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어떤 수필 하나를 보았다.
'한국 국보문학' 2019 년 5월호(발간 예정)에 전송한 원고이다.
회원은 '작가태산'.
문학카페에 가입한 회원은 거의 다 작가다.
스스로를 '작가'라고 치켜세운 회원은 지금껏 없었다고 본다(내 경험에는).
자기 이름으로 활동하고, 더러는 이름 앞에 아호(호, 택호 등)를 붙이기는 한다.
나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 어떤 직장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다.
당시에는 신분노출을 꺼려해서 인터넷 개인 카페에서는 닉네임으로 활동했지만 퇴직한 뒤인 지금에는 본명으로 활동한다.
별로 활동하지 않는 카페에서는 닉네임은 지금도 그대로 놔뒀지만 활발하게 활동하는 카페에서는 본명으로 바꿨다. 구태여 나를 감출 이유도 별로 없고, 또 떳떳하게 활동하고 싶기에.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옛말이 있다.
보리, 밀은 익으면 고개(나락)를 빳빳하게 쳐들기는 한다.
비록 널리 알려진 작가라도 이 카페에서는 조금은 겸손했으면 싶다.
고개 숙이면 문지방에 머리 부딪칠 일은 없기에.
자기 이름이면 누구인지를 더욱 쉽게 알아볼 수 있을 터.
1.
어제 남해안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여행 다녀온 아내는 '큰아들 내외가 주중에 여행 간다며 며칠간 손녀 손자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시골 다녀오려고 생각했던 나는 아뭇소리도 하지 않았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속은 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아내는 '손녀 손자가 이번 주에 오는 게 아니고 다음 주에 온답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일주일 뒤에 돌봐 준다고 하니 다행이라서 나는 말을 꺼냈다.
'그럼 내일... 시골 다녀오지.'
'그럽시다'
이 대답을 듣고서야 내 얼굴살이 펴졌다.
지난해 11월 시사(시향)에 참가하려고 시골에 내려갔다가 시골집에서 며칠간 머물렀다.
11월 15일에 서울로 도로 올라왔으니 고향집을 비운 지가 무려 5개월이 더 지난 요즘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무창포나들목을 빠져 나오면 바로 코앞에 있는 마을이다.
시골 텃밭에서는 할 일이 잔뜩 있을 터.
오랜만에 손에 흙을 묻히면서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며칠간이라도...
방금 전, 시골에서 전화가 왔다.
동네사람이 '언제 내려올 수 있으십니까'를 물었다.
나는 '내일이나 모레에 내려간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늦가을 606지방도로 확장공사로 도로 아래에 있는 논이 토지수용되어서 조금 줄어들었다. 기존의 지하수용 전신주를 철거했기에 이번에는 새로 전신주를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이래저래 일거리만 잔뜩 생기는 시골이다.
서낭당 앞산에 있는 선산에 들러서 십여 대의 조상 무덤도 둘러보고, 어머니 아버지의 합장 무덤에도 절을 올려야겠다.
시간이 나면 무챙이 갯바다에 들리고, 대천어항에서도 갯바람을 쐬어야겠다.
읍사무소에 들러서 지방도로 확장으로 편입되었던 토지수용 절차도 확인해야겠다.
바깥나들이는 나를 또 긴장시킨다.
바쁘게 활동하고 싶기도 하고...
2019. 4. 17. 수요일.
첫댓글 예술분야나 문학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닉네임이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어린 사람에게 이름을 불리우면 참 듣기 거북하지요. 제가 속해 있는 모임에는 이름을 안 부르고 닉네임을 부릅니다. 자기 작품에도 이름보다 닉네임을 씁니다. 그런데 우리 문우협회에선 서로가 피차 모르니까 본명을 사용하도록 회장님이 공지하셨습니다. 이름 앞에 닉네임을 써서 회원이 알도록 하면 나중에는 닉네임으로 통할 수 있겠지요. 다른 모임에선 저를 부를 때 한빛 이라고 부릅니다. 임정민 하고 부르면 별로 듣기 안 좋아요.내가 나를소개할 때 임정민 수필가, 임정민 시인, 한다고 이상할 게 없다고 봅니다만.
댓글 고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태산'은 지나치지 않나요?
자기 이름을 숨기고 감춰야 할 만큼 무슨 비밀이라도?
우리 카페에 '지당'이라는 닉네임을 쓴 분이 있지요.
인터넷으로 '지당'을 검색하니 '김용...' 씨가 뜨대요. 시, 수필 등을 쓰는 문학인.
그의 글 몇 개를 읽다가는 이게 아닌데 싶대요. 우리 카페의 내용과는 사뭇 달라서...
다음 날에서야 우리 카페의 '지당' 글을 한참이나 검색했더니 '김용...'씨가 아닌 '이...'로 나오대요.
세상에나.
자기 이름을 쓰면 금방이면 남들이 알아보는데 왜 구태여 본명을 숨겨야 하는지...
@최윤환
어느 카페에서 임 선생님을 '임정민'라고 직접 이름을 부르는 회원도 있어요?
이름 뒤에 ' ~ 씨', ' ~ 선생님' 등의 별칭을 붙이지 않나요?
저를 부를 때 '최윤환'라고 부르면 저도 고개를 갸우뚱 할 겁니다. 친한 친구 사이에는 '윤환'이라고 부르지만...
사이버 인터넷 공간은 불특정 다수인이 참여하기에 ....
닉네임으로는 전혀 누구 누구인지를 알 수 없지요.
닉네임보다는 자기 이름으로 활동했으면 합니다.
죄를 짓지 않았으면 떳떳하게 자기 이름으로 활동하는 게 예의가 아닌가요?
불특정 다수인이 참가하는 사이버 공간인데 이름 뒤에는 '씨', '선생님' 등을 붙여야겠지요.
@최윤환
예전에 어떤 4050대의 카페에서 활동했지요.
카페에서 회원 글을 모아서 책을 해마다 발간했는데 대부분 닉네임으로 글 썼지요.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책을 읽으면 닉네임뿐이라서 누가 누군인지를 전혀 모르지요.
또 저처럼 활동이 적은 회원들은 닉네임으로는 구별하기 힘이 들지요.
저는 닉네임을 썼고, 닉네임 뒤에는 ( )을 열고는 이름 석 자를 넣었지요.
구태여 자기 성과 이름을 감추고, 숨겨야 할 무슨 특별한 사유라도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