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래의人香萬里 ❸ 트럼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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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복래/연합뉴스진흥회 감사/청담연구소 자문위원]
트럼프의 귀환-투키디데스 함정의 망령
도널드 트럼프가 컴백했다.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며 세계는 다시 한 번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미국 이익(America First)과 보호무역을 최우선시하며 예측 불가능한 정책과 독특한 외교스타일을 반복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결과적으로 고립주의는 강화되고, 세계는 또다시 신냉전으로 치닫게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크다.
여기에 대만을 둘러싼 중국의 긴박한 움직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ICBM 발사와 파병,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까지 맞물리며 국제 정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같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차 세계대전 경고 잇따라
트럼프의 재집권은 이러한 불안 요소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심지어 3차대전을 우려하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최근 국제금융협회 총회에서
“3차대전 수준의 심각한 지정학적 위기”라며 경고했고,
존 설리번 전 러시아 주재 미 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군의 참전으로 유럽을 넘어 세계대전으로 확대됐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역시 “3차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의 ‘럭비공 정책’과 투기디데스 함정의 망령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정책은 미국의 적대국은 물론 오랜 동맹국들마저 긴장하게 만든다.
이미 한국, 대만, EU에는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에는 환율 문제를 매개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의 심화는 가장 큰 불안요소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양자 컴퓨팅, 우주 개발, 바이오 기술, 6G 통신,
첨단 무기, 희토류 자원을 둘러싼 두 초강대국 간의 대립은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의 망령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기존 패권국 스파르타가 신흥 강국 아테네의 부상을 차단하려다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저서 ‘불가피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오늘날 미·중 관계가 ‘투키디데스 함정’ 속에서 비슷한 경로를 따라 반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중 대립이 무력 충돌로 치닫는 것이 결코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만은 아니다.
실제로 두 강대국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급속히 증강하며 아시아와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이러한 갈등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대만 문제는 미·중 갈등의 가장 예민한 부분이다.
트럼프가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더욱 강화한다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중이 군사 충돌로 치닫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러시아-우크라戰 판도 변화 가능성, 중동도 제2의 화약고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어가며 서방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재등장은 푸틴과의 유대 속에서 NATO의 결속을 약화시킬 위험을 내포한다.
과거 푸틴과 김정은에 우호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NATO의 단합에 균열을 낼 개연성이 짙다.
이로 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 전쟁의 판도까지 바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동 역시 혼란의 연속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이란 간 갈등은 중동 전역으로 전쟁의 불씨를 확산시킬 도화선이다.
트럼프가 친이스라엘 정책을 강화한다면 이 지역의 불안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정세는 궁극적으로 미국과 서방 동맹국, 그리고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반미세력이 양극화된 구도로 정면 대립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특유의 '럭비공 외교'는 동맹과 적국의 경계를 한층 모호하게 만들 변수다.
실제로 한국, 일본, 대만, EU 국가 등 우방국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유발할 여지가 다분하다.
트럼프는 고립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면서 동맹국들까지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군사적 충돌 피할 각국의 외교력 주목
이런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협상과 타협이다.
다행히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 중임에도 두 나라가 지닌 높은 경제적 상호 의존성은 외교적 타협의 여지를 남긴다.
이러한 경제적 연결 고리는 무력 충돌을 억제하는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렇듯 트럼프의 귀환으로 국제 정세는 더 깊은 불확실성의 급류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각국이 외교적 협상과 타협을 선택해야 한다.
타협을 통한 균형과 조정이야말로 오늘날 국제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풀어낼 중요한 열쇠다.
그 어느 때보다 각국의 외교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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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맑은뉴스(https://www.cc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