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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소울드레서 (SoulDresser) 원문보기 글쓴이: 무리뉴
지난 2월 7일, 충북 오창의 한 야산
오후 무렵이었습니다
등산을 다녀오던 송 씨는 생소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날아갈 새라 돌로 눌러놓은 듯한 돗자리
돗자리가 있는 곳엔 원래 빗물을 모으는 맨홀이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맨홀 덮개엔 밧줄이 묶여 늘어져 있었고
교수형을 연상시키는 사체
양손은 등 뒤로 결박되어 있었습니다
잔혹한 수법으로 경찰을 긴장시킨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사체가 발견된 장소의 특별함 때문에 맨홀 살인이라 불렀고
피해자의 신원은 청주에 사는 41살의 건설업자 최 씨로 밝혀졌습니다
현장을 찾은 친지들은 말문이 막혀버립니다
갑상선 연골이 부러져 목이 매인지 수초 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씨
그런데 발견되기 나흘 전 실종 신고가 접수됐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중학생, 초등학생 아들 둘을 둔 41살의 평범한 가장 최 씨가 왜 이렇게 참혹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는지
고인을 떠나보내는 애통한 울음 속에는 잔인한 수법에 대한 충격과 분노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체 발견 2주 만에 경찰이 타살이 아닌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을 잃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불거져 나온 자살 의혹
최 씨가 왜 빛 한 점이 없는 지하 맨홀에서 마흔한 해의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는지 진실은 아직 맨홀에 갇혀 있습니다
한 달 전 이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은 이유는
발견 당시 처형을 연상시키는 사체의 모습과 맨홀이라는 특수한 공간 때문이었습니다
손은 뒤로 묶여 있었고 맨홀 덮개에 연결된 밧줄에 목이 매여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조직폭력배의 보복 범죄로 종종 묘사되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은 이런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현실에서는 아주 드문 경우라고 합니다
맨홀에 사체를 유기하는 경우는 있어도 덮개에 목을 매어 살인 하는 것은 범죄 전문가들에게도 낯선 수법이라고 합니다
사건 발생 한 달 후에 최 씨가 실종됐던 날에 행적을 수사한 경찰은
이 평범한 건설업자가 교묘하게 타살을 위장해 자살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케이블 타이라는 끈으로 손이 뒤로 묶이고 목이 메어져 있는 상태의 사체를 자살로 본다..
언뜻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경찰이 최 씨가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뭔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사건 발생 한 달, 최 씨의 사체가 발견됐던 맨홀에는 감식반이 다시 출동해 있었습니다
맨홀 안에서 스스로 목을 매구 자살이 가능한지 본격적으로 현장 검증이 시작된 것입니다
부검이 끝난 후에도 최 씨의 죽음은 사인 불명으로 남아 있습니다
별다른 외상이 없는 최 씨의 사체가 자살 의혹을 불러일으킵니다
자살 의혹이 불거진 또 다른 이유는 2월 3일 실종 당시 최 씨의 행적 때문입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침 8시 30분 아파트 CCTV에 포착된 최 씨의 모습입니다
급한 일이 있는 듯 빠른 걸음입니다
실제로 이 날 최 씨는 지갑도 챙기지 못할 정도로 서둘러 집을 나섰다고 합니다
친지들은 이 날을 특별한 날로 기억합니다
실종 이튿날부터 최 씨가 오래 미뤄졌던 공사 대금을 받는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청을 받아 부지 조성 건설업을 해온 최 씨
2월 3일에 공사 대금을 받으니 밀려있던 인건비와 자제비를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해온 상태였습니다
최 씨가 밝힌 행선지는 경기도 안산
교통 체증을 감안해도 왕복 4시간이면 넉넉한 거립니다
집을 나선 지 2시간 만에 전화 연락이 두절된 겁니다
실종 당시엔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장비 대여비와 인건비 지급이 미뤄지고 있었습니다
채권자들과 마찰이 불거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친지들은 긴장했습니다
다음 날 가족의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도 바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실종수사 측이 공사대금을 주기로 했다는 업체만 찾으면 최 씨의 행방은 금방 파악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최 씨와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증언은 수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CCTV가 기록한 최 씨의 행방은 더 묘연합니다
안산에 간다며 9시경 고속도로에 진입한 최 씨의 차량은
2시간 후 진천의 21번 국도를 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위치 추적을 해봤지만 더 이상의 행방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국도 위에서 배터리가 분리된 것입니다
애초에 대금을 받을 곳은 없었고 채무자의 독촉을 피해 잠적했다는 것이
이 날 최 씨의 행적에 대한 경찰의 해석입니다
최 씨의 차량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은 오창읍을 운행하는 버스 CCTV였습니다
