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기 하이원배 명인전 결승5번기 2국]
장군에는 멍군으로!
12월 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36기 하이원배 명인전 결승5번기 2국에서 이세돌 9단이 강동윤 8단을 200수 끝에 백불계로 물리치고 1패 뒤 1승을 거뒀다.
의문의 투석이었다. 포석단계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강동윤 8단은 상변접전과 우변 패싸움에서 한 발 물러서며 종반 끝내기 싸움으로 승패를 몰고 갔다. 중반 흑이 조금 당하긴 했지만 초반의 우위가 살아있는 국면이라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던 찰나, 강동윤 8단은 돌연 백기를 들며 항복을 선언했다.
사이버오로 해설의 백대현 6단은 “초반은 흑이 괜찮았습니다. 중반 흑이 상변과 중앙에서 이득을 못 봐 형세가 상당히 미세해졌는데요. 흑이 당하긴 했어도 계가까지 가면 누가 이길지 어려웠던 상황이었습니다. 강동윤 8단이 갑작스레 돌을 거둔 것은 이해하기 힘드네요.”라며 강동윤 8단의 패배시인에 의아함을 던졌다.
바둑TV 생중계 해설을 맡은 조대현 9단 역시 비슷한 감상이었다. 흑이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 미세한 형국에서 강동윤 8단이 계가까지 가지 않은 것에 의문을 내비치며 이세돌 9단의 신승이란 감상이었다.
이세돌 9단이 2국을 승리하며 명인전 결승5번기는 3번기로 압축됐다. 국후 2국에서도 졌으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이세돌 9단은 “강동윤 8단이 충분히 강한 상대이기 때문에 3국을 착실히 준비해야겠다.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며 강동윤 8단의 실력에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기도 했다.
명인전 결승2국까지 총 10번을 싸운 두 기사는 이세돌 9단이 6승 4패로 앞서 상대전적을 한 발 더 벌렸다. 91국을 소화해 최다대국상을 일찌감치 예약하고 있는 이세돌 9단은 12월까지 11판의 대국을 더 소화해야 하는 분주한 연말이 기다리고 있다.
계속되는 3국은 8일 낮12시부터 같은 장소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사이버오로는 이 대국 역시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하며 프로기사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국내 최고 우승상금 1억원을 자랑하는 제36기 하이원배 명인전은 바둑TV가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하이원 리조트와 한국일보가 후원한다. 결승전은 사이버오로와 바둑TV(오후 1시부터), 하이원 리조트 홈페이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 60초 초읽기 3회이며 리그전 1,2위가 결승 5번기로 우승자를 가리는 선수권전이다.
이세돌 9단 짤막 인터뷰 1패 뒤에 1승을 했다. 소감 한 마디 한다면? 1국에선 실력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문제가 있어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꺼림칙하게 지는 바람에 2국에서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일단 한숨을 돌려 다행이다.
2국을 간단히 총평한다면? 초반은 안 좋았으나 그 이후에 잘 풀렸다. 형세를 마지막까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나쁘다 보진 않았다. 상변 모자 삭감(백88) 왔을 때 과감히 손 뺀 것이 아무래도 흑의 실수 같다. 우변 백대마를 놓고 패싸움이 벌어졌을 때도 쌍방 어려운 상황이었다. 흑이 먼저 단수 쳐 응수를 물어볼 기회가 많았는데 그 기회를 놓치고 만 것도 흑의 아쉬움이겠다.
결승전 상대인 강동윤 8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인 느낌이 궁금하다. 충분히 강한 상대다. 실력도 세지만 특히 초읽기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탁월하다. 내가 원래 시간공격을 잘하는 편인데 강동윤 8단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다(웃음).
중국리그를 소화하자마자 명인전 결승2국을 두었다. 피곤하지 않은가? 프로기사에게 많은 시합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3국은 자신 있는가? 1국도 그렇지만 2국에서도 좋은 내용으로 이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걸린다. 자신감도 평소보다 덜한 느낌이고…. 착실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 얻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