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The Boy in a Red Waistcoat)
폴 세잔의 작품으로 턱을 괸 채 상념에 빠져 있는 소년의 모습을 왜곡된 형태와 강렬한 색채의 대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작가 : 폴 세잔(Paul Cézanne)
종류 : 캔버스에 유채
크기 : 80×64cm
제작년도 : 1894~1895년
소장 : 스위스 취리히 뷜러 컬렉션
폴 세잔(1839-1906)은 1890년부터 1895년 동안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을 주제로 4점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그 가운데 취리히 뷜러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는 이 작품이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풍경이나 정물뿐만 아니라 인물 초상에도 관심이 많았던 세잔은 이탈리아 소년 미켈란젤로 디 로자를 모델로, 그로서는 거의 예외적으로 감상에 젖어 있는 인물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세잔의 초상화의 특징은 인물에 대한 정확한 묘사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포착하는 데 있다. 그림에서 소년은 손으로 턱을 괸 채 상념에 빠져 있다. 비정상적으로 기다란 팔은 소년의 상념이 그 만큼 길고 오래 지속되었음을 암묵적으로 나타낸다. 세잔은 사물의 본질과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이와 같이 형태를 왜곡하는가 하면 여러 시점에서 본 사물의 모습을 하나의 평면에 재조립하였다. 이 작품에서도 소년의 오른쪽 어깨가 유난히 길게 표현된 것은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본 시점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은 차분하고 정적인 분위기 속에 강렬한 색채의 조화가 눈에 띈다. 작품의 제목에 등장하기도 하는 '붉은 조끼'는 화면에 생동감과 에너지를 부여함과 동시에 흰색, 파란색, 초록색, 붉은색, 노란색으로 채색된 면들과 나란히 놓여 조화를 이룬다. 특히 세잔 특유의 활기찬 붓질로 실현된 색채의 멋진 조화와 견고한 구성은 작품에 생명감을 불어넣는다. 그의 작품은 브라크와 피카소의 입체주의에 길을 열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강렬한 색채의 표현은 야수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