운행 기록을 분석해 보면 저녁 8시에서 8시 40분 사이에 주차가 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상가 근처는 행인들이 많았지만 최 씨를 목격했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CCTV에서도 차량 외에 최 씨 본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차량을 감식했지만 그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최 씨가 신변의 위협을 받는 상황은 없었다고 보는 이윱니다
하지만 최 씨가 홀로 배회하다가 자살을 했으리라는 경찰의 추정을 가족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당일 최 씨의 모습을 포착한 새로운 화면이 발견됐습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 오창읍 편의점 CCTV에 포착된 화면
검은색 외투가 가족들의 눈에 익은 것입니다
아침 출근길에 마중한 모습 그대로 최 씨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것이 최 씨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실종 당일 자정 무렵에 찍힌 최 씨 생전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화면상으로 봐도 최 씨는 혼잡니다
눈에 띄는 소지품도 없습니다
얼굴 표정을 자세히 읽을 수 없지마는 특별히 초조해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적어도 당시 가족이 걱정했던 것처럼 채무자에게 납치되어 감금됐던 것은 아니라는 증겁니다
최 씨 사망 시간은 CCTV가 찍힌 후에 몇 시간 이내로 추정이 됩니다
최 씨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라면 적어도 한 가지 조건은 충족되어야 합니다
살인을 저지른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같이 있었음을 밝혀낼 수 없다고 해서 곧 자살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습니다
이 사건이 수사 초기 살인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사체가 발견된 장소가 맨홀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맨홀은 내부가 발을 디딜 곳이 없는 아주 작은 공간입니다
그 공간에서 목을 매단 후에 이 무거운 덮개를 덮고
거기다가 돗자리를 덮어서 돌을 얹어 놨다는 것은 혼자서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 의혹이 불거진 것은 최 씨의 사체가 발견된 이 맨홀이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 씨의 사체가 발견된 맨홀은 제일 큰 것입니다
이 규격의 맨홀은 보통의 다른 맨홀과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청소 관리를 할 때 이용하는 돌출형 발판이 박혀있고
내부에 둥근 배수로가 파여져 있는 겁니다
독특한 맨홀의 구조 때문에 스스로 목을 매고 덮개를 덮을 수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커져가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사건이 일어났던 맨홀을 실물 크기로 재연해 봤습니다
모두 동일한 조건입니다
최 씨는 163cm 54kg으로 왜소한 편
실험은 비슷한 체격 조건을 가진 남자가 시행합니다
최 씨가 혼자 자살을 했다면 밧줄을 묶고 돗자리를 덮은 후
돌을 올려놨을 겁니다
돌이 떨어지지 않게 덮개를 열어야 합니다
근데 60킬로가 넘는 덮개를 들어 올린 채 몸을 밀어 넣을 공간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일단 맨홀 안으로 들어가면 안쪽에서 맨홀 덮개를 당겨 닫아야 합니다
손을 묶기 전 연결된 밧줄에 목을 조입니다
이 상태에서 양손을 등 뒤로 돌려 묶어야 합니다
최 씨가 자살했다는 의혹을 일으킨 것 중 하나는 손을 묶은 케이블 타이의 형탭니다
양손을 완전히 결박한 형태가 아니라 중간이 고리로 연결되어 약간 헐렁하게 묶여 있었던 겁니다
이론적으론 불가능하지 않지만 여러 번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두툼한 외투 차림이었던 최 씨와 같은 조건, 팔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법을 미리 알려줬지만 케이블 타이로 스스로를 결박하기까지 5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다음 실험자는 체육학을 전공해 운동 능력이 좋은 20대 남잡니다
미리 방법을 충분히 숙지시켰더니 실험자는 비교적 수월하게 손을 결박합니다
추위에 손가락이 얼어붙었을 최 씨보다는 수월했을 테지만 체육을 전공하는 20대에게도 힘에 부치기에는 마찬가집니다
(불꺼진 실험장)
또 한 가지 관구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돗자리까지 덮은 칠흑같이 어두운 맨홀 안에서 복잡한 일련의 과정을 혼자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사체 발견 당시 최 씨 주변에는 손전등조차 없었습니다
만약 최 씨가 자살을 한 것이라면 여러 번 연습을 거쳐도 어려운 방법을 단 한 번에 성공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경찰의 추정대로 절망에 빠져 배회하다 즉흥적으로 감행한 자살로 보기엔 어렵습니다
채무에 부담을 느꼈다는 최 씨 자살을 하면서 타살로 위장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실제로 최 씨는 여러 종류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최 씨의 보험 구성을 살펴보면 자살, 타살 여부를 떠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훨씬 큽니다
친지들은 최 씨의 채무가 건축업의 특성상 생기는 일시적인 부채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최 씨의 통장 내역을 보면 빈번하게 억대 규모의 돈이 입출금 되고 있었습니다
남다르게 풍요롭진 않았지만 살림 걱정은 하지 않게 해줬던 가장의 부재
부인은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받지 못한 대금은 파악할 길이 없고 채권자들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 씨의 죽음은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자살과도 맞지 않습니다
최 씨가 자살을 타살로 위장하려고 한 거라면 참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을겁니다
한번 순서가 어그러지면 되돌릴 수 없는 것도 많았습니다
한 가지만 예로 들어볼까요?
