는 김어준도 거침없이 자존심이 있어서 진정 우파라 부를만 하다고 응수한다.
사실 김어준의 정의대로 하면 김구는 좌파다. 좌파스러운 사람이다. 이 글 뒤에 첨부할 김구선생의 글 '내가 원하는 나라'를 읽어보시라. 이 짧은 문장만 봐도 김구가 공포에 본능으로 반응하는 자인지, 이성으로 반응하는 자인지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스스로 극우파라던 안두희에게 저격당한 김구선생을 우파라고 규정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트랜드가 됐다.
김구가 어떤 자인지 모르는 것은 단 한번도 독립하지 못한 한민족의 비극이다.
운동권중 NL은 구 민주노동당의 주류로서 민족해방을 주장하는데 북의 주체사상을 추종한다고 하여 종북이라고 비판받는다. 그리고 그들을 우리사회는 좌파 혹은 극좌파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승호와 김어준은 김구가 민족주의자라서 우파라고 규정지어 버린다. 김어준의 좌파 규정에 따라, 이기적 생존본능을 이성적으로 통제하여 혼자 살기보다 함께 살기를 선택하는 성향을 타고나는 자가 좌파라면, 민족주의는 좌파적 기질 아닌가?
오해하지 마시길. 나는 김구가 좌파라고 주장하려는게 아니다. 김어준이 좌우의 원형질을 발굴해 정의를 내림에도 불구하고 해결안되는 이 혼란의 원인을 말고자 함이다.
일언이폐지하면 김구는 좌도 아니요, 우도 아니다. 우리사회는 김구를 정의내릴 단어를 잃어버렸다. 나꼼수가 비키니 구설수에 오르자 한국사회의 좌우가 모두 한 목소리로 김어준과 주키니, 김감퇴를 마초라고 부를 것 밖에는 그들을 정의내릴 단어를 알지 못하는 비극보다 만배는 불행한 비극이 김구는 우파라는 지식인들의 트랜드다.
잠시 '중용 인간의 맛'을 강의한 도올의 말을 빌려보자. 나꼼수에 출연한 도올은 이렇게 말했다. 기억해서 옮기는 것이니 도올이 한 말 그대로는 아님을 알아주시라.
"우리가 815 해방이라고는 부를 수 있지만, 815 독립이라고는 못 합니다. 독립이라는 말은 스스로 선다는 말인데, 허리가 잘린 사람이 어떻게 혼자 섭니까?"
"중용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가운데를 뜻하는게 아니에요. 그러면 그게 회색분자 밖에 더 됩니까. 중용에서는 집기양단이라고 했거든. 이쪽과 저쪽 그 극단까지도 다 취해서 것을 자기화해서 나오는 그 가운데가 중(中(이다. 그 나온 것을 백성을 위해서 써라(用)"
그들은 무엇으로 우리를 지배하는가?
김구의 정치사상은 독립국가를 세운 바탕위에, 자유를 제1가치로 하는 정치체제를 확립하고, 국민 각자가 '성인(聖人)'이 되게끔 하는 바른 교육을 통해 문화강국을 되어 세계 평화를 이끄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자는 것이다.
김구는 말한다.
"나는 일찍이 우리 독립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하였거니와 그것은 우리 나라가 독립국만 되면 나는 그 나라에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이다. 왜 그런고 하면 독립한 제 나라의 빈천이 남의 밑에 사는 부귀보다 기쁘고 영광스럽고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김구의 첫번째 그리고 두번째, 또 세번째 소원인 '대한 독립'이다.
도올도 그랬거니와, 허리가 잘려 단 한번도 독립을 이뤄내지 못했던 한민족의 근대사에서, 그 독립하지 못한 이유이자, 독립하지 못해 겪는 가장 큰 불행이 바로, 좌-우의 이진법 세계관이다.
일본이 삼천리 금수강산 곳곳에 쇠말뚝을 박아 민족 정기를 말살하려 했다고 하는데, 악독하기로는 세계사의 어두운 이면이 우리의 정신계에 박아놓은 좌우의 대립적 관념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한민족의 뇌속에, 아니 인류의 뇌속에 심어놓은 좌파니 우파니, 공산이니 자본이니 하는 정교한 이념의 매트릭스는 언제고 갈등과 투쟁을 야기시켜 분열하게 만들어 민족의 정기를 뿌리채 뽑아버리는 것이다.
김구는 말한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 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에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중용의 정치를 쉽게 풀어 설명하셨다. 김구 선생.
이 구절 외에도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 모든 구절구절은 한 마디로 중용이다. 대한의 독립도 자유의 정치체제도 높은 문화도 모두 중용의 구체적 구현 설계도다.
좌우를 넘어서, 피안의 세계로,
어서어서 함께 가세
우리모두 함께 가세
도올은 EBS '중용' 첫강의서 서양의 낡은 세계관이 이끌어온 세계질서는 끝이라고 했다. 옳다. 그리면 21세기 보스국가 중국이 새롭게 세계를 선도하게 될터이고, 그러면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고전에서 세계를 이끌어갈 세계관을 발굴해 낼 것이라고 했다. 그럴는지 어떨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우리가 한 발 앞서 중국의 고전을 배워 익혀서 중국사람들 앞에서 먼저 아는척을 해주자고 했다.
