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소양(隔靴搔痒)
신 신고 발바닥 긁기라는 뜻으로, 무슨 일을 애써 하기는 하나 요긴한 곳에 미치지 못하는 감질나는 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隔 : 사이뜰 격(阝/10)
靴 : 신 화(革/4)
搔 : 긁을 소(扌/10)
痒 : 가려울 양(疒/6)
(유의어)
격화파양(隔靴爬痒)
격화소양(隔靴搔癢)
격혜소양(隔鞋搔痒)
격혜소양(隔鞋搔癢)
신발을 사이에 둔 채(隔靴) 발바닥의 가려운 곳을 긁으면(搔痒) 시원할 리 없다. 힘써 노력하지만 얻는 성과는 아무 것도 없거나 일이 철저하지 못해서 성에 차지 않을 때 흔히 이 말을 쓴다.
답답한 일이 많았든지 비슷한 속담이 많다. '신 신고 발바닥 긁기', '버선 신고 발바닥 긁기', '구두 신고 발등 긁기', '목화 신고 발등 긁기', '옷 입고 가려운 데 긁기',
등 숱하다.
목화(木靴)란 사모관대를 할 때 신던 신으로, 바닥은 나무나 가죽이다. 정작 본인은 어쩔 수 없이 신발을 긁고 있지만 옆에서 보면 임시로 때우거나 신발 벗는 꾀도 못내는 어리석은 행위로 보인다.
마고소양(麻姑搔痒)은 마고(麻姑) 할미의 손톱으로 긁으니 시원하게 일이 잘 풀리는 것을 뜻한다.
소(搔)는 긁는다는 뜻으로 조직을 긁어내는 소파(搔爬) 수술에 쓰이는 글자, 양(痒)은 가렵다는 뜻의 양(癢)이 본자다. 파(爬)도 긁을 파이다.
이 말은 불가에서 주로 사용됐다고 한다. 방망이를 들어 달을 치고 가죽신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다는 봉봉타월 격화파양(捧捧打月 隔靴爬癢)는 말이나,
당에 오르니 어떤 사람이 빗자루를 들고 상을 두드리니 정말 가죽신을 신고서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같다라는 구절이 보인다.
上堂更或拈帚敲牀 大似隔靴搔痒.
상당경혹념추고상 대사격화소양.
또 '시에 제목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가죽 신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다름없다' 라는 말은 시화총구(詩話總龜)에 있다.
詩不著題 如隔靴搔痒.
시불저제 여격화소양.
조선 후기의 학자이며,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宋時烈) 같은 대학자도 학문의 미흡함을 마고소양(隔靴搔痒)이라 토로한다.
맹자(孟子)에서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나오는 浩然章(호연장)을 수백번 읽으면서도 의미를 알 수 없다고 하면서 안타까워 하는 재미있는 내용이 송자대전(宋子大全)에 나온다.
이 책은 우암(尤庵) 송시열을 공자(孔子), 주자(朱子)에 버금가는 성인으로 존칭하여 송자(宋子)라 한 데서 비롯한 것이다.
⏹ 격화소양(隔靴搔痒)
이 성어는 신을 신은 채 가려운 발바닥을 긁어 보아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뜻에서 무슨 일을 애써 하기는 하나 요긴한 곳에 미치지 못하는 감질나는 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격혜소양(隔鞋搔痒), 격화파양(隔靴爬痒)이라고도 한다.
신 신고 발바닥 긁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마음으로는 애써 하려 하나 사물의 정통을 찌르지 못해 답답함을 이르는 말이다. 즉, 어떤 일의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여 매우 안타까운 상태 또는, 답답하여 안타까움을 말한다.
속전등록(續傳燈錄)의 ‘당에 올라 비를 잡고 침상을 두드리니, 신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같다.’ 라는 구절에서 나온 말이다.
上堂更或拈帚敲牀大似靴搔痒. 상당갱혹념추고상대사화소양.
이말은 불가(佛家)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무문관(無門關) 서문(序文)에 보면, 몽둥이를 들어 달을 치고, 가죽신을 신고서 가려운 곳을 긁는다는 말이 있고, 시화총구(詩話總龜)에는 시(詩)에 제목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가죽신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다름이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모두 적절하지 못하게 대처하는 태도를 비유한 것이다.
