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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의 다섯 점의 '카드 놀이 하는 사람들'
by nomadoz 2023. 6. 8.
The Card Players는 Paul Cézanne이 카드놀이라는 테마로 그린 여러 버전의 연작 유화입니다.
첫번째 구성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세잔은 정물화를 연상시키는 두 인물이 있는 구성에 도달할 때까지 인물숫자를 줄입니다.
네 명의 인물이 있는 버전에서는 차가운 파란색 톤의 옅은 일광이 그림을 지배합니다. 플레이어의 얼굴과 손은 차분한 모습 아래 집중력과 내면의 긴장을 나타내는 따뜻한 색조의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이 대조는 우측 상단의 푹신한 행잉과 우측 인물의 파란색 블라우스에서도 반복됩니다.
2인 버전에서의 구성은 다인 버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배경은 거의 완전히 어둡고 얼굴은 각이 져 있습니다. 그림은 갈색과 황토색 음영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자연주의적인 연출이나 일화적 표현을 거부한 세잔은 여기에서 축선과 반음계 및 형식적 대응으로 구성된 세심하게 디자인된 구성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The Card Players의 알려진 버전은 다섯 가지입니다. 오르세 미술관, 런던 코톨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필라델피아 반스 재단에 1점씩 보관되어 있으며, 개인 소유의 마지막 버전은 그리스 선주인 George Embiricos의 소유였으나 2012년 개인 거래의 틀 내에서 카타르 왕실에 2억 5000만 달러에 판매되었습니다.
1.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작품
카드 플레이어 The Card Players, Paul Cézanne (프랑스, Aix-en-Provence 1839–1906 Aix-en-Provence)
1890-92, Oil on canvas, 25 3/4 x 32 1/4인치(65.4 x 81.9c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2. 필라델피아 반스 재단 미술관 소장 작품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폴 세잔(1839~1906)
1890-1892, 134 × 181.5cm, 필라델피아 반스 재단 미술관 Barnes Foundation, Merion, Pennsylvania
3. 카타르 국립 미술관 소장 작품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폴 세잔(1839~1906)
1892-1893, 97 × 130cm, 카타르 국립 미술관
세잔의 이 작품은 2012년 2월 6일 발표된 기사에 의하면 역대 미슬품 판매 최고가인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원)에 중동 산유국 카타르 왕가가 지난해 그리스 선박재벌 게오르게 엠비리코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사들였다고 합니다.
4. 런던 코톨드 미술관 소장 작품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폴 세잔(1839~1906)
1892–1895, 60 × 73cm, 런던 코톨드 미술관 Courtauld Institute, London
5. 오르세 미술관 소장 작품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폴 세잔(1839~1906)
1890년~1895년, 캔버스에 유채, 47.5cm × 57cm, 오르세 미술관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한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은 세잔이 그린 마지막 그림이라고 하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처음 작품이라고 입증했습니다. 이 그림은 5점 중 가장 작고 간결한 스타일로 그려졌습니다. 작품 속에서 두 명의 남자들은 술병을 기준으로 서로 마주보는 대칭적으로 앉아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2011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코톨드 갤러리와 함께 Cézanne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Courtauld Gallery와 협력하여 Cézanne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The Card Players) 시리즈의 작품 관련 유화 연구를 그림과 함께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Cézanne의 5점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그림은 일반적으로 일련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들의 창작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어떤 것도 확실히 날짜가 정해져 있지 많지만, 다중 인물그림(현재 메트로폴리탄과 반스 재단 소잔)이 두 인물만 등장하는 그림(Musée d'Orsay, Courtauld Gallery 및 카타르 미술관)보다 선행되었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반면 두 하위 그룹 내의 연대순은 광범위한 감식 및 양식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표면 검사 외에도 X-방사선 촬영과 적외선 반사법을 사용하여 대부분의 학술적 의견과 달리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한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나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Cézanne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인 Jas de Bouffon의 노동자들과 같은 개별 모델 연구를 통해 작업했습니다. 메트로폴리탄의 캔버스는 그가 작은 탁자 주위에 이 인물들을 모으기 위해 애를 썼는지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메트로폴리탄의 그림에서 오른쪽에 있는 남자의 부재한 손, 그의 예비 드로잉에서 해결되지 않은 특징, 그리고 X-레이 사진에서 보이는 인물 주변의 "haloes"에 주목하십시오. 그는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구성을 만들 때 그의 캔버스의 수많은 조정을 도표로 보여줍니다.
