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이라 왠지 느긋하고 또 뭔가 좋은 일이 있을꺼 같은 예감이 드는
그런 날인데...
아침에 눈을 뜨니 이거 웬일??..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에이궁..오늘 좀 멀리 갔다 올려구 혼자 맘 먹었는데..
아침을 거하게 먹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본다.
비가 오면 날씨가 더 추워져서...옷을 두껍게 입고..비가 많이 오니 배낭도 그만두고
주머니에 간단하게 핸드폰과 차비 정도만 넣고 나서 본다.
우산을 받고..걸으니..왠지 가을비 우산속에~~~~ 하는 노래가 생각이 나긴 하는데..
어두운 하늘이 날 두렵게 까지 만든다.
누가 보면 ........저 미친* !! 하고 흉을 볼지 도 모르지만..
내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는 몸이라..하하..하루도 거르면 안되겠지여..
길에 나서니..자동차만 다니고..보도블럭 위에는 사람이 거의없다.
자기 할일을 하시는 야쿠르트 아줌마 하고..배달 하는 총각들의 오토바이 소리만 날뿐....
동네가 모두 잠을 자는 듯 토요일 아침 거리는 너무 조용하다.
수녀원 담을 올려다 보니.....
계절을 잃어버린 개나리가 아주 많이 피어있다.
겨울비를 봄비라 착각한듯..모두 밝은 모습으로 비를 맞고 있다.
희뿌연 안개까지 보이는 산길은 너무 조용하다.
산길보다는 오늘 같은 날은 도로가를 걷는게 좋을듯 싶어 보도블럭길을 택했다.
언젠가 산에 다니는 것에 미쳐 있을때 비가 오는날 산에 갔다가 정말 너무너무 무서
워 죽을뻔 한 일이 있다.
또 내가 자주 가는 산은 작년 이맘때쯤 초등생유괴 살해사건으로 떠들썩 했던 바로
바로 그 산이라...늘 무서움이 나를 휩싼다.
그래서 지금은 혼자 다닐때는 산 보다는 도로가의 길을 이용한다..
집에서 나와..소사역 사거리..석왕사..운동장 사거리..작동 사거리..수주로..역곡역
내가 오늘 머릿속으로 그리는 행선지이다.
총 10 키로 미만 이거나..더 하거나..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길이니..대략으로
맞추어 본다.
비가 와서 인가 우산을 들어서인가..다른때 보다는 속도는 나지 않는거 같은데..
왜 이리 기분도 좋고 또 마음이 안정 되는지...
아무도 정말 아무도 걷는 사람이 없다.
오늘 같은날 누군가를 만나면 내 반가이 인사를 하련만..
수고 하십니다!!....아니 ..안녕하세여??...하고 말이다.
남들처럼 귓구멍에 음악을 깔지 않았는데도 나는 혼자 참 잘도 걷는다.
허리를 펴고 멀리 15도 각도위를 보고..(모자에 가려서 잘 안 보인다..ㅎㅎ..)
앞꿈치를 굴리듯이 밀어 주어 경쾌한 발걸음을 만들려고 노력 하면서..
또 팔자 걸음이 혹시 될까봐..유난히 신경 쓰면서 걸어 본다.
오늘따라..속에 하나 더 입은 속바지에 땀이 나는거 같다.
등에도 어느새..땀이 살짝 나온듯..축축 하다.
가을 어느날...거금을 주고 산 고어텍스 잠바를 입었더니..추위는 모르겟고..
땀은 나가 준다더니..그 덕을 보는지..빗방울도 비껴 가는듯 하다.
역시 모르면 돈을 더 주랬다고...아직 할부금도 다 내지 못했지만..
좋은 잠바 하나 덕을 오늘 같은날은 아주 톡톡이 본다.
운동장 사거리 까지왔다. 4키로 정도 걸은셈..시간은 내가 나온지 30분이 서서히
지나고 있었다.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거울도 보고..대견한 나를 다시 격려 하고 다시 걷는다.
늘 주말이면 아이들로 북새통이던 놀이기구 앞에는 개미 새끼 한마리 없다.
에고 오늘은 완전히 장사 땡친 날인가 보다..
너무 조용하니까..이상하기까지 하다.
고개를 넘어 새로 생긴 상록 학교를 지나 주유소길을 돌아 앞서 오시던 아줌마
그룹과 만났다.
아마도 어딘가 일을 하러 가시는듯 했는데..
야!!...너 이새끼......죽었어..헉!!
내 등뒤에서 물세례가 날아 오는가 싶더니..나는 뒤로 물세례를 받고..
그 아줌마들은 앞에서 받고..
순간..그 차는 욕을 먹으면서 앞서 가버린다.
뒤를 따르던 차들이 서서히 가고..아줌마들의 분개는 욕으로 끝나고..
난 얼른 차 넘버를 봐둔다. 경기.**5061..(너 나쁜*이다.)
속으로 욕을 하고 나서 바지를 보니..뭐 방수라서 간단하게 물방울 몇개 털고 나니..
그만인데 그래도 축축하다.
비오는날 맛보는 유일한 물벼락 아닌가??
이제 수주로로 들어 선다.
평지길이라서 멀리 까지 잘 보이는데..다른때 같으면 걷는 사람들이 몇명씩 보였는데.
오늘은 어찌된건지.....한명도 볼수가 없다.
