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잘들 보내고 계신지요?
저역시 지난9월18일 새벽에 귀향길에 나서서 경남진해에 있는 어머님을 뵈러 다녀왔습니다
새벽 2시에 나서면 차가 없으니 편히 가겠지 하고 집을 나섰건만, 웬걸 그시간에 차들이 몰려
새벽6시까지 엄청난 교통정체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가면서 잘 이용한 덕분에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까지 잘 내려가서 잠시 눈좀 붙이고 아침에 다시 내달려서 오전 11시경 도착했습니다 ^^
시험준비한다는 큰딸은 집에 두고 아들과 함께 내려갔는데 아침나절 배도 출출하고 해서, 마침 밀양을 지나는길에 돼지국밥이 생각나서 고향의 형님에게 급히 타전하여 소개받은 밀양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국밥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생소하고 그리 유명한 음식은 아니지만 부산지방에서는 많은 이들이 즐겨찾는 서민음식이랍니다
네비에 "설봉돼지국밥" 이라고 입력해서 찾아간 곳.
밀양시내 한가운데 쯤 있었는데 옛날 개량주택이지만 외관이 아주 깔끔하고 주방도 리모델링하여 참 정갈해보였습니다
대문도 없는 집. 집안에 들어서자 마음씨 좋은 주인아주머니가 '어서오이소'라고 환하게 맞아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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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걸려져있는 현판입니다 밀양시에서 향토음식으로 지정했네요
아무래도 그냥 돼지국밥보다는 밀양돼지국밥으로 더 유명한 음식이다보니 그럴만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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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걸려져있는 현수막과 메뉴판입니다
국밥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줄 몰랐습니다 ㅎㅎ
특히 지역사회 어르신을 위하는 경로우대특가 현수막은 좀 특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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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을 들어서면 이렇게 넓직한 마당이 나옵니다
예전에 흔히 보았던 여느 가정집마당처럼 정겹고 식당같지 않아보입니다
손님이 아니라 가족으로 맞이하는듯합니다
이곳에서 안내를 받아 지정된 방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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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의 모습입니다
옛날집이라 허름한줄 알았는데 의외로 도배도 깔끔하고 방바닥도 윤기가 날 정도로 청소가 잘되어 있습니다
돼지국밥집에 대한 허름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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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 벽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메뉴판입니다
이 집에서 사용되는 모든 식자재가 국내산임을 알려줍니다
저는 맛평가를 위해서 아들에게는 그냥 돼지국밥을, 저는 수육백반을 시켜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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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하게되면 이렇게 밑반찬이 먼저 나옵니다
반찬 하나하나가 너무 정갈하고 입맛을 돋구어줍니다
특히 저 배추김치, 경상도에서는 그리 많이 사용하지 않는 굴젖김치입니다 강원도 고냉지배추를 사용하여 아삭함이 좋은데다가 양념이 골고루 깊게 베어있고 MSG는 거의 못느낄정도로 아주 독특한 맛. 그 뭐랄까 오래전 어릴적 어머님이 해주신 김장김치의 맛이랄까... 아뭏든 저 배추김치가 이집의 또다른 별미라는걸 나중에야 알게되었지만 꼭 한번 더 먹고싶은 그런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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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제가 말씀드린 그 배추김치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쵤영한거지만 한눈에 봐도 그 식감이 느껴질정도로 양념이 잘 베여진 우리의 전통음식입니다
이 배추김치는 그냥 돼지국밥보다는 수육에 더 잘 어울리는 반찬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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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돼지국밥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와우~ 국물이 다릅니다
부산에서 예전에 많이 먹어봤고, 다른지방에서도 수없이 먹어봤던 그 돼지국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국물이 뿌옇게 나오는 그런돼지국밥이 아닌 아주 잘 우려낸 소머리국밥 같아 보입니다
따로나온 부추겉절이를 적당히 넣고, 소금이 아닌 새우젖으로 간을 맞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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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더 돼지국밥을 좋아하는 아들 진우입니다 아마 6살때부터 먹어보지 않았나 기억됩니다
질그릇에 가득 담겨져나오는 푸짐한 양의 국밥. 저정도 양이면 왠만한 성인도 배부를 정도...
맛있게 한입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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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제가 주문한 수육백반입니다
사기접시가 아닌 질그릇에 소담스럽게 담겨져 나온 수육은 금방 삶아낸듯 김이 모락모락나면서 식감을 자극합니다
예전에 시골에서 잔칫날이나 애경사에서 빠지지 않앗던 그 돼지고기 수육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1인분이라기엔 다소 푸짐한 양인데 장시간 운전에 시장했던 탓에 금방이라도 다 먹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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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한 사진입니다
실감나는 육질을 표현하고자 별도의 사진보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육즙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퍽퍽하지도 않으며,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는 전혀 없습니다
고기와 비계를 적절히 융합된 부위만 골라낸듯한 절묘한 선별
갑자기 행복해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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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돼지국밥 국물입니다
시중에서 흔히 먹어볼수있는 돼지국밥집에서는 저 양념장을 별도로 가미해야는데 이집은 주방에서 아예 양념을 얹어서 가져다줍니다 공개할수 없는 이 집만의 특별한 비법이 숨겨져있는듯...
