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이곳 카페에서 워낙 많은 도움을 받았던 터라
제 수술이 잘 완료가 되면 꼭 저도 은혜를 갚으리라 마음먹었는데...
다행히 큰 무리없이 모든 게 마무리 되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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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 2003년 KMI 건강검진을 통해 종양 발견. 삼성서울병원에서 세포검사 결과 양성 판정.
진행 : 2004년 초음파를 통한 재검진(삼성서울병원). 2005년 초음파 재검진(삼성서울병원).
2008년 초음파 재검진(당시 목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혹이 커짐을 느껴 병원을 갔는데,
삼성서울병원에서 "혹이 많이 자라긴 했으나 더 지켜보자"고 함.)
수술 결정 : 2011. 3. 목에 불편함이 느껴져 다시 삼성서울병원을 찾으니
"세포검사 한지 오래된 거 같은데, 세포검사 한 번 해보자." 고 해서 검사받았고,
검사 결과를 보더니 "사실 2008년에도 여포성이 의심되었다. 내시경으로 반절제 수술을 하자."고 함.
검사 결과, 왼쪽에 4cm가량의 혹이 있는데, 여포선종이라고 함.
2011. 4.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남세브란스 박정수 교수님께 재검진 받음.
역시나 수술하자시면서 내시경이 아닌 직접 절개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함.
"얼마 전 비슷한 환자를 내시경으로 하는 바람에, 암이 세포막으로 전이된 걸 알면서도 전절제를 못하고,
재수술을 해야했다." 면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내시경 수술을 받을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직접 절개 수술을 받을지 오랜 기간 고민
(제가 고민돼서 올린 글도 카페에 있음)
결국,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절개술 하기로 결정함.
수술과정 : 5월 29일(일) 입원, 5월 30일(월) 수술, 6월 1일(수) 퇴원 (3박 4일 일정)
(1) 입원 첫날(수술 전날)
오전에 병원으로부터 6인실 배정되었으니 오후 2시~4시 사이에 입원 수속 밟으라는 문자가 옴.
목욕을 한동안 못할 것을 대비, 목욕탕에 가서 목욕.
오후 3시경, 입원 수속 밟고 6인실에 입원.
수술 동의서 등의 서류에 동의 서명 후 제출하라는 내용 전달받음.
항생제 부작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주사 맞음.
오후 6시경 병원에서 주는 저녁 식사. 밤 12시 이후에는 금식하라는 지시 받음.
내일 갑상선 수술할 환자 몇명을 대상으로 한 간단한 브리핑 받음.(레지던트로 짐작되는 의사를 통해)
오후 7시경 강당에 집합, 마취과 주재로 내일 수술할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취 관련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함.
(2) 입원 둘째날(수술 당일)
새벽에 잠이 깸.
아침 6시경, 간호사가 와서 오늘 첫 수술이니 준비하라고 함. 속옷을 모두 벗고 환자옷만 입으라고...
7시경, 누군가가 데리러 옴. 그 사람을 따라서 2층(?)으로 내려가 침대에 누우니, 의사가 와서 웃옷 벗을 것 지시.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채로 다른 방으로 이동. TV에서만 보던 수술대가 보임.
수술집도의(박정수 교수님)가 들어와 목의 어느 부분을 절개할지 내 목에 표시함.
다시 눕히더니 왼쪽 발을 침대에 묶고, 오른 팔에 주사를 놓음. 그뒤로는 기억이 전혀 안남.
눈을 떠보니, 회복실.
목이 아프고 어질어질하고, 이곳저곳에서 바이탈사인(띠띠띠띠~ 소리)이 들리고,
수술을 마친 환자들의 신음과 바쁘게 움직이는 의사들 소리에 오히려 불안해짐.
누군가가 사는곳을 묻더니 대답하자, 컴퓨터에 입력한 후, 인터폰으로 병실로 이송할 것을 지시.
회복실에서 30분~1시간 가까이 있었는데(5분마다 혈압을 재기 때문에 시간을 가늠할 수 있었음),
그 시간이 가장 고통스러웠음.
회복실에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을 무렵, 나를 병실로 이송해감.