(자료: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보존 및 과학 연구 프로젝트 / 세잔의 카드 플레이어)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The Card Players) 5점 중 오르세 미술관 소장 작품
폴 세잔의 대표작 중 하나로 견고한 구성과 대칭의 구도를 통해 카드놀이를 하는 두 인물의 긴박한 대립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원어명 : Les Joueurs de Cartes
작가 : 폴 세잔(Paul Cézanne)
종류 : 캔버스에 유채
크기 : 47.5×57cm
제작년도 : 1892~1896년
소장 : 파리 오르세 미술관
폴 세잔(1839-1906)은 1890년부터 1896년 사이에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다섯 점의 작품을 그렸다. 먼저 그려진 작품에는 다섯 명 혹은 네 명의 사람들이 카드를 앞에 두고 자리에 앉거나 카드놀이를 구경하며 서 있는 풍경이다. 나중의 세 작품은 두 명의 남자가 카드놀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그밖에 모델을 한 명만 쓴 유채 습작과 수채 데생도 있다. 세잔은 이 연작들을 통해 다양한 조형 실험을 하였음은 물론 기법상의 진전을 보여주었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작품은 그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카드놀이에 몰두하는 두 사람의 극적인 대결을 시간이 정지된 연극의 한 장면처럼 연출하였다. 테이블 한 가운데 수직으로 기다란 술병이 놓여 있고 이것을 축으로 하여 화면은 공평하게 둘로 나뉘어져 있다. 화면 속의 두 남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과 실행의 순간에 처한 듯 그 모습이 사뭇 진지하고 결연해 보인다.
세잔은 황토색과 갈색 계열의 색조로 화면에 통일감을 주었으며, 견고한 구성과 대칭의 구도를 통해 두 인물의 긴박한 대립 상황을 묘사하였다. 화면 중심에 모인 두 사람의 손과 손에 쥔 카드들, 서로 대칭을 이루고 있는 팔, 휘어진 등의 곡선, 그리고 두 개의 모자에서 거울에 비추인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완벽한 균형감을 발견하게 된다. 화면 왼쪽의 인물이 좀 더 어둡게 칠해졌지만 입에 문 파이프와 셔츠 깃, 그의 손에 든 두 장의 카드에서 보이는 뚜렷한 흰색은 명암까지도 세심하게 고려한 그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일상의 평범한 카드놀이를 영속적이고 항구적인 조형의 결정체로 만들었다. 그것은 사물의 본질에 천착하는 그의 예술태도와 이를 위해 철저히 몰입하고 헌신하는 작업방식에 기인한다. 그는 하나의 정물화를 완성하기 위해 100회의 작업을 하였고, 초상화를 그릴 때에는 모델을 150번이나 자리에 앉혔다. 마치 벽돌을 쌓아 올리듯 우직하고 충실하게 화가로서의 길을 걷었던 그는 카드놀이에 몰두하는 두 사람의 팽팽한 대결처럼 자신의 작품을 상대로 끊임없는 투쟁을 이어나갔다.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The Card Players) 5점 중 카타르 국립 미술관 소장 작품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폴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은 2023년2월 중동 산유국 카타르왕족에게 1억9천만 유로(2억5천만 달러)로 낙찰된 작품이다. 이 역대 최고경매가격에 미술시장관계자들은 물론 콜렉터들마저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한다. 크리스티경매사를 계열사로 지니는 PPR그룹 창업자이자 그림수집가로 유명한 프랑스와 피노(Pinault)는 카타르 측이 제시한 금액 앞에서 이 화폭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파리, 뉴욕과 견줄만한 미술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세잔의 작품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카타르왕족은 이 그림 값으로 일단 자체 홍보효과마저 거둔 셈이 됐다.
폴 세잔은 1890년에서 1895년 사이 엑상프로방스 농민들의 카드놀이를 테마로 다섯 점을 제작했다. 일상을 담은 극히 평범한 주제를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세잔의 대표적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화폭들은 처음에는 구경꾼을 포함한 5명에서 차츰 구성도가 2명으로 압축되고 단순화된다. 초반기 두 시리즈는 뉴욕과 필라델피아에, 다른 두 점은 파리 오르세와 런던 코톨드 박물관에 각각 소장되어 있다. 이번에 카타르 박물관으로 향한 이 화폭은 다섯 점 시리즈 중 예술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견고한 구성력과 완벽한 대칭적 구조로 담아낸 두 카드놀이꾼의 옆모습에서 진지하면서 엄숙한 대치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탁자중앙에 놓인 포도주 병이 두 사람의 경계선을 이루며, 한 사람은 카드를 뽑기 직전 숙고하는 모습을, 한 사람은 상대방의 결정을 진지하게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의 부동자세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모자형태에서도 독특한 대치관계가 서려있다.
세잔이 두 카드놀이꾼의 대치적인 심리상황을 통하여 본인자신과 화가가 되는 것을 극구 반대했던 아버지와의 대립관계를 표현했다는 이론이 지배적이다.
또 한편으로는 세잔이 에밀 졸라와의 결렬된 관계를 두 카드놀이꾼들의 대치관계로 승화시켰다는 학설도 있다. 세잔과 졸라의 관계에 차디찬 침묵이 자리 잡던 시기에 제작된 그림이며, 당시 이 관계가 화가의 마음에 상흔을 남겼다는 점에서 전혀 근거 없는 학설만은 아니라는 이론이다.
