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 그린빈스 요리-사이드 및 술안주 메뉴
북미 홈파티 상차림은 고기 종류 1가지와 사이드 메뉴 2~4가지 정도로, 우리나라의 손님상 차림 가짓수에 비하여 다소 적은 편인데요. 보통 사이드 메뉴는 샐러드와 함께 당근, 감자, 그린빈, 옥수수콘 등이 상에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소는 보통 찐 후 소금(버터), 후추 등을 뿌려 먹는 간단한 찜을 가장 많이 해요. 그런데 지난달에 손님 초대를 받아 다녀온 캐네디언 가정에서 평소와 다른 색다른 그린빈 요리를 맛본 이후 지인에게 레시피를 나눔 받아 종종 만들어 먹고 있는데요. 평소에 콩을 즐겨 먹지 않은 제 입맛에도 꽤 맞을 정도로 맛있어서 오늘 나눔 하고자 합니다. 껍질콩의 심플하지만 놀라운 변신을 함께 보러 가볼까요?^^
1. 재료 준비
재료: 그린빈(껍질콩) 450g, 버터 1큰술, 생크림 우유(지방 34~36%) 1/4컵, 파마산 치즈 4큰술, 소금, 후추, 넛맥(nutmeg, 옵션)
2. 그린빈 손질하여 데치기
깨끗하게 씻은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세요. 저는 줄기 쪽의 꼭지에 달린 딱딱한 부분을 살짝 자른 후 1/2로 잘랐어요.
끓는 물에 손질한 껍질콩을 넣고 소금 1작은술을 넣어 준 후 뚜껑을 연 상태에서 끓여 주세요. 그린빈 요리의 성공은 부드러우면서 아삭하게 씹힐 정도의 식감이 될 때까지 데치는 것이 관건이에요. 저는 450g 껍질콩을 데치는데 5~6분 정도 걸렸어요.
3. 크리미 소스 만든 후 섞기
데친 껍질콩의 물기가 빠지는 동안 데칠 때 사용한 냄비에 소스를 만들면 되는데요. 냄비에 버터 1큰술을 녹인 후, 생크림 1/4컵과 파마산 치즈 2큰술을 넣어 준 후 저어 주면 걸쭉한 화이트소스가 완성됩니다. 냄비에 온기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총 2분도 걸리지 않아요. 넛맥(nutmeg)이 있다면, 1작은술 넣어주면 더 고소해집니다.
크리미 소스가 만들어지면 물기를 뺀 껍질콩을 넣고 소스가 골고루 묻을 수 있도록 섞어주세요. 만약 간이 싱겁다면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춰 주세요.
4. 파마산 치즈와 후추 뿌리기
그릇에 완성된 껍질콩을 담은 후, 파마산 치즈 2큰술과 후추를 갈아서 뿌리면 완성이에요.
씻는 것부터 완성하기까지 총 2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북미 국민 사이드 메뉴가 완성됐어요. 가족끼리 나누는 크리스마스 이브 홈파티를 위해 사이드 메뉴 중 하나로 만들었어요.
크리스마스 이브 홈파티
디너파티를 위해서 폭죽처럼 터트려서 오픈하는 사탕 모양의 선물인 크리스마스 크래커도 준비했어요. 크리스마스 크래커는 19세기 후반부터 내려오는 영국의 크리스마스 전통문화로 수 세기 동안 이어진 영국 식민지를 통해 캐나다에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요. 크리스마스 크래커(Christmas Cracker)의 유래와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북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는 전통적으로 칠면조(turkey)를 구워 먹어요. 작년 크리스마스 디너파티에 지인을 초대하여 칠면조 요리를 만들어 먹었어요.
올해 크리스마스 디너파티는 가족끼리 단출하게 지내기 때문에 덩치가 꽤 큰 칠면조 대신 닭을 구웠어요. 오븐에 닭, 알감자, 단호박을 함께 굽고 있는데 준비한 음식의 색깔이 비슷한듯해 그린그린한 껍질콩 요리를 후다닥 하게 되었네요.
평소에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데 코폴라(Coppola) 와인 한 병을 선물 받아 분위기 낼 겸 잔에 따라 보았어요.
크미리 그린빈스 사이드 메뉴를 주메뉴처럼 정말 맛있게 먹었네요. 약간은 퍽퍽할 수 있는 닭고기와 단호박, 감자 요리에 촉촉함을 더해줘 잘 어울렸어요. 평소에 껍질콩을 잘 먹지 않은 사람도 고소한 생크림 우유와 짭조름한 파마산 치즈 맛에 즐겨 먹을 수 있는 요리인 듯해요.
캐나다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영화나 하키 경기를 보거나 각종 보드 게임 및 퍼즐을 즐겨 하는데요. 저희도 식탁을 정리한 후 지하로 내려가 가스 벽난로를 켜두고 <나 홀로 집에 2>와 <라라랜드>를 구입해 재미있게 봤어요. 이미 본 영화를 돈 주고 사서 다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종종 있는 일입니다.^^;; <나 홀로 집에 2>는 <나 홀로 집에> 시리즈를 처음 본 딸에게 저희 어릴 적의 크리스마스 추억을 공유하고 싶어 25년 만에 다시 봤는데, 영화 배경이 뉴욕시티라서 미국 동부 여행 때 딸과 함께 실제로 봤던 거리와 건물들이 영화 속에 나와 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어요. 또한, 영화 속에 깜짝 등장했던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 9.11테러로 없어진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의 예전 모습도 볼 수 있어 새로웠어요.
크리스마스이브는 집에서 따뜻하게 보냈지만, 내일 눈보라(snow strom) 특별 통보에 이어 이번 주 내내 최저 기온이 영하 25~30도까지 내려간다고 해서 호텔 예약을 취소할지 말지 무지 고민하고 있네요. 이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가족과 함께 따스한 추억 만들며 남은 연말을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