병실에 도착해서 시간을 물어보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수술하러 내려간 게 7시 30분, 수술 시작한 게 8시경, 회복실로 나온 게 10시쯤이니
수술시간은 2시간 가량으로 짐작.
병실에 돌아와 잠시 후 물을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먹음.
곧이어, 점심 식사를 함.
담당 간호사가 "반절제를 했으며, 수술 부위도 아주 작다."로 말해줌.
진통제 하나 맞고, 수액 하나 맞음. 피주머니(배양액)도 꽂지 않음.
통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참을만함.
목 주변에 가끔 경련이 일어나고, 어깨가 몹시 뻐근한데
수술 부위가 잘못될까봐 겁이 나서 움직이지도 못함.
오후 4시쯤 박정수 교수님이 직접 오셔서 수술 후 상태를 체크하고 가심.
수술 중 간이조직검사에서는 암이 아닌 걸로 나왔다고 말씀해주심.
(3) 입원 셋째날(수술 다음날)
수술 끝나고 살만 하니 병원생활이 지루해짐.
간호사가 와서 "환자처럼 이 정도로 수술할 거 같으면 할만 하다."면서
제 수술이 무척 간단했음을 알려줌.
아침 8시 넘어서 박정수 교수님이 들르심.
병원 식사는 고칼슘식(우유, 멸치, 두유 등)으로 나옴.
혈압 체크 등 하면서 신지로이드를 식전에 먹으라면서 병원에서 줌.
목운동, 어깨 돌리기 등 간단한 운동 시작하고,
병원 주변 산책함.
(4) 입원 넷째날(퇴원)
새벽에 기상. 아침 7시쯤 신지로이드 주면서 혈압 체크.
7시 30분쯤 아침 식사(역시 고칼슘식)
오전 8시 20분쯤 박정수 교수님이 회진 오심.
집이 어디인지 물으시고는 퇴원해도 되겠다고 하심.
병원비를 정산하니 90만원 정도 나옴.
퇴원 후 정밀조직검사 결과 받으러 갈 때 비용 추가된 것을 합하여
모두 110만원쯤 나옴.
(6인실, 4일 입원, 반절제에다 피주머니 등 특별히 처방받은 약물도 없어서
병원비가 생각보다 훨씬 적게 나왔음)
퇴원 후 외래 : 정밀조직검사 결과
간이검사에서는 암이 아닌 걸로 나왔다지만,
정밀검사에서 암으로 판명난 분의 사례를 카페에서 여럿 봤던지라 걱정이 컸습니다.
암으로 판명되면, 항암치료 등은 둘째치고,
재수술해서 앞의 과정을 다시 반복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하더라구요.
수술한지 2주후쯤인 어제(6. 14) 외래에서 박정수 교수님을 뵈었더니,
암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한시름 놓았습니다.
제가 오른쪽에도 아주 작은 결절이 있어서
"혹시 나중에 이 혹도 커져서 저 다시 오른쪽도 수술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했더니
박정수 교수님께서 "내가 안하게 해줄게.." 하시더군요.
위로 차 하신 말씀이었겠지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집이 어디인지를 물으시더니, 피부과 치료를 받겠냐고 하셔서 받겠다고 했더니
피부과로 전과시켜 주셨습니다.
외과인 박정수 교수님으로부터는 '메피폼'이라 불리는 흉터개선 반창고를 받았고,
피부과 선생님으로부터는 '더마틱스"라고 하는 흉터치료용 연고를 받았으며,
갑상선센터는 3개월 후에 진료받기로,
피부과는 3주 후에 흉터 상태를 다시 보기로 예약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상입니다.
** 준비물 **
- 빨대(필수)
- 500ml 물통 : 아예 빨대가 꽂힌 채로 된 작은 물통을 준비하면 가장 좋을 거 같습니다.^^
- 속옷 : 2~3벌이면 충분.
- 손수건 : 수술 후 산책 시 두르고 다니기에 요긴함.
그 외에...
물컵, 간단한 세면도구, 화장품 등 각종 물품은
있으면 편리하겠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그럭저럭 지낼만 합니다.
저는 준비를 철저히 하는 성격이라 굉장히 꼼꼼하게 다 챙겨갔는데,
병실에 누워있으니 필요한 것도 별로 없고,
많이 챙겨가봐야 나중에 짐만 되더군요.
