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성명-WCC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결의안 채택 촉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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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성명서]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결의안 채택을 촉구한다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도 해역에 백여 마리 남아 있는 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활동을 비롯해 해양생태계와 천혜의 제주도 환경을 제대로 지켜 보전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WCC 유치를 통해 세계환경수도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묵인, 방관하는 제주도는 절대 세계환경수도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환경파괴수도라는 오명을 얻게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방부 대변인의 설명과는 달리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와 인근 바다에 살아가는 붉은발말똥게, 기수갈고둥, 맹꽁이 등 많은 멸종위기종 동식물들이 포함되지 않았거나 제대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에 명시된 오탁수방지막 역시 부실하게 설치돼 지금까지 여러 차례 오염물질이 그대로 강정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이는 해양 오염을 막는 역할을 해야 할 오탁수방지막이 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방부는 이번 WCC 행사장에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제주해군기지는 친환경공법으로 지어지고 있다고 발표한바 있다. 이는 ‘녹색’과 ‘성장’이 양립할 수 없는 대립된 개념이듯이 ‘해군기지건설’과 ‘친환경’은 절대 공존할 수 없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건설 공사는 불법, 탈법으로 점철된 반생태, 반환경적 공사이다.
또한 제주도는 국제적 보호종이자 지역적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처이다. 이 특별한 돌고래들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주 해안에서만 일생을 보낸 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정치망에 의한 혼획보다 남방큰돌고래의 생존을 더욱 크게 위협하는 것은 현재 강정마을에 지어지고 있는 해군기지이다. 해군기지는 건설과정에서도 엄청난 생태계파괴를 가져오지만 만약 해군기지가 건설된다면 우리는 두 번 다시 남방큰돌고래를 만나지 못할 수 도 있다. 해군기지에 들어서게 될 20여척의 군함들은 저주파 소나(음향탐지기)를 상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고래와 돌고래들에게 청력상실, 집단 좌초 및 죽음을 가져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미해군이 낸 보고서를 보면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남부 해역에서 미해군의 훈련과 소나(음향탐지기) 시험 가동으로 인해 연간 최대 백만 마리에 이르는 고래류가 영구적 청력 상실로 죽게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른 해역의 돌고래들과는 달리 제주도의 남방큰돌고래는 가까운 해안가를 따라 계속 돌기 때문에 이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지어지는 해군기지는 이들의 습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이고, 결국 서식처를 파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남방큰돌고래에 대해 적극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 국토해양부에서도 올해 남방큰돌고래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하였다. 그런데 제주해군기지처럼 멸종위기 생물의 서식처를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거짓과 불법투성이인 제주해군기지건설 사업의 실상이 다시 한 번 드러나, 이는 진정한 국가안보를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장하나 국회의원이 대정부질의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제주해군기지는 미해군의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설계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군은 이런 내용이 담긴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제주해군기지가 미해군과의 연관성이 있음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결국 제주 강정마을은 이제 미 해군의 전략항구나 대중국 전초기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전보다 더욱 강해졌다. 한국 해군의 기동전단이 들락거리고 미 해군의 항모전단까지 들어오게 되는 상황에서 환경이 제대로 지켜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군사기지에 의한 환경오염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고, 바다와 땅에서 생계를 이어온 주민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핫핑크돌핀스는 해군기지 건설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남방큰돌고래 등 멸종위기종 생물들의 보존 방안과 해양 생태계 보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일부 정치인들이 제주도의 미래라고 주장하는 하와이에서 태어나 하와이를 연구하고 있는 백구한 선생에 의하면 하와이 군사기지 근처의 해산물과 물고기는 먹지도 말라는 주의사항이 기지 곳곳에 붙어 있다고 한다. 기지를 들락거리는 핵추진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그리고 핵추진 잠수함과 열화우라늄탄 등에서 나오는 방사능 물질에 의해 토양 역시 심하게 오염이 되어 하와이는 작물도 자랄 수 없는 불모의 땅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온갖 작물들이 잘 자라는 제주도, 특히 땅이 비옥하기로 유명한 강정마을에 온 하와이 주민들은 제주의 비옥한 토양을 부러워하며 오히려 제주도야말로 하와이의 미래라고 추켜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 오마이뉴스 한 르뽀기사에 의하면 강정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제주도 남부지방은 자칫하면 전체가 군사기지화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제주도 남부지방에 강정 해군기지를 비롯해 해병대와 공군기지 등이 차례로 들어서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제주도의 자연환경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제주해군기지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민군복합항이라는 구실로 지어지고 있는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지금 현재의 설계에 따라 공사가 완공된다면 이 항구에 들어오는 15만톤 크루즈 선박은 유네스코가 정한 범섬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지역을 관통하게 된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지정 자연과학 분야 3관왕으로 유명한데, 그렇게 지정된 보호구역의 완충지역도 아닌 핵심지역을 크루즈 선박이 관통하게 된다는 것은 결국 생물권보전지역 타이틀을 반납하지 않고서는 용인될 수 없는 사안이다. 왜냐하면 유네스코가 정한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은 그 규약에 따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법적수단에 의해 엄격히 보호되는 지역으로서 간섭이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해군기지건설 설계도상으로는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등 대형함정들은 강정 해군기지의 기존항로를 이용하기가 어렵다. 결국 대형함정들은 크루즈항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그럴 경우 범섬 일대를 통과하게 되어 범섬 주변에 널리 서식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지가 파괴되고 심각한 해양오염을 초래하게 된다. WCC를 주관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회원단체 과학자들에 의하면 범섬과 강정마을 앞바다에 서식하는 연산호 군락의 면적은 약 7천 헥타르에 이르며, 이는 세계 최대의 연산호 군락지라고 한다. 지금 이 과학자들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에 의해 연산호 군락지가 파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얼마 전 태풍 볼라벤이 지나간 이후 강정 해군기지 앞바다에 나자빠져 있는 7개의 시멘트 덩어리 케이슨도 처리 곤란이다. 하나에 약 50억원을 들여 만든 이것들은 이제 8,800톤짜리 대형 해양 폐기물과 다름없는 신세가 돼버렸고, 현재 기술로는 이 거대한 쓰레기를 들어올릴 수밖에 없어 수중폭파하는 방법밖에는 처리방법이 없다고 한다. 시멘트 덩어리를 수중폭파할 경우 그 끔찍한 환경파괴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수중파괴된 시멘트 가루들은 제주 해양을 넘어서 동아시아 바다 전체로 퍼지며 오랫동안 바다를 오염시킬 것이다. 만들자마자 독성이 빠질 시간적 여유도 없이 바로 바다에 임시 투하된 이 시멘트 덩어리들에서는 현재에도 독성물질들을 방출하고 있는데, 이것이 수중폭파되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독성물질이 방출되어 바다를 오염시킬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핫핑크돌핀스는 이와 같은 수많은 이유들 때문에 제주해군기지는 환경을 파괴할 것이며, 이에 따라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이번 WCC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결의안이 채택될 것을 촉구한다.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중단되지 않는 한 제주는 절대 세계환경수도가 될 수 없음도 다시 한 번 명시한다.
2012년 9월 9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