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그녀를 떠올리면 상냥함이라는 단어가 같이 떠오른다.
그동안 코로나로 못 만난 지도
어언 3년이 되니
그냥 단톡방에서
좋은 글을 공유하거나
자잘한 소식들이나 나누고 지내는데
오늘 전화를 걸어왔다.
총무이기도 하니 한번 모이자는 이야기를 꺼내려는가 싶었으나
상냥한 그녀의 안부전화였다.
내 카톡 프로필의 사진을 관심 있게 들여다본다고 하니 고마웠다.
사십 대부터 만났지만 몸이
한결같이 날씬하여
고터에서 싸게 사입은 면 원피스도 진짜 잘 어울린다.
직장과 가사를 악착같이 하는데 어른들의 말투를 빌리자면
엉덩이가 가볍다고 하나 재바르다고 하나 부지런하다고 하나
컵 쟁반 하나도 남 먼저 치우고
모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집에서도 퇴근 후 밤 11시까지
거실 바닥을 걸레로 닦고 나서야 잔다니 군살이 붙을 틈이 없기도 했다.
거기다가 남편은 부인에게
엄지 척을 해주며 자기 아내를
낳아서 보내준 장모님께
너무너무 고맙다고 한다고 살짝 자랑하는데 귀여웠다.
그만큼 큰 칭찬이 어딨겠는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말씨에다
늘 웃는 모습이 상냥스러움을 더했다.
올해 70세인 남편은
건설분야의 자격증이 있는
공대 출신이라 이직도 돈 벌러 오늘도 멋진 차림으로 출근을 했고
"누가 저이를 70으로 볼까."
하며 흐뭇하게 배웅했다고 한다.
요즘은 같은 아파트의 같은 라인으로 친정부모님 곁에 산다고 했다.
70대에 멋지게 늙어가시는 두 분을 뵌 적은 있으나
지금은 96세 94세라고 했다.
놀라워하니
"우리도 70이잖아요."
한다.
예나 지금이나 친정부모님
두 분의 손발이 되어
운전해드리고 시중 드리며 여전히 착한 맏딸 효녀로 잘 살고 있었다.
그런데 누구에게나 착하고 상냥스러운 그녀도
고부갈등에는 무너졌다.
신혼 때부터 함께 산 시어머니
젊은 시절에야 애들도 봐주시고
참고 살았지만 40대 중반에 우리가 만났을 때부터 너무 싫다고 했다.
뇌혈관으로 첫 번째 쓰러지시고
한번 더 쓰러지시면 돌아가신다고
의사가 말했다는데
출근길에 손을 허우적거리는 시어머니의 방문을
닫고 나와버렸다고 한다.
그날 혼자서 약국으로 가셨다가 약국 문 앞에서 쓰러지시고 그만 돌아가셨다.
그 집 시어머니도 참 불쌍했고
며느리도 퇴근하는 집이 내 집이 아니라 다시 출근하는 기분이고
한 공간에 사는 게 힘들다고 했다.
인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그녀의 상냥하고 착한 인성을 훤히 아는데
여자들에게 넘을 수 없는 그 벽은
고부사이가 아닌가 싶었다.
첫댓글 그렇군요 그렇게 상냥하고 솔선수범하는
분도 고분간의 갈등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래도 돌아가셨으니 이제 좀 나을까 싶어도
사실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만 남지요
살아생전에 잘해 드릴것을 하고 말입니다
사는게 그런가 봅니다 사는게 뭔지 말이지요
글 잘 보고 갑니다
맞습니다.
예전에는 맏며느리는 본가에서 시집살이를 했고
견디기가 남자들 군대생활처럼 힘들었을걸요.
좋은 저녁시간이 되시길
저도 시부모님 두분다 모시고 살고 하늘로 소풍 보내 드렸지만
젤 힘들땐 병간호 부터 돌아가실때 까지이더군요
세월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하늘을 우러러 떳떳한거 외는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해 봅니다
참으로 예쁜 며느리
대단한 함빡미소님
하늘을 우러러 떳떳하기가 쉽지않은데
수고하셨습니다..
손주들 길러주신 것만 해도 평생 참 고마운 일인데 며느리가 참 독하네요.
원칙적으로 하자면 남편을 잘 낳아 길러준 것이 제일 고맙고 손자들을 돌봐주신 것도 고마운 분이지요
그런데 이론은 그러한데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한집살이는 우리시대에
참으로 어려운 실천덕목이니
맏며느리 기피사항이었고 행복하지못했지요.
요즘이야 현명한 시어머니들이 되도록이면 함께 안 살려고하지요.ㅎㅎ
즐거운 주말아침 행복하세요.
제 와이프도 저도 자식들과는 절대 같이 안 산다고 하지요. 같이 살자고 빌리도 없지만 빌어도 안 간답니다. 돌아가신 제 어머니와 와이프의 고부갈등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20년이 지났음에도 가끔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분함에 눈물을 비치기도 하지요. 글을 참 잘 쓰십니다.
여자들의 속좁음을 탓하지않으시고 이해해주시는 남자분은 부처님이십니다.ㅎ
어머니들의 아들 사랑이 얼마나 깊은데
며느리가 마냥 곱겠읍니까만
진정한 자식으로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세상이 되길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만가지 칭찬에도 한가지 흠은 있다지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애들 봐준 고마움 보다 더큰 뭔가가 있을려나
긴병 효자 없다는말도 있긴 하지만요
그러게요.
완벽한 인간이 없듯이
가냘픈 몸매로
항상 일하려는 기립자세가 체질화되어있는 그녀는
시집살이의 덕택인가도 싶었어요.
그런 딱한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라
행복을 누리는 모습에 박수 보냅니다.
상냥하고 날씬하신 안단테님도 함께
연상됩니다.ㅎㅎ
사십에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그런 좋은 친구가 있다 함은 축복 임니다
앞으로의 남은 여생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가면서 오직 건강하고 해피 만땅한 삶 되셈
ㅎ 오늘도 덕담을 놓고가시려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직장내 또래모임을 만들었더니 세월이 그리 흘렀군요.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멋지고 예쁜 여자네요 ᆢ 행복하게
잘사시는 법을 아시는 분입니다
그런 것 같아요.
소나기가 온 후
좀 덜 덥네요.
즐거운 토요일 되십시오.
오랫만에 멋진 여자에 대한 고운 글을 봅니다.
요즘은 시집살이가 없어져 너무 다행인 것 같습니다
경제가 넉넉히 잘 돌아가는 세상 덕인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아유, 낭만선배님
너무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잘 계시는지 궁금할 때가 있어요.
이렇게 소식을 주시니
감사해요.
그렇습니다.
시집살이가 없어진 세상은
여자들의 쾌거입니다.ㅎ
오늘도 평온하고 편안한
일요일이 되세요.
낭들한테 잘해보여도 부부관계 고부
관계는 또 다른 일면이지오ㅡ ᆢ
다 지나간 이야기입니다.
오늘 웃는 사람이 제일 행복합니다.
함빡 웃는 하루가 되세요.
민정님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랑은님
삶방을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시간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