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 반대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입장문

기간 연장 중심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 반대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입장문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가권력 남용과 관련된 문제는 현 정치권력 구조 및 지배 질서와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에 대한 국가기관의 불법 행위로 인한 국가 도덕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 과거에 대한 올바른 규명과 청산이 필수”적임을 강조했습니다. 이 경축사를 계기로 포괄적 과거청산을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진화위법)’이 2005년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렇게 출발한 1기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는 많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이러저러한 한계를 드러낸 채 2010년에 활동을 중단하였습니다. 1기 진화위 활동은 불행한 한국사의 일부 진실을 밝히는데 역할을 하였고, 밝혀진 일부 사건에 대해 국가의 사과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국가의 후속조치들이 이어졌습니다. 중단된 과거청산을 이어가기 위해 2020년 2기 진화위가 출범하였습니다. 2010년 1기 진화위가 끝나고 10년 만에 진화위법이 개정되어 진상규명이 다시 재개될 수 있었습니다. 진화위법이 개정되기까지 유가족과 피해자들은 길거리에서 끊임없이 투쟁하였습니다.하지만, 어렵게 출범한 2기 진화위에 김광동 위원장, 이옥남 상임위원, 국정원 출신 ‘마스크 맨’ 황인수 조사국장이 임명되면서 피해자들은 끊임없이 색깔론에 시달리며 다시 고통받고 있습니다. 12월 9일 임기가 끝나는 김광동 위원장 후임에 이옥남 상임위원이 위원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참으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상처만 주는 현 진화위의 조사기간만 연장하는 법 개정 논의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시민사회 단체는 현 진화위의 조사기간만 연장되는 법 개정 논의를 반대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거청산에 역행하는 논의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묻고자 합니다.과거청산에 비우호적인 행정 권력의 집권은 국가범죄를 저지른 국가기구들의 자료 공개여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사실을 알고 있는 목격자나 방관자들의 입도 닫게 만듭니다. 행정 권력이 진상규명에 협조하도록 진화위법 조사 권한이 강화되고, 유가족 및 피해자들이 제대로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되어야 합니다. 유가족과 피해자들은 다음과 같이 진화위법이 개정되기를 요구합니다. 우선 위원회가 진상규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석수에 비례하여 위원을 추천하여 구성하고, 진화위법의 목적에 위배되는 언행이나 연구 활동을 한 경우 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등 위원회 구성이 제대로 되도록 개정되어야 합니다. 사실조사에 대한 충분한 조사기간과 권한이 보장되어야합니다.  조사방법에 압수ㆍ수색ㆍ검증영장청구 의뢰를 하도록 하고 장기 미해결 과거사 사건 전담부서를 통해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유해발굴, 추도사업, 소멸시효 배제 조항이 포함되도록 개정되어야 합니다. 한국전쟁 전ㆍ후시기는 물론 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에서 행해진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국가기구에 의한 국가폭력은 ‘빨갱이’, ‘좌익’이라는 명분으로 행해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진실규명 미흡과 명예가 회복되지 못한 사건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자신들이 부당한 피해자임에도 이를 감추거나 고립된 삶을 아직도 살고 있습니다. 올바른 과거청산은 국가의 책무이자 의무입니다. 다시 한번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단순한 진화위 조사기간 연장만을 담은 진화위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진화위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피해자와 유족들이 공청회를 통해 만든 진화위법 개정안을 조속히 발의할 것을 요구합니다2024년 11월 21일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