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씨는 1년을 통틀어 며칠 있을까말까
하는 좋은 날씨다. 찬란한 햇볕과 맑은 시야
한라산도 선명하게 보이는 날이다. 밝은오름에
가 보았더니 추자도와 다도해의 섬들도 손에
잡힐듯이 보였다.
이렇게 따뜻한 날씨에도 모인 친구는 고작
여섯명. 그래도 요즘 성적치고는 좋은 편이다.
오랫만에 운공부부가 나오고 남산댁도 솔로로
참석했다.
여기는 한라수목원 주차장이다.
밝은오름(제주시 해안동)
처음에 찾아간 곳은 밝은오름. 신비의 도로
서쪽에 있는 축산마을길을 따라 직진한 후
월산남로와의 만나는 곳에서 좌회전하여 조금
올라가니 사진에 보이는 해안공원묘지 표지석이
있고 바로 옆에 산화경방초소도 있다. 부근은
전부 묘지가 조성되어 있어서 오름 같은 느낌이
없다. 좀 더 가서 위성지도에 표시된 곳을 찾아
보았지만 오름 같지가 않다. 다시 돌아와 산화경
방원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바로 200m 서쪽에
있는 진주강씨 묘가 있는 언덕이란다. 그 곳으로
가서 지형을 자세히 살펴보니 공원묘지 표지석이
있는 곳과 강씨 묘가 있는 곳을 정점으로 북쪽의
굼부리를 안고 있는 오름이 맞아 보인다.
눈오름(해안동)
다음에는 월산남로를 따라 내려오며 눈오름을
찾아 보았다. 밝은오름 쪽에서 만난 사람들의 말
로는 월산남로를 따라 내려가다 새로 짓고 있는
건물(한전 변전소라는 말이 있음)바로 아래쪽이
라 해서 찾아 보았지만 도로 공사중이라 잘 찾을
수가 없었다.
물메에서 점심을 먹은 후 애조로 쪽에서 보니
길가에서 눈오름이 잘 보였다. 정상에 산화경방
초소가 있어서 깃발도 보였다. 처음에는 미리내
공원쪽으로 가 보았으나 경사가 급하여 길이 없
었다. 다시 월산남로 쪽으로 와서 지금 공사를
하고 있는 월산교 쪽에서 눈오름으로 가는 지름길
을 알아냈다.
도로공사중이라 그 갈림길이 안 보였었다. 정상
에서의 전망은 아주 좋았다. 산화경방원도 친절
하게 우리를 맞아 주어서 그 동안의 피로가 저절
로 풀렸다.
방일이오름(노형동)
제주시 노형동 월산정수장 서남쪽 길가에 있는
방일이오름은 사실 오름이랄것도 없는 낮은 언덕
에 불과하다. 굼부리도 없는 원추형인데다 도로
공사를 하면서 반이 잘려나가 흙무더기에 소나무
가 자라는 형상이다. 이런 언덕은 수없이 많은데
이것이 오름으로 분류된 이유를 모르겠다. 지질
학적으로 화산분출의 근거가 있겠지. 같이 간 친
구들은 브로콜리를 수확하고 난 밭에서 이삭을
줍느라고 인증사진 찍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
물메(수산리)
작은 오름들을 찾아 다니르라고 진을 뺏으니
점심은 오름다운 오름에서 먹기로 했다. 수산
저수지가 있는 물메 . 몇년전에 한번 왔었던 곳이
다. 계단과 친환경매트로 잘 정비해 놓은 산책로
를 따라 올라가니 정상부근에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연못과 운동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연못가에 자리를
잡았다. 점심상이 제법 푸짐하다. 올레코스라
이따금 지나는 사람이 한 둘 보이지만 거의 우리
세상이다.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 느긋하게 점심
을 먹었다. 2012.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