혼자 걷자니..외롭기도 하고..뭐 심심하기도 하고..하지만 늘 이런 시간을 참 잘도
이겨내 오지않았던가??
그 많은 시간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서러워도 하고..즐거워도 하고..
남편 흉도 봤다가..시어머니 흉도 봤다가..아들 생각도 햇다가..딸 내미 생각도 했다
가...혼자 참 소설도 많이 썼는데.....
오늘은 왠지 자꾸 걷기 다이어트 가족들 생각이 난다.
소진님의 꼬불머리 하고 순진한 인상..그리고 분위기 메이커인 아리영님의 끊임 없는
이야기..시간 가는줄 모르고 걷기 도사들이 되어서 떠들었던 시간이 생각난다.
조만간..부천 회원들만이라도 만나서..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또 걷기도 함께 하고..
그러면 참 좋을꺼 같으다.
어제 TV뉴스 시간에 나온 걷는 남자와 안 걷는 남자를 비교한 실험이 참 흥미로왔다.
걸어서 전철 타고 출퇴근 하고 틈틈이 운동하는 사람과.
집앞에서 차를 가지고 출근하고 또 움직이는거 싫어 하는 사람과 비교 실험 했는데..
헤헤..나이 차이가..30살과 52살 이다.
운동 좀 해야 하겠네여......하면서 쑥쓰러워 하는 그 남자분..모습이 생각난다.
허긴 나두 걷기 하다 보니..신체 나이 38살 아닌가??
ㅎㅎㅎ...
이런 저런 생각하다..아차!!...신호등을 그냥 지나칠뻔 봤다.
걷다가 신호등이 나오면 젤로 아깝다.
계속 걷다가 갑자기 멈추어 있으라면 몸이 자꾸 앞으로 나갈려고 하는거 같으다.
억지로..참고 신호등을 쳐다 보면서 목운동을 했다.
지나가는 아저씨가 한참을 쳐다 본다.
날씨 탓인가??,.하고 보시겟지.......ㅎㅎㅎ..
동네 어귀에 들어서니....아고..중국집 짜장소스 만드는 냄새가 빗줄기를 타고
거세게 밀려 온다.
아......침이 저절로 넘어간다.
너무 먹고싶다. 얼른 가서 딸 꼬셔서 짜장면을 시켜 먹을까??
아니야..가다가 떡을 사가지고 가서..빨간 떡뽂기를 해 먹자..오뎅도 있고..만두도
있으니....맛있겠다....침 꼴깍!!
어느새..한시간 30분이 넘어서고 있다.
아침에 된장국에 알타리 김치와 꽁치 조림으로 거하게 먹고 출발 햇는데..
벌써 배가 고프다니..
에고야....살을 빼자는 건지..찌자는 건지..
아직도 빗소리는 거세다. 발끝은 모두 젖어서 질퍽 하지만..마음만은 뽀송 뽀송
한 달콤한 비스켓 같으다. 안에는 슈 크림이 들어 있는 비스켓 말이다.
토요일의 즐거운 걷기..
전 이렇게 또 해 냈답니다.
카페 게시글
[오순도순 이야기]
+:+:☆비 오는날의 고독☆:+:+
뚜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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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4
04.12.0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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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비오는날 고독을 함께 즐기고 싶은 여자~아리영입니다~ㅎ우리집은 기다란 정면이 모두 유리로 되어 마치 한식차를 파는 나이들은 고운 여인네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 같답니다~ㅎ 아침엔 비가 오질 않았어요 하루끼님이 허리에 무리가와 하루 쉬겠노라는 문자를 받고 두꺼운점퍼를 입고 털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장갑을 끼고
나니 꼭 누구집 털러 가는 밤손님 같더군요(늘 그차림)ㅎ 이젠 조금만 걸어도 등줄기에서 미끈한 땀이 주룩 흐른답니다 공원을 돌다보면 나이드신 분들에 데이트를 간혹 본답니다 70이 넘어 보이는데도 한껏 멋을부린 모습이 너무도 이뻐보이구요 남자(할아버지)분은 할머니를 꼬득이는지 한껏 폼을 재고 큰소릴 펑
펑치시는 모습이 꼭 어린아이 같기도 하구요 그나이에 나도 사랑을 느낄수 있을까~?하며 피식 웃으며 바닥을 한번 탁 치고 걷기도 하지요 남을 보며 나를 돌아볼수있는 공원에 나들이는 늘 행복 하답니다 뚜띠아님에 진실한 운동에 외길이 너무 부러워요 저는 운동에 외도를 많이 하다보니 뒤돌아 보면 웃음이 납
니다~ㅎ 대신 얻은것도 많구요 나쁜 행동을 3번이상 반복 하는 사람은 구제불능이라나 뭐라나~~ㅋㅋ 리플로 주루륵쓰니 속이 시원한 구석이 있긴 하네요 군고구마 구워 잘삭은 김치 척 얻어 먹는맛 쥑입니다요 ~가까이 있으면 차 한잔 하고 싶은 님 ~지금도 고독하신가요~ㅎㅎ
그러게여. 비가 오면 왜 맘이 착 가라 앉는게 꼬물 거리는지..그걸 이기는 건 내 마음에 마술을 걸어 보는 수 밖에여..긴 꼬리글 감사 하구여. 오늘도 열씨미 운동 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