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미즈쿡 레시피 원문보기 글쓴이: 정소암
시골의 겨울은 무료하다 싶을 만큼 고요합니다.
물론 1월 한 달 정도지만요....
손전화기로 찍는 사진이지만 그나마 촌각을 다투는 바쁨이 없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형제들 카톡방은 아침 6시면 띵똥거립니다.
형제 두 분은 스님이시니 새벽 예불 끝내고 한 숨 쉬는 시간....
큰언니는 수영장 가는 시간, 두 자매는 유치원 선생이라 아침밥 준비하는 시간....
난 아침 뉴스보는 시간....큰오빠는 인도네시아에 오며가며 사업을 하는지라
한 달 중 일주일은 한국,나머지는 인니.
인니에서는 외로워서 카톡, 한국에서는 한가해서 카톡카톡.....
그러다보니 7남매의 카톡방은 엄마,아버지,할머니,할아버지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문득 할머니가 해 주시는 간고등어조림에 막걸리 한 잔이 하고 싶다는 큰오빠.
그래?그럼 내가 해 주지...그렇게 해서 카톡으로 보내진 고등어 조림사진입니다.
고등어조림
재료 : 고등어,양파,고춧가루,녹차소스,고추장,식초,참기름,식용유,마늘,참깨
할머니의 손맛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럴싸한 맛이 났습니다.
비록 카톡으로 보내진 사진이지만 비주얼은 비슷하다네요...ㅎㅎㅎ
제가 서른 살 즈음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할머니의 손맛은 기억 나지만
사실 어떻게 하신지는 어렴풋합니다.그래도 도전정신으로....
무우와 다시마를 10분 정도 끓여 줍니다.
그 사이에 양념장을 만들면 시간도 절약되고 좋습니다.
녹차소스 2: 고춧가루 2: 고추장1:마늘2/1:
참기름 1티스푼,식용유1티스푼,식초 1티스푼,설탕 2티스푼
(녹차소스가 없다면 양조간장도 무방하니 약간 덜 넣으면 됩니다.)
#고추장을 넣는 이유는 칼칼한 맛도 좋지만 조림특유의 깊은 맛을 내 줍니다.
#참기름과 식용유는 고등어의 기름과 결합하여 부드럽고 감칠맛을 내어 주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지요.
#식초는 비린내 잡아주는데는 최고입니다.
#녹차소스는 부드러움과 비린 맛 잡는데는 최고지요.
#설탕은 맛있으라고요~~많이 넣지 마세요.....조림의 단맛은 음식맛을 반감시켜요~~
양념을 팍팍 버무려 주시고요.....
여기서 토속적인 할머니의 손맛을 내게하는 비법이 있습니다.
#멸치액젓입니다.
양조간장이나 녹차소스에 멸치액젓이 들어간다면 깊은 맛과 감칠맛의 조화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겁니다.
간장만 들어가면 깊은 맛과 감칠 맛이 잘 안나요...
요리초보자에는 어찌보면 특급비법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참깨를 절반 정도 빻아서 2티스푼 정도 넣으면 더 좋답니다.
고소하고 비린 맛도 잡아주고요....
다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특제양념소스....^^
10분 쯤 무우도 잘 익어 있고 다시마는 건져내면 됩니다.
그 위에 고등어를 올려 주세요...
조림은 물을 잘 잡아야 합니다.
어떨 때는 물이 부족하여 밑이 탈 때도 있고 짜서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물이 많으면 국인지 찌개인지 구분이 안갈 때도 있지요....
조림의 기본은 물이 졸여져서 아주 조금만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실패하지 않는 비결은 고등어 등에 물이 닿을락말락 할 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리곤 5분 정도 센불에서 끓여 주고 불을 낮춰서 7분 정도 더 끓여 주면 실패율이 제로가 됩니다.
양념장을 고들어 위에 골고루 잘 펴 주세요.
어릴 적 화개장날이면 간고등어와 간갈치 장사들이 많았습니다.
새끼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숨죽은 생선들이었지요.
그 다음 양파를 올려 주세요.
양파의 단맛이 고등어에 푹 배여 듭니다.
고추도 대충대충 뿌려주고요....
고추는 비린맛을 많이 잡아주니 더 좋습니다
고추향도 맛있지요.
두어 번 정도 국물을 고등어 위에 껴얹어 주세요,,,,,
다 익었죠....
7분 정도 지나면 풋고추와 양파가 부드러워집니다.
이 때 대파를 샥삭샥~~~~
대파의 향이 나야 조림의 백미지요....
자 뚜껑을 덮고 3~5분만 더 조려 주세요....
자박자박~~~
다 되었습니다......
그릇에 담고요.....
가족들 기다리게 해 놓고 한 컷~~~~
양념속에 파묻힌 고등어.....
제대로된 조림입니다.
아니....원했던....그 느낌요~~~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것을 붙잡아 또 한 컷.....
온갖 그리움이 밀려오는 아침밥상이었습니다.
큰오빠의 말 한마디에 만들게 되었지만 저의 그리움 또한 만만치않습니다.
저보다 60살이 많은 할머니.....살아계신다면 110세가 넘으셨네요....
할머니 ...그리고 친정 어머니..그리고 저....
이제는 저의 자식들이 녹차농사를 대물림하고 있습니다.
길게는 4대, 짧게는 3대가 되는 대물림입니다.농사꾼에게는 자랑이지요....
오늘은 할머니와 엄마의 음식으로 카톡방이 시끄럽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수다가 더 길어지네요....^^
차농사 짓는 컨츄리녀의 컨츄리레시피http://blog.daum.net/mindeolr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