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Part 5 트라우마의 치료
1. 긍정적인 경험과 긍정적 사고의 힘: 포레스트 검프
목차를 쭉 훑어보던 중 최근에 본 포레스트 검프가 눈에 띄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많은 감동을 받았던 터라 주저 없이 페이지를 넘겨서 읽어 보았다. 읽고 난 뒤 느낀 것은 난 나름대로 영화를 잘 감상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듬어 주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포레스트 검프를 긍정 심리학과 연관시켜서 설명을 해 주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검프가 친구의 죽음이나 연인과의 이별 등 인생의 고비에서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지 않고 달리거나 탁구를 치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하였는데 그 자체가 치료의 핵심 부분이라는 것이다. 나는 검프의 어느 한 가지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행동들이 힘든 마음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저자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서 생각과 고민에 빠져있기보다 가벼운 산책이나 땀을 흘리는 운동 등이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즉각적 행동’에 대한 내용을 읽었을 때 불현듯 나의 최근 경험이 떠올랐다. 저번 주에 다리를 다쳐서 며칠 동안 깁스를 해야 했다. 지난 토요일에 예상치 못했던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엠티를 끝내고 기숙사에 앉아 있는 나의 마음은 내 다친 다리와 같다고 느껴졌다. 갑자기 허무하다는 감정이 들었다. 그냥 침대에 누워 하루 종일 음악을 듣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무작정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깁스를 한 발을 비닐로 싼 채 밖으로 나갔다. 병원에 들르고 토요일마다 갖는 스터디 모임에 참석했다. 한참동안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관심사에 대해 토론하다 보니 시간은 훌쩍 지났고 아픈 다리를 의식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밤이 되어 버스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나의 마음은 아침과는 정반대였다.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마음을 다룰 때에는 힘든 마음을 정신 차리라고 맘껏 흔들어주어야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흔들래야 흔들 수가 없는 것 같다.
저자는 트라우마 치료의 다른 방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친구 사귀기를 제시해 주었다. 전쟁에서 다리 두 쪽을 모두 잃은 댄 중위가 새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긍정적이고 즉각적인 검프의 힘이 컸다. 나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우울하거나 슬픈 사람을 혼자 두지 말라는 말과도 같은 뜻인 것 같다. 그 이유는 사람은 어차피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상담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치료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 예술치료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대인관계에서 약간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내가 먼저 다가가려고 하기보다는 기다리는 쪽이었고 먼저 마음을 잘 열지 못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우리의 삶에서 서로 서로의 접촉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이것을 알아야만 주위에 긍정적인 친구를 둘 수 있는 가능성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나는 유명한 마쓰시타 전기산업의 창업주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나는 집이 몹시 가난해 어릴 적부터 구두닦이, 신문팔이 같은 고생을 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둘째,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몹시 약해 항상 운동에 힘써왔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셋째, 나는 초등학교도 못 다녔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다 나의 스승으로 여기고 누구에게나 물어가며 배우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글을 읽었을 때 가슴속에서 무한 긍정의 힘을 전달받은 것 같았다. 세상 어떠한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 만 같다. 마쓰시타의 삶에 대한 마인드를 본받아 내 문제에 묶여있기 보다, 콤플렉스를 더 나은 나로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의 원천으로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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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아항♥ 히히 나두요 정민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