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식판
종편채널에서 주말에 방송하는 한국인의 식판이라는 다큐가 있다. 해외를 순방하며 특정단체의 요청을 받아 구성원들에게 한국식 급식을 제공하면서 그들의 한식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프로이다.
한국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쉐프가 주 요리를 담당하고 몇명의 연예인들이 보조로 출연해 급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실감있게 촬영하고 보여준다. 어제의 방송을 보면서 받은 영감은 똑같은 식품재료를 그들이 익히 알고있던 방식이 아닌 전혀 접해보지 못하던 방식으로 요리하는 한국식 요리법에 대해 감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설교와 연결해 생각을 해본다.
성경본문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다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경미한 전달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본질은 절대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똑같은 식재료를 가지고 각 나라나 요리사에 따라 조리법이 달라질 수 있고 당연히 음식을 접하는 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설교자가 어떤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갖느냐에 따라 해석과 적용이 달라질 수 있다. 요리의 경우도 재료의 본질을 묻어버리는 양념은 좋지 못하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되 더욱 재료가 돋보이도록 만드는 요리법이 그 요리사의 능력이다.
설교자가 청중의 인기를 의식해 지나치게 본문을 넘어서는 해석과 적용을 한다면 그것은 본질이탈이다. 더 엄밀히 표현하면 이단이라 표현을 하게 된다. 친구목사중에 유명한 부흥사가 있는데, 이 친구가 화가를 통해 성경의 중요한 진리를 도표로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나에게 여러차례 말한적이 있다. 마치 예전에 박군의 마음이라는 전도지 처럼 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10여년 후 드디어 비슷하게 성경의 여러 핵심 구절과 교리들을 도표로 만들어 집회때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근래에 JMS정명석이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가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화가들이 그려준 도표식 공부인 모습을 보면서 그 친구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열왕기하6장에 보면 엘리사의 제자들이 건축용 목재를 채취할 때 신학생 하나가 도끼를 빠트린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게된 계기가 있는데, 바로 유대인 랍비출신 신학자의 제자를 통해서 였다. 신학생이 도끼를 빌린 이유는 당시 이스라엘을 점령하고 있던 아람국이 모든 쇠붙이를 거둬들였기 때문이었다. 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려고. 그러니 도끼는 정말 귀중한 존재였다. 배경을 모르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성경의 본질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는 훌륭하다. 똑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도 남들보다 더욱 묵상하여 그 감추어진 참 의미를 꺼내어 전달하는 설교자는 더욱 훌륭한 자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