이렇게 케이블 타이로 손을 묶게 되면은 누군가 칼이나 가위로 잘라주지 않으면은 풀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각계에 이렇게 복잡한 방법으로 자살한 사례가 있는지를 문의를 했지만은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는 의견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최 씨의 경우는 실종 전에 자살 시도는 물론이고 어떠한 자실 징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 씨가 정말 타살을 위장해 자살을 감행한 것이라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독특한 자살 방법을 선택한 것이 됩니다
자살이 아니라면은 남은 가능성은 하납니다
바로 타살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타살의 필수적인 조건은 단 하납니다
최 씨가 죽는 순간에 함께 있었던 다른 사람의 존잽니다
연락이 두절된 12시간 동안의 최 씨의 행적은 CCTV에 낱낱이 기록돼 있습니다
그 CCTV 분석을 통해 경찰은 최 씨가 혼자였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CCTV는 최 씨의 차량 운행을 기록했을 뿐 최 씨 본인의 모습을 포착한 것은 자정 무렵 편의점 CCTV라는 것입니다
그 CCTV가 포착하지 못한 사각지대는 없을까요
우리는 CCTV의 기록을 근거로 실종 당일 최 씨의 행적을 밟아 보기로 했습니다
오전 8시 반에 집을 떠난 최 씨
출근길 교통 체증 때문인지 9시 30분 경에야 오창 IC에 진입합니다
이날 최 씨가 밝힌 행선지는 경기도 안산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를 타고 직진을 계속하면 안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진입 40여 분 후 최 씨는 갑자기 서안성 톨게이트로 운전대를 돌립니다
오전 10시 10분 경입니다
과연 최 씨에게 무슨 변화가 생긴 걸까요?
공사 대금을 받으러 가던 길을 되돌아올 만큼 중요한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취재진은 110킬로가 넘는 속도로 달려 최 씨가 찍힌 다음 CCTV 통과 시간과 비교해 봤습니다
이곳에서 불과 10분 거리에는 최 씨가 관련된 공사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종 당일 최 씨는 이곳에 들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다음 CCTV 통과 지점까지 시간을 계산해 보면 그의 차량은 21번 국도에 머물러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이상한 점이 발견된 것은 최 씨의 차량이 오창읍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으로 찍힌 CCTV입니다
오전 11시 1분 최 씨의 차량이 오창읍 방향으로 진행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여 분 후 최 씨의 차량이 두 곳의 CCTV에 포착됩니다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차량이 두 번 CCTV에 녹화된 걸 보면
최 씨는 CCTV를 지나자마자 국도변에 연결된 사잇길로 진입해 이 지점을 한 바퀴 돌아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도와 평행으로 나있는 사잇길은 도보로도 3분이면 되돌아올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러니까 최 씨의 차량은 10분이 넘게 이곳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빠르게 몰던 최 씨가 왜 갑자기 속도를 늦춰 이곳을 돌아다닌 걸까
영상 전문가와 함께 CCTV를 분석해 봤습니다
전 구간을 시속 130km 이상의 속도로 통과한 최 씨 차량은 유독 이 구간에서 속도를 늦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갑작스럽게 속도를 줄인 최 씨
국도변에서 누군가를 찾거나 태우기 위해 서행을 한 것은 아닐까요?
CCTV의 사각지대에 있는 10분
짧은 시간이지만 주위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면은 충분히 태워서 나올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11시 10분경 두 번째로 찍힌 CCTV에서는 동행자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가족들이 이 지점에 의혹을 갖는 이유는 의문의 10분이 지난 후 최 씨의 휴대폰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전화기는 맨홀에서 30여 미터 떨어진 나무에 걸린 채 발견됐습니다
만약 이 구간에서 동승자 여부가 확인이 된다면은 최 씨 죽음의 의혹은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실종 당일 최 씨에게 동행이 있었다는 증거는 편의점에서 찍힌 CCTV에 있다고 가족들은 주장합니다
편의점에서 최 씨는 구두를 신고 있습니다
사체로 발견될 당시에도 같은 구두였습니다
그런데 아침 출근길에는 여느 때처럼 방한화를 신고 나갔다는 겁니다
홀로 배회했다면은 구두를 갈아 신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이상한 것은 또 있습니다
최 씨의 차량에서 나온 부러진 안경입니다
최 씨가 근시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가족들은 CCTV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합니다
최 씨가 여전히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안경은 대체 누구의 것일까?
