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68) -2016 해파랑길 770 이음단 기행록(2)
~ 임랑해변에서 울주군 온산으로(임랑해변 - 온산 29.7km)
5월 9일(월), 오전에 흐리다가 오후에 맑은 날씨여서 걷기에 적당하다. 숙소의 온돌이 따뜻하여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가볍다. 아침 7시, 전날 저녁을 들었던 콩나물해장국 식당에서 명태콩나물국을 들고 8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걷기에 나섰다. 숙소 앞의 도로를 잠시 걸은 후 낮은 산길로 접어들었다가 다시 차도로 내려와서 고리원자력발전소 방향으로 나아간다. 발전소 못미처 울산방향의 큰 도로를 따라 고개를 넘어서 산길로 접어드니 GPS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라는 신호가 뜬다. 500미터 이상 되돌아가서 좁은 흙길을 따라 한참 걸으니 산길로 접어든다. 해파랑길의 안내표지가 전문가들도 헷갈리니 일반인들은 어떻게 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30분 이상 산길을 걸어 차도로 나오니 ‘오는 길을 알면 가는 길을 안다’는 표지가 눈길을 끈다. 가까이서 살피니 보경사라는 사찰에서 내붙인 문구, 법문이 아니라도 새겨볼 만하다. 각기 오는 길을 살펴보면 가는 길도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걸으면서 삶의 길을 새기는 것이 큰 소득이다.
시골길에 핀 층층이꽃, 보아주는 이 적어도 나름의 품격이 느껴진다
시골길을 한참 걸어 큰길로 나오니 2년 전 걷다가 점심을 들었던 낯익은 식당 앞에 이른다. 고개 올라와 되돌아갔던 지점에서 2km 남짓한 거리를 한 시간 이상 빙 돌아서 찾아온 셈, 굳이 불안정한 산길을 해파랑길로 지정한 것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무릇 길이란 자연스럽고 걷기 편하여야 하지 않을는지.
큰 도로를 건너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후문을 지나 울주군 서생면의 바닷가로 나가니 나사리 해수욕장이 나온다. 길게 이어진 해안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니 간절곶으로 가는 도로로 이어진다. 간절곶에 이르니 12시가 넘었다. 새천년의 시작을 알리는 2000년 1월 1일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일찍 해가 뜨는 것을 기념하여 만들었다는 해맞이등대를 살펴보고 큰 함에 넣으면 어디로든 배달하겠다는 우편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진하해변으로 발길을 돌렸다.
간절곶에서 간절한 소망을 마음의 우편함에 넣으며 기념촬영
간절곶을 벗어나 계단과 바위틈을 오르내리는 해안을 따라 한참을 걸으니 송정공원에서 진하해안(송개해수욕장-대바위공원)으로 접어드는 구간에 데크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통행이 차단된다. 2월부터 7월까지 이어지는 공사, 도처에 이와 같은 공사나 보수작업이 펼쳐지고 있으리라. 이런 것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해파랑길 개통행사를 치르는 것이 성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점심장소는 진하해변에 있는 미소가한정식(2년 전 걷기 때도 들른 적이 있다), 오후 1시로 예약하였다는데 시간이 지체되어 식당에 도착하니 오후 1시 반이 지났다. 늦은 점심을 들고 2시 반에 오후걷기에 나섰다. 회야강 줄기를 따라 진하해변에서 온양에 이르는 강변길이 10km 이상 이어지는 쾌적한 코스다. 걷기를 마치고 숙소(로얄 모텔)에 도착하니 오후 5시 반, 29.7km를 걸었다.
회야강변 걷다 바나나를 들며 잠시 휴식, 공단을 끼고 흐르는 강물이 오염되지 않은 듯 이곳에서 낚시하는 이들도 있다
저녁식사는 숙소 옆의 태정식당, 메뉴는 감자탕이다. 앞에 앉은 이가 탕에 감자가 안보인다고 말한다. 이때의 감자는 돼지뼈의 부위를 일컫는다고 를 일 말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후식으로 나오는 식혜가 일품이다. 땀을 많이 흘린 터라 한 사발씩 달게 마신다. 열심히 걷고 잘 먹었으니 숙면을 취하자.
* 사흘간 걷는 중 아픈 이들이 속출한다. 발에 물집이 잡힌 이, 발목과 종아리가 불편한 이들을 치료하느라 홍순언 이사의 노고가 많다. 새 신발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아픔을 참으며 걷는 이들이여, 속히 쾌차하시라.
첫댓글 이음단이 발품팔아 몸소 체험한 결과물들이 '해파랑길' 정책에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하네요.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길이 되도록..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할 듯요(^-^)v
^^참, 빨간 우체통엔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