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종방한 SBS 인기드라마 ‘피고인’ 속 악역 엄기준(차민호 역)의 공포증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극중 차민호는 자신의 쌍둥이 형인 차선호를 죽이고 죽은 형 ‘차선호‘로 위장하여 살고 있는데,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형에게 없는 ‘첨단공포증’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이 공포증이 드라마 속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름도 생소한 ‘첨단공포증’이 궁금하다. 극중 차민호는 어린 시절 형 차선호와 펜싱 경기를 하다가 날카로운 펜싱 칼에 눈을 찔려 사고를 당했다. 이후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날카로운 물건을 제대로 응시하지 못하는 ‘첨단공포증’을 앓게 된다. 차민호는 결국 펜싱 대결에서 제대로 펜싱 칼을 휘두르지도 못한 채 쓰러지고 말았다. 드라마가 아닌 실제 사례도 있다. 일산에 사는 30대 중반 A 씨는 남편의 첨단공포증으로 인해 고심 끝에 남편 모르게 정신과 상담을 청했다. 결혼 전에 남편이 첨단공포증이 심하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병명도 낯설고 누구나 아는 심각한 질환은 아닌 것 같아서 무심히 지나쳤다. 하지만 결혼 생활 중에 발견한 사실은 뾰족한 바늘이나 침, 심지어 연필 끝만 보아도 남편은 매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만큼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A 씨는 당황스러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남편에게 조심스레 병원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하지만 남편은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하냐면서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가령, 두려움의 대상을 접했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고 숨이 막히는 것 같아서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심을 갖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상황을 만나지 않으면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며, 본인도 큰 탈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의 대상과 맞닥뜨리면 본인도 제어가 안된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신경이 곤두서고 식은땀을 흘리며 심한 경우 기절까지 할 수 있다. 피로감에 따라서 느끼는 정도가 다르며 첨단공포증은 송곳, 주사기, 가위, 포크 뿐 아니라 모서리가 뾰족한 A4 용지나 명함같은 물건에서도 공포심을 느낄 수도 있다. 어렸을 때, 우연찮은 사고로 뾰족한 것에 찔려 아파본 적이 있거나 주사나 바늘 등이 자신의 경험에서 빈번하게 아프고 나쁜 기억으로 남았다면 첨단공포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부모나 타인이 위험하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한 것이 학습된 경우도 있다. 대개는 만성적이지만 나이가 들면 약화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공포증으로 인해 일상에 어려움을 준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 상담할 것을 권한다. 첨단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불안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자극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번에 완치는 어렵지만 점차적으로 공포감에 대한 자극을 늘리며 공포증을 극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포증은 흔한 정신장애이지만 공포증 환자의 많은 수는 치료를 받으러 오지 않거나 잘못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에 대해서는 큰 병원에서의 특수치료가 요구되기보다는 장기간의 일정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혹시 빠른 시일 내 호전되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기지고 담당주치의에게 궁금한 점은 질문해가면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 강명희 프리랜서 기자 |
출처: 국민건강보험 블로그「건강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건강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