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가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매수여력이 떨어진데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를 앞두고 매수심리까지 꺾이면서 고가 아파트 및 재건축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 때문에 ‘매도호가’만 있고 ‘매수호가’는 없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구의 급락(-0.65%)으로 평균 0.14% 내렸다. 강남구의 주간 낙폭은 2005년 9월 마지막 주(-0.81%) 이후 최대폭이다.
재건축 급매물도 적체되기 시작
강남구 재건축 시장에선 이번 주 들어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강남구 개포동 미래공인(02-572-2111) 정준수 사장은 “개포 주공 단지의 경우 지난주까지는 급매물이 간혹 거래됐으나 이번 주 들어서는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석 직후에는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했으나 지금은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안 되는 상황으로 180도 시장분위기가 변한 것이다.
강남구 일반 아파트도 약세가 뚜렷하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 공인(02-3463-8989) 박현식 사장은 “매수세가 워낙 귀한 상황이라 급매물도 막상 거래흥정에 들어가면 추가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고 전했다.
고가아파트 많은 지역 일제히 약세
대치동, 도곡동 일대에선 도곡렉슬, 동부센트레빌 등 인기단지를 중심으로 이번 주 들어 매물이 늘기 시작했다. 양천구(-0.34%), 송파구(-0.16%), 강동구(-0.16%),서초구(-0.09%) 등 종부세 과세 대상(공시가격 6억원 초가) 아파트가 많은 곳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 대동공인(02-2647-7300) 정진근 사장은 “대기매수세들은 집값이 더 빠지길 기대하고 있어 급매물도 소화가 안 된다”고 말했다.
강북지역 호가 오름세도 진정
이번 주 서울 25개 구 중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인 구는 9개구로 지난주(6개구 하락)보다 하락지역이 늘어났다. 노원구(0.01%), 성북구(0.01%), 관악구(-0.01%) 등 지난달까지 가파른 호가 오름세를 지속해왔던 곳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노원구 상계동 황토공인(02-932-2244) 최재영 사장은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자 집주인들이 더 이상 호가를 올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수도권 안정권 진입
수도권 아파트 시장도 과천시(-0.66%), 수원시(0.05%), 용인시(-0.04%), 고양시(-0.11%) 등 주요지역이 일제히 약세를 보임에 따라 전체적으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0.03% 오르는데 그쳤다. 과천시 별양동 이화공인(02-504-1437) 오순정 사장은 “지난해 10억원에 실거래됐던 아파트가 8억원에 매물로 나와도 소화가 안된다”며 “분양가 상한제 등의 변수 때문에 향후 재건축 아파트값이 더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대기수요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안정세를 보였지만 평택시(0.68%), 의정부시(0.65%) 등 개발호재가 있는 곳의 아파트 호가는 계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5개 신도시 0.05% 하락
5개 신도시 아파트값은 이번 주 평균 0.05% 내렸다. 산본(-0.20%), 분당(-0.07%), 일산(-0.04%) 등의 순으로 하락폭이 깊었다. 분당의 경우 정자동 일대 주상복합아파트촌에서 시세보다 2억원 가량 값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찾는 이가 없어 거래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산본에서는 광정동(-0.60%), 수리동(-0.26%) 일대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인천(0.13%)은 계양구(0.26%), 남동구 (0.24%), 연수구(0.19%) 등 주요지역이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