이 국물또한 새우젖으로 간을 맞춤다음 잘 혼합하여 국물 한숟가락 떠서 천천히 입안에서 그 맛을 음미해봅니다
와우~~~~~
대 ~~~~박
처음 맛보는 정체불명의 오묘한 맛입니다
이건 분명 돼지국밥이 아닙니다
국물이 그렇게 담백하고 고소할수 없습니다
그 맛이 입안에 오래 남아있습니다
오랫동안 가마솥에서 잘 우려낸 육수에다가 적절한 양념과 야채를 곁들인 환상적인 황금비율
혼자 먹기 너무 아깝습니다
한숟갈, 두 숟갈...먹으면 먹을수록 그 오묘한 육수맛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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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주인아주머니가 알려주신 수육먹는 방법입니다
좀 특이합니다
밑반찬으로 같이 들여온 마른김 한장에 밥알 조금, 양념부추, 수육한점, 배추김치,생마늘 한조각, 양념장 등을 골고루
얹어서 입안 가득히 한 입 합니다 천천히 씹어서 넘깁니다 육즙가득 담백한 고기맛이 부추와 더불어 아삭한 맛으로
변하더니 거기에 김의 고소한 맛이 가미되어 훌륭한 맛을 창조해냅니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날수 있을까....
처음부터 끝가지 이 집의 돼지국밥은 뭔가가 특별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밥상이며,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띄워지는 반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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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고 있는동안에도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아직 점심시간이 이르지만 워낙 유명한 집이라 멀리서도 찾아온다 합니다
다른손님들을 위해서 서둘러 자리를 내어 줍니다
앞마당 한켠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반 화초가 아닌 야생화로 가득합니다
장독대 3개를 겹쳐서 조명등으로 활용해 두는 모습도 특이합니다
오래된 기와지붕이 이 집의 오랜 역사를 말해줍니다
주인아주머니 몰래 여러컷 사진을 찍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손님을 내 가족처럼 맞이한다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있기에 작은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묻어나고, 또 그러한 부분이 굳이 말을 하지않아도 손님들이 알아주고 멀리서도 찾아오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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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가정집 마당을 활용하기에 늘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합니다
맞은편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이 집 손님들 주차로 인하여 민원이 많아 약간 떨어진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하고
그 주차비는 음식값 계산할때 주인이 지불해 준다합니다
밀양의 원조 설봉돼지국밥
제가 알고 있는 한 돼지국밥 중의 단연 최고라 할수있습니다
이 집에서 공짜로 먹고 홍보하는거 아닙니다 ㅎㅎ
제가 느끼고, 먹어보고 나서 이렇게 맛있는 집은 정보공유를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서 올립니다
혹시 지방출장이나 여행으로 밀양을 가신다면 꼭 이집을 들러 보시길 권합니다
강심처사가 강추하는 맛집중 한곳이었습니다 ^^
PS: 찾아가는곳 : 그냥 네비게이션 검색창에 "설봉돼지국밥" 이라고 치면 바로 나옵니다
2013년 9월 18일 강심처사의 맛집소개 밀양 설봉 돼지국밥집
첫댓글 사진이 안나와요 ..
배꼽만보여요
사진이 엑박이네요 ㅜㅜ
죄송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올리다보니 잘못되었네요
지금 수정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네 잘보이네요 밀양가면 한번 꼭 들려야겠네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닙니다
그 분은 설봉산님이란 분입니다^^
"상주IC"라는 말에 두 눈이 번쩍... 제가 상주에 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진해라는 말에도 두 귀가 쫑긋... 제가 진해 해군학요에서 후반기 교육(해병564기)을 받았걸랑요.ㅋㅋ 저도 돼지국밥 엄청 좋아합니다. 정구지 팍팍 넣어서 후루룩... 맛있겠네요. ^.^
정구지...ㅎㅎㅎㅎ
진해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해군 나왔는데...ㅎㅎ
ㅋ ㅑ~~~~~
맛이 느껴집니다^^
근데 설봉산님이 은제 국밥집을?~~~ㅋㅋㅋㅋ
설봉산님이 운영하는 국밥집 아닙니다 ㅎㅎ
밀양 돼지 국밥 정말 맛이 있습니다. 밀양에 사는 제가 추전을 합니다
네, 이집은 밀양사람들도 인정하는 집이라 합니다^^
음~~ 맛이느껴 지네요^^...배고프다 쩝
쩌~~~~업 ㅎㅎ
침만 흘리고 갑니다
직접 맛보시면 아마 그 중독성에 못헤어나실겁니다^^
아..맛있겠다..먹고싶네..경상도지방에 많이있죠..피난시절음식이죠 대구에도 엄청많은데 밀양가서 함 먹아봐야겠네요
돼지국밥이 밀양이 원조라고 하더라구요^^
처사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잘계시죠...생생하게 살아있는 기행잘보고 군침만 흘리고 갑니다
네, 오랜만이시네요
가끔 글 올리면서 회원님들과 함께하겠습니다 ^^
먹어보고 싶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