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환 시집 『그리움의 다리』
문학사랑 신인작품상을 수상하여 등단한 성실환 시인이 첫 시집 『그리움의 다리』를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이미 컬럼집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 팡세집 ‘겨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내일이면 집지리’ 등으로 널리 알려진 성실환 시인은 원로 목사입니다. 어린 양을 인도하며 평생 설교를 하던 중, 이제 현역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는 분입니다.
= 서평
#1 - <풍랑이 몰아치는/ 죄의 바다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도로 세상을 정화시키는/ 미나리의 굳센 대궁과/ 초록빛 향기/ 몸을 다 태울 촛불 같은 믿음>을 소망하는 성실환 시인의 오롯한 시심을 읽습니다. 흙탕물 속에서도 더러움을 정화시키는 미나리의 속성을 시인은 신앙의 저울추로 표상화(表象化)합니다.
#2 -<봄은 보고픔으로 산야를 덮고/ 꽃은 예뻐함으로 자태를 뽐낸다>는 잠언적 직관(直觀)을 찾아낸 분이 성실환 시인입니다. 그는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시에 담아내는데 성심을 다하는 시인입니다. 특히 <비바람이 지나고 난 뒤 석양은/ 상수리나무에 아스라이 걸려 있다.>고 노래하는 표현에 이르러, 그는 서정시를 써야만 할 운명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3 - 성실환 시인은 기도와 선교에 성심을 기울인 원로 목사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영혼을 맑게 씻은 다음, 자신과 가족은 물론 지인들과 하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와 마주합니다. 목회 현장에서는 은퇴해야 하지만, 하나님을 더욱 경배하며, 그 말씀을 전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일 터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시로 지어 세상 사람들과 나누는 일도 형언할 수 없이 소중한 직분일 터입니다.
#4 - 서정시를 격조 있게 빚는 성실환 시인도 때로는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투영합니다. 「내 곁의 사람들」에서 어떤 이는 유성(流星)과 같은데, 이는 대기권에 들어오면 타버리는 간헐적 발광체의 원관념입니다. 어떤 이는 위성(衛星)과 같은데, 이는 항성(恒星)의 주위를 도는 수성 금성 지구 등과 같은 곁다리일 터입니다. 어떤 이는 혜성(彗星)과 같은데, 이는 꼬리를 달고 타원형의 궤도를 운행하다 멀어지는 별, 갑작스럽고 요란하게 드러나는 성향의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하늘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별,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항성(恒星)을 지향합니다.
― 리헌석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