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분당, 두산위브더제니스, 파크뷰 등 30층이 넘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분당의 강남’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곳에 들어서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는 총 10개 단지 8000여 가구에 달한다.
정자동 주상복합 단지는 지리적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판교신도시와 마주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판교신도시 분양을 전후로 정자동 주상복합 단지의 몸값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신도시 개발에 따른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지금은 서울 강남의 대표 주상복합아파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실제로 정자동의 대표 주상복합아파트인 파크뷰 71평형은 지난해 11월께 28억3000만원을 호가했다.
서울 강남의 대표 주상복합아파트인 도곡동 타워팰리스 72평형(1차)이 당시 27억50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던 것과 비교해보면 정자동 주상복합 단지의 위상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랬던 정자동의 주상복합 단지가 지금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비 몸값이 2억~3억원이나 빠진 급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주상복합,추가 하락 가능성 높아
“아무래도 보유세 부담이 커지다 보니 매물을 내놓는 분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1가구 2주택자 나 3주택자들이 대부분이죠. 이 분들은 가격이 얼마가 됐던 팔아만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매수세가 있어야 팔죠.”

▲ 서울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요즘 전혀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해 대비 2억원가량 빠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사진은 아이파크분당 주상복합아파트.
정자동 J공인 관계자는 “연초에는 매물도 매수세도 없었는데 지금은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물이 이따금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17억원을 호가하던 아이파크분당 61평형은 현재 15억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파크뷰 71평도 지난해보다 1억~1억5000만원가량 떨어진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매수세는 없다. 파크뷰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지난해 대비 1억원이 싸다, 2억원이 싸다고 하는 말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흥정을 하고, 그래야 지난해 대비 얼마가 싸다고 말할 수 있는데 지금은 흥정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거래가 완전히 끊겨 일대 중개업소들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아예 문을 닫기 위해 사무실을 매물로 내놓은 곳도 많다. 정자동 K공인 관계자는 “우리 집은 중개업소 전문 중개업소”라며 “카페거리 주변에 20여 개의 중개업소가 있는데, 그 중 6~7군데가 매물로 나와 있다”고 전했다.
상가는 귀하신 몸
아파트는 급매물을 중심으로 값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상가는 요즘 몸값이 오르고 있다.

▲ 급매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와는 달리 주상복합상가는 몸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사진은 정자동 카페거리
정자동 주상복합 단지 사이사이에는 주상복합상가를 중심으로 야외 테라스를 갖춘 카페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마치 유럽의 카페거리를 닮았다고 해서 ‘카페거리’라 부르기도 하고, 서울의 대표적 부촌(富村)인 청담동과 닮았다고 해서 ‘청자거리’(청담동과 정자동의 합친 말)라고도 불린다.
이곳 청자거리에는 노천카페뿐만 아니라 수입차 매장과 해외 명품 의류 매장, 고급 레스토랑 등이 즐비하다. 요즘에는 청담동에 매장을 갖고 있는 유명 의류 디자이너들의 분점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때문에 주말이면 서울 등지에서 나들이객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매매가나 임대료나 권리금 등이 계속 오르고 있다.
청자거리 한 가운데 위치한 동양파라곤Ⅱ 주상복합의 경우 1층에 위치한 10평짜리 상가가 현재 평당 45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 상가의 분양가는 평당 1800만원 선이었다. 3년 만에 두 배 넘게 오른 셈이다.
임대료는 1층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1억원에 월 250만원~350만원 선이다. 지난해 이맘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200만원 선이었다. 일년새 두 배가 오른 것이다.
권리금도 1억5000만~2억5000만원으로 상권 형성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꽤 높은 편이다. 정자동 그집앞공인 이난영 대표는 “상권이 이제 자리를 잡아 가는 중인데도 초기에 투자한 분들은 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상가의 경우 아파트와는 반대로 매수세는 있는데 매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