보호자용 침구도, "환자가 추워하니 이불 하나만 더 주세요." 하고 얻어서 덮으면 될 듯 합니다.
샴푸 가져가봤자 머리 감을 엄두도 안나고,
화장품 가져가봤자 수술 다음날까지는 세수할 엄두도 안 납니다.^^;
** 기타 주의사항 **
1. 변비
저에게만 해당하는 특수한 경우인지는 몰라도, 저는 변비 때문에 정말 크게 고생했습니다.
오죽하면 수술보다도 변비 때문에 죽을 뻔 했다고 말했을까요...ㅠ
식사량 적고, 운동량 적고, 마취까지 한 직후라서 그런지 몰라도
퇴원 후 집에 와서 처음 화장실을 갔는데, 변비라서 화장실에 8시간을 꼬박 앉아있었고,
관장약, 변비약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소용없어서 결국 장 청소하는 약(대장 내시경 검사할 때 먹는 약) 먹고서 겨우 해결하고
밤새 설사하고 다음날까지 고생했습니다.ㅠ
변 볼 때 수술 부위가 터질까봐 힘을 못주다 보니 더 힘들었던듯 합니다.
수술 직후부터 물 많이 드시고, 섬유질 들어간 거 많이 드셔서 저처럼 고생하는 일 없으시길....
2. 목 당김 현상
제가 겁이 워낙 많아서 수술 부위 잘못될까봐
수술 직후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다시피 하고 꼼짝도 안했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음식물을 삼키거나 침을 꿀꺽 삼키려면 상당한 불편을 느낄 정도로 목당김 현상이 심합니다.
어제 병원에 정밀조직검사 결과 보러갔을 때 말을 했어야 하는데,
저는 누구나 다 그런 줄 알고 & 반창고 붙여서 그런 줄 알고...
진료 때 말을 안했습니다.
목 당김 현상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아서
어째야 할지-세브란스병원에 다시 가봐야할지, 동네병원이라도 가야할지- 걱정입니다.
3. 칼슘부족 현상
제가 지지난 주 수요일(6.2)에 퇴원해서
지난 주말 전(6. 10)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커피도 맘껏 마시고 특별히 고칼슘식을 챙겨먹지 않았는데,
지난 주말부터 눈떨림 현상이 생겨서
커피도 끊고 고칼슘음식 챙겨먹으려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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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고 많으셨네요~~ 저도 박정수 선생님 환자라 .... 후기만 읽어서 그 분위기가 눈에 선합니다 ㅎㅎ
암이 아니라니 정말 다행입니다 여포성은 암이든 아니든 일단 수술을 해서 조직검사를 해봐야 정확하게 판정이 되더라구요
앞으론 별일없이 더 건강하게 쭉~~~ 행복하세요 그리고 조금 지나면 커피 마셔도 상관 없습니다 뭐든 너무 가리지 말고 골고루 잘 드세요 화이팅 ~
수고하셨습니다...투병기를 잘 써주셨군요...근데 제목에 "갑상선암 여포성 종양...."으로 수정해 주시면 검색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수술도 잘 마치셨고 암이 아니라니 축하드려요 건강관리 잘하시고 회복 잘 되시길 바랍니다
와~ 부러워요~ 저도 그분께 수술받으려고 대기중인데.. 떨리고..저도 암이 아니었음 좋게써요~ 암튼, 추카드려요~^^
수고 하셨어요 ,, 암이 아니여서 참 좋으네요 ,, 건강 잘 챙기셔요 ^^
암이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고생하셨어요
애 많이 쓰셨어요. 그리고 부럽습니다. 저도 오진이기를 바라지만... 앞으론 건강하게 생활하셔서 이번이 마지막 경험이었기를 바랍니다.^^
추카해요 저도 여기서 수술받은지 일주일되었네요 외래진료때 암이 아니라고 나왔으면 좋겠어요.. 정말..ㅠㅠ 앞으로 동위치료받을걸생각하니 깜깜합니다..
저도 여포성이라.. 중정님 같은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지금은 더 많이 좋아지셨겠죠?
추카드려요 저두 암이 아니기만을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