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오늘 뭐 했니?
하늘이 노을 이불을 덮는 오후, 나나가 아빠와 함께 유치원에서 돌아온다. 그리고 아빠가 묻는다. “나나야, 오늘 뭐 했니?” 그러자 나나는 아빠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아빠, 있잖아요. 그건 비밀이에요.” 아빠가 한 번 더 묻는다. “그러면 우산이랑 장화는 오늘 뭐 했니?” “나나 우산은요. 오랜만에 만난 빗방울이 반가워서 토도독 톡톡 노래를 불렀대요. 장화는 웅덩이랑 찰박찰박 박수를 치고요.” 신이 나서 대답한 나나는 아빠와 나란히 앉아 신발을 벗는다. 그때 아빠가 나나 무릎에 붙어 있는 반창고를 발견하고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그런데 나나 무릎에 공룡들이 앉아 있네. 공룡들은 오늘 뭐 했니?” 이번에는 나나가 어떤 대답을 들려줄까?
아이의 마음을 읽는 대화법
아이들에게도 비밀이 있다. 쉴 새 없이 떠드는 것 같지만, 가끔은 말하고 싶지 않은 날도 또는 그런 일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유치원에서 친구와 다툰 일이나 선생님께 혼난 일 아니면 좋아하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 등 말이다. 그것을 끝까지 캐내려고 묻는 것은 아이에게 부담을 준다. 아이들의 사생활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부모는 아이들의 하루가 어땠는지 궁금하고 때로 걱정도 되기 마련이다. 그럴 때 『오늘 뭐 했니?』 속 아빠와 나나의 소통 방식을 따라 대화를 이끌어 보는 것은 어떨까?
집에 돌아온 아이의 팔에서 아침에는 보지 못했던 상처를 발견했다고 해 보자. 아이에게 어떻게 물어보면 좋을까? “어, 팔이 왜 그래? 오늘 무슨 일 있었니? 혹시 친구랑 싸웠니?” 부모는 당황스럽고 걱정되는 마음에 넘겨짚어 물어본 것일 수도 있지만, 아이는 마치 자신을 채근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사실은 걷다가 넘어진 것일 뿐인데 부모의 민감한 반응에 아이는 자신이 잘못한 것처럼 느껴 입을 꾹 닫아 버릴지도 모른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정작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일마저 행여 혼이라도 날까 숨기고 있다가 더 큰 곤란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팔이 오늘 좀 피곤했나? 평소보다 기운이 없어 보이네.”라는 식으로 대화의 물꼬를 터 볼 수 있다. 좀 더 유쾌하고 능청스럽게 말을 건네며 아이의 하루를 물어보면, 아이 역시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낼지도 모른다. 상상력을 보태어 이야기에 살을 덧붙일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는 진실이 묻어난다. 자신의 이야기를 의연하게 들어주는 부모에게 믿음이 생긴 아이는 사춘기를 겪을 때나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와의 진솔한 대화로부터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의 하루를 되짚어 보게 하는 그림책 『오늘 뭐 했니?』
포근한 글과 그림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오늘 뭐 했니?』는 아이와 아빠의 대화를 통해 아이의 하루를 돌아보는 그림책이다. 책은 노을 속 나나의 집에서 시작해 별빛 아래 나나의 집으로 끝을 맺는다. 그 처음과 끝 사이 아빠가 질문을 던지는 현재 시점의 장면과 나나가 대답을 하는 회상 장면이 번갈아 나온다. 편안하고 차분한 저녁 시간의 집 안 풍경에 이어 활기차고 다채로운 유치원 생활 모습이 반복되어 나타나 책의 분위기를 조화롭게 한다. 이렇게 질문과 대답이 반복되는 구조는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하고, 종이비행기 장면처럼 그림으로 오롯이 인물의 마음을 보여 주는 반복 속 변주를 통해 그림책 보는 맛을 더해 준다. 시간과 빛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색채감 또한 따뜻한 책의 매력을 더해 준다. 책을 읽고 나 또는 가족, 친구의 하루에 대해 사물의 시선에서 이야기해 보는 독후활동을 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오늘 저녁에는 가족에게 서로 말을 건네 보자. “오늘 뭐 했니?”
첫댓글 오늘 뭐 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