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제는 선수들의 부족한 면에 대한 비난보다는 힘을 실어주고 응원을 보내야할 때인거 같애요...
스포츠저널에 글쓰기 권한이 없다구그래서 여기다 올립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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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의 1승, 16강 진출이라는 것이 우리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과 그들의 실력으로만 달성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들은 이미 자신의 사명을 다했습니다. 또, 세계 16강이란 우리의 염원이 우리들의 기도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하늘에 그 뜻이 닿았을 것입니다.
월드컵 시작을 하루 앞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강호들과 맞싸워 좋은 경기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해외에서도 한국 축구를 달리 평가하는 말들이 외신으로 전해지고 있고, 축구 전문가란 사람들도 우리의 16강 진출에 대해 조심스레 예견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우리를 안심시킬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예전부터 그래 왔듯이 우리 선수들이 최근 보여준 그들의 실력에 약간의 행운이 더해 우리의 숙원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또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월드컵과는 상관없이 월드컵 16강 진출의 가능성에 대해, 한국 축구의 새로운 21세기를 열어준 우리 23명의 선수들의 이름 하나하나는 영원히 기억하고 싶습니다.
김병지
지난 월드컵에서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몸을 날리던 자신감 넘치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어린 친구들을 향한 당신의 따뜻한 미소는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운재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말없이 서있었죠. 당신으로 인해 든든함을 느끼는 이는 비단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만이 아닐 것입니다.
최은성
대표팀의 골문 앞에 당신이 설 자리는 무척 좁아 보입니다. 하지만 전 제 아들녀석에게 말할 것입니다.
최은성 선수는 우리의 골문을 지킨 것만이 아니라,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신의 자리를 성실히 지켜야 한다는 가장 단순하지만 지키기는 힘든 세상사는 도리를 지키는 문지였다고.
김태영
당신의 눈매는 항상 차가왔지만, 당신의 심장은 항상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불꽃처럼 타오를 진정한 전사의 투혼을 기대하겠습니다.
이민성
월드컵 엔트리 발표 이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마음 고생이 무척 심했었나 봅니다. 유달리 당신의 표정이 어둡고 어깨도 쳐져 있는 듯 보입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온 당신, 23명의 월드컵 전사의 일인으로 전혀 손색없는 당신입니다. 가슴 활짝 펴고 당당히 월드컵을 맞이할 자격 충분합니다.
누가 머라해도 당신은 '도쿄대첩'의 주인공 아닙니까?
월드컵이 끝난 후, 검게 그을은 얼굴을 환하게 밝히던 당신의 미소를 보고 싶습니다.
최진철
이제서야 당신이 그간 흘린 땀의 대가를 찾을 기회가 왔군요.
당신이 서있던 어둡고 구석진 그 자리가 이번 월드컵에서 당신의 활약으로 환하게 빛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홍명보
아무도 소리내어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월드컵이 당신의 마지막 월드컵임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더욱 간절히 당신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10여년에 걸쳐 지고왔던 무거운 짐, 이번 월드컵에서 훨훨 떨쳐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당신의 환한 미소로 대신했으면 좋겠네요.
당신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으로 기억되어질 것입니다.
김남일
'널 위해 준비했어.'
월드컵을 앞두고 '준비된 당신'에게 하고픈 말입니다.
박지성
당신의 발은 결코 '평발'이 아닙니다. J리그 보다 더 큰 무대에서 펄쩍펄쩍 뛰어 다녀야 하는 우리 대표팀의 '마당발'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멋진 골세러머니 하나쯤은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린 괜찮지만, 이번 프랑스전에서의 당신의 세레머니는 사진 기자들에게는 최악이었습니다.
잔뜩 긴장하여, 샤터누를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들 앞으로 달려간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서 벌렁 누워 버리면 그들보고 어쩌라고? '황당'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송종국
처음 보았을 때, 당신은 그저 볼을 예쁘게 찰 줄 아는 우리 올림픽 대표 선수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당신이 없는 대표팀은 생각도 못해 보겠군요.
이번 월드컵 이후, 부산 아이콘스의 유니폼을 입고 구덕 운동장을 누빌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주고 떠나겠죠? 그냥 가버린다면 두고두고 원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