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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드라이브를 펑펑 걸어보는 때가 없었습니다 정말.
오늘 점심을 먹고 뭐할까나...하면서 있다 탁구나 치러 가야겠다고 맘먹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식곤증...잘까 말까...고민하다가 한 두어시간 지나가고...=_= 기냥 나왔습니다..
탁구장에 도착하니 사람 참 많습니다. 바닥이 시멘트에다 탁구대가 극히 안좋은 넘이라^^;; 고수들이 쉬이 찾는곳은 아니기에...주로 사파 무림의 탁구인들이 활약하는 곳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제가 칭하는 사파무림이라는 거시 뭔말이냐... 사부를 두어 내공과 초식을 높이는..소위 레슨이라는 수련 방법을 쓰는 이들과...각종 교본을 보며 자신의 스윙과 자세를 바로잡는 탁구인들을 대략 정파... 자신의 개인적 감각에 크게 비중을 두는 독자적인 내공 수련법을 쓰며...정파 무림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기이한 타법들을 종종 선보이기도 하고...그렇게 고수를 향한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대략 사파라고 칭합니다^^;; 뭐...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은 아니고...저랑 제 친구놈들이 즐겨 쓰는 표현입니다 ㅎㅎ
제 친구녀석 하나가 군대를 공군 장교로 갔는데...가기 전 두어달간 탁구를 가르쳐 보냈습니다. 포핸드 롱 하나 되게 만드는데 한달이 걸렸습니다 대략;; 최대한 정석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서 군대로 보냈습니다만... 갔다가 휴가 나왔을때 보니 상당히 해괴한 스타일을 익혀서 돌아왔습니다 =_= 그럼 저는 한마디 하죠...'어디서 그런 사악한 기술을 익혀가지고 온 것이냐' 그놈은 이럽디다...'이게 바로 우리 중대의 기본 필살기술 사시미라는 거시다..' 저는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사파의 기운을 너무 많이 쐬었다 너는..'
대략 저렇게 적용하고 있다 모 그런 말입니다...-_-a
여하튼 갔는데, 예전에 종종 뵙던 분이 오셔서 반갑게 인사도 하고...빈 자리가 나자 같이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에게 익숙한 스타일인 21점제 게임으로 들어갔는데... 작년 가을에만 해도...단식을 쳐보진 않았기 때문에 확신은 못해도...저보다 낫던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일방적인 우세 속에서 3:0 으로 게임이 끝났습니다^^;; 많이 늘었다고 감탄하시더군요...잇힝~ 이분이 쇼트를 상당히 잘 대주시는 편이라...겜 끝나고 연습때 신나라고 줄창 드라이브를 걸어댔습니다. 스피드성 드라이브 파워 드라이브 커브 드라이브 극단적인 루프성 드라이브 등등....물 만난 고기마냥 마구마구 걸어댔습니다...아...슈트 드라이브는 아직 못합니다...-_-;; (그러면서 잠깐 드는 생각...이야...리포머 진짜 괜찮구만 ㅎㅎ )
그렇게 실컷 치다가 좀 쉬고...한참 뒤에 아는 어르신이 한분 또 오셔서 그분이랑 또 열심히 뚝딱뚝딱... 그 뒤에 좀 쉬고 있는데.. 간만에 만나는 호적수 한분이 여자친구와 같이 등장. 저는 아는 어르신과 다시 치다가...대략 10세트 정도의 게임을 벌였습니다. 그런데...보통때는 이정도로 지치지 않았는데, 점점 몸이 무거워집니다.. 10세트가 끝나자 의자에 가서 주저 앉아버렸는데...
그것도 잠시. 저랑 같은 쉐이크 전형이신 그 호적수께서 (내맘대로 호적수라고 하는군...-_-;) 한판 요청을 하시는... 크게 지쳐있는데...그래도 탁구인의 본능이라는게 있잖습니까. 아무리 몸 상태가 파김치여도...괜찮은 상대를 만나면 어찌되든 한번 쳐보고 싶은 그런...
이분...포핸드 드라이브가 탁월합니다. 제가 블록하기 버거운...저에겐 대포알처럼 날아오는 드라이브입니다. 포핸드 드라이브와 보스커트에서는 확실히 저보다 우위에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공격적인 백핸드 기술에서는 제가 우위에 있습니다. 게임으로 들어갔는데...