▶ 隔(사이 뜰 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가로막는 장벽의 뜻(壁; 벽) 또는 구획하다의 뜻(劃; 획)을 나타내는 글자 鬲(격)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隔자는 ‘사이가 뜨다’나 ‘막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隔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鬲(막을 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鬲자는 밑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항아리를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바닥에 틈이 있는 항아리를 그린 鬲자에 阜자가 결합한 隔자는 산과 산 사이에 지나다닐만한 공간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지금의 隔자는 어떠한 사물이나 대상이 동떨어져 있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隔(격)은 사이를 가로막는 간격(間隔)의 뜻으로 ①사이가 뜨다, 사이를 떼다 ②막다, 막히다 ③가리다, 숨기다 ④멀리하다, 등한(等閑)히 하다 ⑤멀어지다 ⑥나누다, 구획(區劃)을 짓다 ⑦바뀌다 ⑧치다(=擊) ⑨풀다, 풀리다 ⑩거리(距離) ⑪막이, 장해(障害) ⑫사이, 간격(間隔) ⑬차이(差異) ⑭경계(境界), 구분(區分) ⑮살창(가는 나무나 쇠 오리로 살을 대어 만든 창)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이 간(間)이다 용례로는 세대를 거름이나 시대를 달리함을 격세(隔世), 한 달을 거르거나 한 달씩 거름을 격월(隔月), 하루를 거르거나 하루씩 거름을 격일(隔日), 서로 터놓지 않는 속마음을 격의(隔意), 멀리 떨어진 지방을 격지(隔地), 비교 대상이나 사물 간의 수준의 차이를 격차(隔差), 멀리 떨어지게 함을 격리(隔離), 가까이 떨어져 이웃함 또는 그 이웃을 격린(隔隣), 멀리 떨어져 있게 됨을 격월(隔月),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통하지 못함을 격조(隔阻), 해가 바뀌도록 오래 만나지 못한 얼굴이라는 격세안면(隔歲顔面), 사람이 이 세상에 새로 태어날 때에는 전세의 일을 모두 잊는다는 격세즉망(隔世卽忘),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격세지감(隔世之感), 담을 사이에 한 가까운 이웃이라는 격장지린(隔墻之隣), 신 신고 발바닥 긁기라는 격화소양(隔靴搔癢)등에 쓰인다.
▶ 靴(신 화)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가죽혁(革; 가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化(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靴(화)는 ①신, 신발 ②가죽신 ③어린아이가 신는 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신을 만드는 장인을 화장(靴匠), 신을 파는 가게를 화전(靴廛), 신의 안바닥에 까는 창을 화정(靴精), 구두를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화공(靴工), 구둣주걱으로 구두를 신을 때 발이 잘 들어가도록 뒤축에 대는 기구를 화비(靴篦), 전투하는 데에 편리하도록 만든 군인용의 구두를 군화(軍靴), 벼슬아치들이 사모와 각띠를 할 때 신던 신을 목화(木靴), 구두를 양화(洋靴), 품질이 나쁜 신을 악화(惡靴), 흰 빛깔의 가죽신을 백화(白靴), 갓끈과 신을 영화(纓靴), 오랑캐의 신발을 호화(胡靴), 목이 달린 가죽신을 항화(項靴), 목이 짧아 발목 아래에 오는 구두를 단화(短靴), 반구두로 운두를 낮게 하여 발등이 거의 드러나게 만든 구두를 반화(半靴), 비나 눈이 올 때 또는 땅이 질 때 신는 신을 우화(雨靴), 목이 무릎 밑까지 길게 올라오게 만든 신을 장화(長靴), 구두를 만듦을 제화(製靴), 신을 벗음을 탈화(脫靴), 신을 신은 채 발바닥을 긁는다는 뜻으로 뜻한 바의 효과를 얻지 못하여 안타까운 일의 비유를 격화소(隔靴搔), 신 신고 발바닥 긁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마음으로는 애써 하려 하나 사물의 정통을 찌르지 못해 답답함을 이르는 말을 격화소양(隔靴搔癢) 등에 쓰인다.
▶ 搔(긁을 소, 손톱 조)는 형성문자로 掻(소)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蚤(조, 소)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搔(소, 조)는 ①긁다 ②소란하다, 떠들다 ③마음이 움직이다 ④굳게 지키다 ⑤붙잡다, 사로잡다 그리고 ⓐ손톱(조) ⓑ손톱을 깎다(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긁을 괄(刮), 긁을 파(爬)이다. 용례로는 조직을 긁어 이물질을 떼어 내는 일을 소파(搔爬), 아프고 가려움을 소양(搔痒), 머리를 긁음을 소두(搔頭), 머리를 긁음 곧 걱정이 되어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을 소수(搔首), 가려운 느낌을 소양감(搔痒感), 몹시 가뼉운 신경성 피부병을 소양진(搔痒疹), 피부가 자꾸 가려운 증세를 소양증(搔痒症), 머리를 쥐어뜯고 가슴을 침을 소수도흉(搔首擣胸), 마고라는 손톱이 긴 선녀가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일이 뜻대로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마고소양(麻姑搔痒), 신 신고 발바닥 긁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마음으로는 애써 하려 하나 사물의 정통을 찌르지 못해 답답함을 이르는 말을 격화소양(隔靴搔癢) 등에 쓰인다.
▶ 痒(가려울 양)은 형성문자로 癢(양)의 간자(簡字), 懩(양)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병질 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羊(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痒(양)은 ①가렵다 ②근지럽다 ③넓다 ④종기(腫氣: 피부가 곪으면서 생기는 큰 부스럼) ⑤병(病) ⑥유유(儒儒)한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가려움과 아픔을 양통(痒痛), 작은 두드러기가 돋고 몹시 가려운 신경성 피부 질환을 양진(痒疹), 간지럼을 연양(軟痒), 아프고 가려움을 통양(痛痒), 가려운 데를 긁음을 파양(爬痒), 여자의 음부가 가려운 병을 음양(陰痒), 등긁이를 양화자(痒和子), 가려운 느낌을 소양감(搔痒感), 몹시 가려운 신경성 피부병을 소양진(搔痒疹), 피부가 자꾸 가려운 증세를 소양증(搔痒症), 귓속이 가려운 증상을 이양증(耳痒症), 마고라는 손톱이 긴 선녀가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일이 뜻대로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마고파양(麻姑爬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