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MC들의 장점을 한데 모으면 아마 신동엽에 귀착할 것이다. 신동엽은 개그맨 시절부터 인정받아온 탁월한 재치와 순발력, 화려한 언변, 인간성까지 두루 갖춘 전천후 MC로서 톱의 위치에 올랐다. 또 정통 코미디부터 토크와 버라이어티쇼를 지나 이제는 MC 군단 DY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CEO까지 겸하고 있으니 그는 MC, 더 나아가 개그맨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패밀리를 중심으로 제작, 말쑥한 MC로서의 면모와 변태스러운 할머니까지 연기하는 신동엽 특유의 과장된 코미디 연기가 동시에 빛나는 SBS <헤이헤이헤이>는 다재다능한 신동엽의 장점들이 집대성됐다. 다만 최근 급속도로 규모가 팽창하고, <섹스 앤 더 시티>나 <프렌즈> 같은 시트콤까지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DY엔터테인먼트의 경영으로 인해 앞으로는 <헤이헤이헤이>처럼 자신의 역량을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과거처럼 활발한 활약을 보이기는 어려울 듯.
남희석은 대본을 파고드는 노력형이라기보다는 타고난 끼, 천부적인 소질로 승부하는 MC다. 워낙 즉흥대사가 많다 보니 방송에서는 금해야 할 비속어나 외래어 등을 심심찮게 써왔고 비난을 받았던 적도 많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예상치 않았던 그의 폭탄선언을 즐겼다. 최근 KBS <미녀들의 수다>에서는 베트남 게스트 흐엉에게 “흐엉씨는 타도 안 위험해요”라며 밤늦게 택시를 타도 그 얼굴이면 위험하지 않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1999년 이휘재와 함께 <멋진 만남>에서 남희석이 보여주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남희석의 애드리브와 달리, 요즘에는 상당히 얌전해진 것도 사실이다. 비난도 서슴치 않고 자유자재로 끼어들기를 하던 과거와 달리 ‘바른말 운동본부’라도 나간 듯 적절한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또 출연 프로그램도 젊은층 대상의 버라이어티쇼에서 MBC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KBS의 <미녀들의 수다>, 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 등 대부분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작품으로 바뀌었다. 순발력과 애드리브를 특기로 삼았던 지난날의 남희석 대신, 무게 있는 MC로서 도약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남희석이 결혼과 함께 중년 MC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간 것과 달리, 이휘재는 여전히 ‘청춘’이다. 남희석과 함께한 SBS <멋진 만남>,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생극장’ 등으로 당시 개그맨으로서는 유례없이 10대 소녀팬들의 인기를 누렸다. 그 후 그는 지금까지 쭉 젊은 바람둥이 캐릭터를 가졌고, KBS <상상플러스>에서도 여전히 게스트와 ‘나이트클럽’ 이나 ‘작업’이란 단어를 쓰는 ‘이바람’이다. 특히 <상상플러스>에서 이휘재는 적극적인 자기표현과 호감을 주는 깔끔한 스타일로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젊고 재치 있는 이미지는 곧 가볍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특히 작년 <상상플러스>에서 있었던 ‘손가락 욕’ 사건은 이휘재에게 경솔하다는 이미지를 남겼다. 여전히 MC계의 강자이긴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변신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지.
2002 한일월드컵은 붉은 악마를 낳았지만, 2006 독일월드컵은 ‘스타 아나운서’ 김성주를 낳았다. 잘 알려졌듯이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신 KBS에 “날 뽑지 않은 걸 후회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MBC 아나운서로 충성을 다했다. 실로 MBC가 키운, MBC에 의한, MBC를 위한 맞춤형 MC. MBC 특집 프로그램은 거의 그의 독차지. 뿐만 아니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 <불만제로>, 라디오 <김성주의 굿모닝 FM>의 진행을 맡고 있다. 그의 성공요인은 기존 아나운서의 특징을 최대한 허무는 데 있다. 지적인 이미지를 고수하기보다는, 누가 봐도 무리 없는 푸근한 인상과 친화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 2006 독일월드컵 진행으로 쌓인 아나운서로서의 신뢰감에 친근한 이미지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도 아나운서의 반듯한 이미지를 잃지 않는다. 여기에 평소 ‘바른생활 사나이’로 불릴 정도로 절제된 생활은 그를 안티 없는 아나운서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프리랜서를 선언, 든든한 지원자였던 MBC를 떠났다. 전문 예능 MC들과 비교할 때 손색없는 그의 화술, 프로그램을 이끄는 능력으로 볼 때, 그의 말처럼 한 회 출연료 3만 원에 소품준비도 손수 다해야 하는 건 불공평한 처우였던 셈. 먼저 프리선언을 한 강수정에 이어 예능 전문 MC의 롤모델로서 그의 선택이 주목된다.
‘한없이 낮추소서.’ 김제동의 성공전략은 자신을 낮추는 살신성인의 자세에 있다. 김태희의 학벌도, 원빈의 외모도, 노홍철의 속사포 같은 말투도 김제동에게는 없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지닐 법한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것이 바로 김제동의 장점. 주로 특기가 없는 개그맨들이 자신의 얼굴을 희화화하거나, 과장된 행위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김제동은 무색무취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밀고나가는 이색적인 전략을 택했다. 또 겸손하면서도 많은 독서량과 핵심을 찌르는 화술로 이른바 ‘김제동 어록’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지적인 이미지를 갖춰 오락 프로그램 MC면서도 지적이고 깊이 있는 이미지를 가졌다는 것은 김제동의 또 다른 장점. 그러나 그를 스타로 만든 SBS <야심만만>에서는 가끔씩 적재적소에 할 말만 하면 되는 보조 진행자의 위치였지만, 최근 KBS <연예가 중계> <스타 골든벨> 등에서는 그가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한다. 매일 다섯 개의 신문과 자료를 토대로 만든 그의 어록 역시 요즘에는 식상하다. 본인 스스로도 인정한 ‘단독 MC로서는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하기라도 하는 걸까.
개인적으로는 서경석 참 좋아하는데 섹션때도 너무 재밌었고...제대 후에 많이 사그라든거 같아서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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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정신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