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디딜 틈 없이 북적하던 장사동의 골목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길고양이들이 점거했다.
공구를 사기 위하여, 가전제품이나 산업용 전자부품을 구하기 위하여 또는 학생 교재를 얻기 위하여
전국 방방곳곳에서 모여들던 발자국은 추억속의 흔적만 남기고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다.
며칠전, MBC 뉴스플러스 비운의 세운상가...'유령상가' 전락
이나 TBS 도심의 유령상가 '세운상가'. 조선일보의 "市, 세운상가 녹지축 개발 손 떼기로" ,
한국일보 '세운상가 철거해 녹지 조성' 표류… 주민이 봉?
대표적인 집단상가인 종로의 세운상가는 비운이며 참담히 고개를 떨구어야 한다.
탱크와 미사일을 제조할 수 있다는 옛이야기는 전설로 묻은 채 유령상가는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다.
8천여 점포로 이루어진 송파구의 가든파이브는 일본에서도 유령상가라고 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도
귀곡산장이라고 했다. 그곳은 청계천 상인의 킬링필드 였다.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MB는 청계천을 외국기업 유치와 인텔리전트 업무단지라는 슬로건을 내세
우며 불도저를 드밀었다. 두동강난 청계천과 가든파이브는 상권은 깨지고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밤이면 동대문 상권은 휘황 찬란한 조명으로 전국의 도매 상인들이 물건을 떼어가고 동이 틀 때면 소매
시장으로 북적거리던 모습은 영화에서나 감상할 수 있는 추억이다.
초창기 퍼스널컴퓨터 애플의 태동이 세운상가에서 키워졌고 하루 4시간 이외는 보드를 제작했었다.
청계천과 종로의 화려하고 활발하던 상권은 기울고 삼성이나 엘지 그리고 롯데가 인수한 하이마트의
쟁탈전이 된 가전제품이나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구멍가게를 핵폭탄의 위력으로 쓸어 담고서
21세를 점령했다. 남아있는 구멍가게는 손가락이나 빨면서 하루 하루를 연명한다.
불황에도 자영업자의 수는 늘어만 가고 자그만치 650만명은 자영업자이며 손가락에 진물이 날 정도이다.
1930년대 일제 치하에서 종로의 상권은 깡패들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기던 것이 현재에는 상인회
라는 이름으로 조직화되어 상인들의 푼돈을 갉아 먹으며 횡포와 월권이 자영업자들의 할퀴고 삼킨다.
상인회 완장으로 거두는 회비는 수억원에 이르고 그 자금은 회장이나 임원들에게 기름진 입맛으로 똥배를
키우고 반발하는 상인에게 전기를 끊는 위력으로 일제치하 깡패의 본모습을 재현한다.
대내외적으로 이래 저래, 자영업자는 숨 한번 크게 쉴 수 없는 처지에서 유령상가로 전락하는 것은 수순이
었다. 법은 돈 많은 가진자들을 선호하고 약자를 핍박하는 합법적인 수단이며 권력이다.
건물의 관리단은 점포를 소유한 구분소유자인데 임차상인회의 상인회를 관리단과 겸한다는 잘못된 판단
이나 회원들의 회비를 사용함에 있어서 특정되지 않았다는 무지한 검찰은 개혁의 첫번째 대상이다.
자영업자 650만명의 한숨과 서러움을 이해할 때 비운의 유령상가에 붉은 동녁의 햇살이 다시 비칠 것이다.
세운상가 임차상인회의 횡포로 불꺼진 점포 현재 681일, 그외 텅빈 점포와 공허.
세운상가 주변의 모습과 가든파이브의 텅빈 점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