아아... 몸에 힘이 안들어갑니다 ㅜㅜ 허리가 점점 서버립니다...하체가 받쳐줄 힘이 없어서, 타구의 안정성도 크게 떨어져가고... 무엇보다도;; 분명히 오늘 같은 감각으로는 딱 드라이브의 밥처럼 보이는 찬스 볼들을...오른 무릎과 허리가 받쳐주질 않아 비실대는 공만 만들어 냅니다 ㅜㅜ 설상가상 허리가 굽혀지질 않으니, 밥처럼 오는 백핸드 드라이브의 타겟들에서도 상당한 미스를 합니다... 최상의 상태로 대전해도 이기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거늘...몸 상태가 이모양이니...
21점제 게임으로....1:0, 1:1, 2:1 역전, 2:2 , 마지막 세트.... 10-10 듀스를 만들어 냈는데...연달아 두개의 범실로 결국 3:2로 패하고 맙니다. 으으...내 체력이 조금만 남았었던들....ㅜㅜ 억울하고 또 억울하고... 하기사 그분이 중요 포인트에서 조금 봐주는 듯한 모습도 있었던 듯 하나...여하튼 지긴 진거죠.
드라이브 팡팡 걸어대다간...정말 세시간도 못되어서 체력이 바닥난다는걸 절실하게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ㅡㅡ;; 뭐...다시 말하면...체력을 많이 소진할 만큼 드라이브 능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해도 누가 뭐라고 할 것 같지는 않슴다만...(뭐라고 하면 귀막음 그만이라지요 커커커)
여하튼...체력을 길러야겠습니다 ㅡㅡ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랜덤으로 등장하는 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버틸 체력을 만들어 놔야겠죠... 달리기를 가장 싫어하는 운동으로 꼽는 제가...체력을 기르기 위해 아침 조깅을 하는걸 심각하게 고려하면서 왔다는거 아닙니까...해가 서쪽에서 뜰라...
즐거운 드라이브 생활을 위해서는... 아침 조깅을 하자...
참... 이런식으로 드라이브 팡팡 걸면 라바값 때문에 제 명에 못죽는거 아닌가 몰라...=_= |
첫댓글 하하... 정원일님 글 정말 잘쓰시네요^^ 저도 '오늘은 드라이브 연습차원으로만 하고 와야지.' 이렇게 마음먹고 당당히 집에서 나가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침대로 풀썩 했다는^^;;
아, 그리고 정원일님 리포머 쓰시나본데요, 스라이버와 발트너와 마크V와 비교하면 어떤 러버인가요?
하이텐션 러버는 아니라고 되어 있는데...쳐보면 하이텐션으로 치는게 아닌가 하는만큼 잘 나갑니다^^ TI 보다 조금 덜 나가는 정도랄까? 표면 마찰력은 마크 V에 근접하는 수준...연질이라서 잘 감기는데다...희한하게 스매싱도 쫙 깔립니다^^ 말씀하신 세종류의 러버보단 분명 한수 위의 반발력을 가지고 있구요,
풀 임팩트가 아닌 어느 정도 느슨한 임팩트에서도...적어도 발트너와 마크 V 사이 정도의 감각 정도는 나옵니다. 회전이 쉽게 걸리죠^^ 근데 탄성이 좋아서...치면 칠수록...파워가 붙네요^^ 암튼 이거 저거 다 좋다는 생각임다..물론 회전, 반발력, 컨트롤 각각만을 놓고 보면 이보다 더 좋을 라바들이 있을텐데요...
그 세가지를 하이 클래스로 절묘하게 유지하고 있는 러버가 이놈이라고 생각합니다^^ 용품사에서는 어느 정도 글루잉을 권장한다고 하는데용...저는 글루잉 없이 쳐도 감 좋기만 합니다 ㅎㅎ 무엇보다 하이텐션이 아닌 고탄성 계열이니...아무래도 수명에서도 메리트가 좀 있지 않을까 하는 ㅋ
그래도 정원일님 주의에 그런 호적수같은 분들도 계시니 좋으시겠네요;;제 주변엔 탁구에 흥미를 가진 친구들이 별로 없어서 ㅡㅡ;;하하;;
^^ 저도 리포머 오래쓸수 있겠구나 싶어서 샀는데요...^^;; 사용한지(구입한지) 2주도 안되서 심한 탑시트 마모가... 아무튼 표면이 상당히 민감한 놈인가봐요. 그렇게 빨리 달아버리는 러버는 처음 ㅡㅡㅋ. 뭐 아직도 쓰고 있긴하지만
아무래도 시각적으로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서 러버 볼떄마다 속상하죠...ㅠㅠ
정원일님, 감사합니다^^ 저는 컨트롤과 회전에 큰 비중을 둔 러버를 계속해서 쓰고 있는데... 발트너에서 더 이상 마음을 움직여줄 러버가 없어서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