틀.렸.다.
어찌 학자라고 하는 작자들은, 지가 배운 학문이 중국의 것이라고해서, 온 국민을 이끌고 중국의 품에 안기려고만 하는가. 아.. 이 식자들의 사대주의, 학문의 권위주의... 왜 남의 것을 자기화 하여 내것이라 하지 못하고 남의 것이라고 하면서 남의 것을 먼저 배워서 남 앞에 가서 자랑하자고 하는가. 취하여 자기화 한 가운데 나오는 것을 써야 할 판에, 내 입으로 남의 이야기를 지껄인다. 그리고 대단한 학문 한답시고 학자라고 한다.
김구의 글을 보라. 중용 책에 쓰여있는 글자의, 문맥의 뜻과 어느하나 일치하지 않는 것이 있는가? 왜 풀어쓰고 구체화해서 떠먹여주면 하찮은 사상취급인가. 우리는 어찌 김구를 자꾸만 잊고, 우파니 하는 엉뚱한 유행어 만들기에 혈안인가. 학문을 한답시고 말이다.
답답하기 이를데가 없다.
우리 학생들에게 읽어도 읽어도 그 뜻도 알 수 없는 어려운 한자를 들이대서 중용을 가르칠게 아니라,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로 쓰여진 김구의 글로서 그 하나하나의 의미를 깊이 음미하도록 가르쳐 중용이라 굳이 이름할 필요도 없는 중용을 가르치면 얼마나 좋은가.
한국 정치사회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는 오직 좌우 이분법에서 나온다. 이것은 서로를 향한 투쟁심을 고취시킬뿐 실제로 나눠지지 않는다. 이성과 본능은 한몸이다. 결코 분리된 적이 없는 하나다. 그러니 서로가 너는 좌빨, 너는 극우꼴통이라고 딱지붙여도 내안에 네가 있고 네 안에 내가 있을 뿐이다.
이것은 그저 정신분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미친놈이 내가 묻고 내가 답하는 식으로 미친짓을 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미친짓이다. 이것이 서양의 리더쉽에 근간인 좌우 이분법 세계관의 실체다.
그러한 정신적 폐기물이 되어 마땅한 이념을 분단되어 독립하지 못한 한민족이 금과옥조라도 되듯이 마음속에 모셔두고 허구헌나 쌈박질이다.
그러니 이제 전혀 새로운 리더쉽이 나올 것이다. 좌우를 넘어 피안에 다다른 리더쉽이 나올 것이다. 그것만이 모든 문제의 근본 해결방안이 될 것이다.
김구 선생님. 땡큐
내가 원하는 우리 나라 / 김구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단련이 이 사명을 달하기에 넉넉하고, 우리 국토의 위치와 기타의 지리적 조건이 그러하며, 또 1∙2차의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이러한 시대에 새로 나라를 고쳐 세우는 우리의 탄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우리 민족이 주연 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이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은 사상의 자유를 확보하는 정치양식의 건립과 국민교육의 완비다. 내 위에서 자유의 나라를 강조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 이 때문이다.
최고 문화 건설의 사명을 달할 민족은 일언이폐지하면 모두 성인을 만드는 데 있다. 대한 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우리의 적이 우리를 누르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고 분해하는 살벌한 투쟁 정신을 길렀었거니와 적은 이미 물러갔으니 우리는 증오의 투쟁을 버리고 화합의 건설을 일삼을 때다. 집안이 불화하면 망하고 나라 안이 갈려서 싸우면 망한다. 동포 간의 증오와 투쟁은 망조다. 우리의 용모에서는 화기가 빛나야 한다. 우리 국토 안에서 언제나 춘풍이 태탕하여야 한다. 이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한 번 마음을 고쳐먹음으로 되고, 그러한 정신이 교육으로 영속될 것이다.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민족의 각원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애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꺽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낙을 삼는 사람이다. 우리말에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부지런하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사람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든 일은 내가 앞서 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네가 좋아하던 인후지덕(仁厚之德)이란 것이다.
이러하므로 우리나라의 산에는 산림이 무성하고 들엔 오곡백과가 풍등(豐登)하며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 동포, 즉 대한 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몸에서는 덕의 향기를 발할 것이다. 이러한 나라는 불행할래야 할 수 없고 망하려 하여도 망할 수 없는 것이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일본의 이번 당한 보복은 국제적, 민족적으로도 그러함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실례다.
이상에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나라의 용모를 일단을 그린 것이어니와 동포 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漢土(한토)의 기자(箕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께서도 우리민족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였으며, 우리민족은 인(仁)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예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는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댄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나도 일찍 황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몸소 국민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 학도들이 한 번 크게 마음을 고쳐먹기를 빌지 아니할 수 없다.
첫댓글 좋은글입니다.이시대에 하나님께 비나이다. 진심으로 가득한 국민이게 하소서...
어준이는 친노의 바람잡이
좋은 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