세잔과 졸라가 엑상프로방스 중학시절부터 깊은 우정을 맺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852년 부르봉 중학에 새 학기를 맞이한 어느 9월. 한 작은 체구의 초라한 소년이 사과바구니를 들고 머뭇거리듯 교정으로 들어선다. 이 소년은 전날 짓궂은 동급생들로부터 ‘파리촌놈(Parigot)’이라 놀림 받으며 린치를 당할 뻔했는데, 마침 덩치큰 아이가 나타나 소년을 위기에서 구출해주었던 터였다. 깡마른 소년은 그 덩치 큰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자 사과 3개를 담은 바구니를 소중하게 가슴에 안고 학교에 등교한 것이다.
체구가 작고 초라한 소년은 장차 자연주의소설로 문학사에 획을 그을 에밀 졸라(1840-1902년)이며, 덩치 큰 아이는 근대희화의 대부로 일컫는 세잔(1839-1906년)이다. 훗날 문학과 미술에 각각 혁명을 일으킬 두 천재 소년의 우정은 이렇듯 작은 사과 바구니로 시작된다. 이때 세잔은 졸라가 수줍은 듯 건네준 사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정물화작품에 사과가 주로 등장하는 저변이유 중에 하나를 여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파리에서 태어난 졸라는 4살 때부터 엑상프로방스에 살았으며,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했다. 소년 졸라는 어쩌다 어눌하게 말을 할 때면 심한 악센트와 함께 발성마저 불분명하여 동급생들로부터 놀림 받기 일쑤였다. 졸라는 암담한 소년기를 세잔과의 우정을 통해 극복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중학시절 세잔은 시와 문학에, 졸라는 데생에 더 뛰어난 소질을 발휘했다.
세잔이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은 졸라의 격려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졸라는 은행가였던 아버지 덕택에 유복한 생활을 보내던 세잔에게 부친의 그늘에서 벗어나 파리에서 화가의 길을 걷도록 종용하곤 했다. 이러다가 졸라는 세잔의 아버지로부터 노여움을 받고 불한당으로까지 취급받기에 이른다. 세잔의 아버지는 아들이 은행가나 법관이 되기를 원했던지라, 그의 입장에서 졸라가 아들을 잘못 유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세잔은 졸라의 끈질긴 충고를 받아들여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1861년 4월 파리로 상경했다.
이로부터 약 25년 후, 170cm 키에 이제는 90kg 거구가 된 졸라는 프랑스문학계의 중심부를 차지하며 부와 명성을 떨치고 있던 반면, 세잔은 거지옷차림에 성격이 괴팍한 화가로서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 채 우울하고 소외된 삶을 보낸다.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졸라는 소설이 출판될 때마다 화가친구에게 늘 작품 한 부를 우송하곤 했다. 1886년 어느 때처럼 세잔은 졸라의 <작품, L'Oeuvre>을 우편으로 전달받으며, 친구에게 정중하게 답례의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 편지는 그들의 30년 서신왕래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편지가 된다.
졸라는 이 소설을 통해 가공인물 예술가 클로드 랑티에(Lantier)의 불완전한 천재성과 좌절감을 그려냈는데, 자신의 재능에 실망한 나머지 화가는 미완성작품 앞에서 목을 매달고 만다. 세잔은 졸라의 소설에 묘사된 화가의 모델이 바로 자신임을 알아채고 가까운 친지에게 보낸 서신에서, “나는 심한 충격을 받았소.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의 본심을 읽어냈소.” 라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때부터 남다른 자존심과 강한 기질을 지닌 두 사람 사이에 무거운 침묵만이 자리잡게 된다.
어쨌든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의 완벽한 조형기법 속에 스며있는 대치분위기가 화가의 아버지 혹은 에밀 졸라와의 관계에서 채취된 영감인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지만, 세잔만이 지니는 독특한 인간성과 예술혼만은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한편 카타르 왕족에게 팔려간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은 그 동안 그리스 선박재벌 게오르게 엠비리코스의 소장품으로, 스위스의 한 금고 속에서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철통같이 보관되어 왔었다. 올 겨울 작고한 이 컬렉터의 금고에는 프랑스 인상파화가들의 작품 다수가 더 보관되어 있으며, 이 그림들도 머지않아 미술경매시장에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그림 값이라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이 세운 역대 최고경매기록도 머지않아 또 경신될 것은 분명하다. 언제, 어떤 작품이 또 새로운 기록을 세울지 궁금하기만 한데, 여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감마저 표명하고 있다. 그림 한 점이 2억 유로에 달한다면 이는 한 금광과도 견줄만한 액수로, 미술애호가들의 예술 사랑이 아닌, 일부 부호층의 금전적 투기가 먼저 앞서는 비정상적 상거래라는 것이다.
【한위클리 / 이병옥 ahpari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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