최 씨가 실종 3일 전 사진과 비교해 보면 테의 모양과 코받침 소재가 다릅니다
단골 안경점에서도 판매 기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안경의 도수도 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안경입니다
안경테의 모서리 부분의 처리도 달랐는데 한 번도 취급하지 않은 종류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최 씨가 누군가를 차에 태웠고 실랑이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 씨의 차량은 8시경 주차된 이후에 움직인 적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최 씨가 담배를 산 편의점까지는 걸어서 1시간
실종 당일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졌습니다
굳이 방한화를 벗고 구두로 갈아 신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업 관계에 있는 누군가를 만나 그의 차로 편의점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은 과연 없을까요?
최 씨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는 꼬리를 무는 의문에 대답을 줄 수 있을까
최 씨는 화면 오른쪽 문으로 들어와 왼쪽 문으로 나갑니다
단순히 계산대에서 가까운 문을 이용한 것일까요
이번에는 왼쪽 문 바깥쪽을 봐주십시오
불빛 하나가 반짝합니다
잠시 후에 보면 왼편으로 조금 움직입니다
혹시 차량의 불빛은 아닌지 판독할 수 있을까요?
다른 각도에서 보겠습니다
이번엔 최 씨의 시선에 주목해 주십시오
계산하던 최 씨가 별안간 문밖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불빛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불빛의 깜빡인 것과 거의 동십니다
단순히 우연의 일칠까요?
계산을 끝난 후 최 씨는 불빛이 깜빡이던 방향으로 나갔습니다
다시 보니 최 씨는 계산대에 설 무렵부터 왼쪽 문을 향해 자주 고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편의점 앞 도로 위에서 움직이는 불빛 혹시 차량의 불빛은 아니었을까요
편의점 앞 도로는 최 씨의 사체가 발견된 맨홀로 이어져 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도로에 맹추위가 충청도 일대를 뒤덮인 3일 밤
과연 최 씨는 혼자였을까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서있었을까
누군가 함께 했다면 왜 반항 한번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했을까
맨홀 속의 어둠은 최 씨가 되돌아오지 않는 한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의문으로 짙어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최 씨가 정말 편의점 앞까지 누군가의 차량에 동승을 했는지 밝혀 내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 됐습니다
대신 최 씨가 등장한 CCTV에는 만약 최 씨가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면은
용의자는 최 씨와 어떤 관계가 있는 사람인지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 주고 있는 건 아닐까요
야심한 시각에 인적이 드문 곳까지 최 씨가 위협을 느끼지 않고 의심 없이 따라갈 수 있을 만큼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인근 주민들도 잘 알지 못하는 맨홀의 위치와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 일 겁니다
최 씨의 변사체가 발견된 곳은 인가에서 차로 10분 이상 걸리는 외진 곳입니다
야심한 시각 홀로 걸었다면은 더 눈에 띄었을 겁니다
최 씨를 목격한 사람은 없을까?
2월 3일 야산으로 향하는 남자 둘을 본 적 있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근방의 CCTV에는 최 씨의 모습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최 씨의 차는 초저녁부터 오창읍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맨홀로 이어진 길을 걸어오지 않았다면은 남의 차를 동승했을 겁니다
그리고 사체가 발견된 맨홀 가까이 바큇자국이 발견됐습니다
한편 눈에 잘 띄지 않던 공간에 돗자리를 덮어 결과적으로 눈에 띄게 한 것이 과연 최 씨가 자살을 타살로 위장한 증거일까
경찰은 최 씨가 자신의 시신을 찾도록 표식을 남겨뒀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범죄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겁니다
현장에서는 의심스러운 지문 하나 나오지 않았습니다
건설업자인 최 씨가 완전 범죄인 현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약간의 실랑이 끝에 최 씨가 차에 동승하고 위협을 느끼지 않고 인적이 없는 곳까지 동행할 수 있었던 사람
그러나 믿음을 저버리고 최 씨를 맨홀로 밀어 넣은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그런데 전문가들은 채무 관련자는 오히려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채무는 최 씨가 살아있어야만 해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최 씨를 죽이는 일은 없다는 겁니다
최 씨가 일하는 오창, 천안, 진천 부근은 건축 공사가 늘어난 전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사를 수주하려는 경쟁이 과열돼 종종 마찰이 빚어졌다고 합니다
최 씨가 실종된 후 한 달 넘게 공사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이면계약이 만연했던 터라 공사대금을 받을 길이 없습니다
서류상 터무니 없이 낮은 견적서로 시작한 공사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중 계약으로 큰 소동이 벌어지는 일도 잦았다고 합니다
복잡하게 얽힌 건설업자들의 경쟁 관계에서 최 씨가 희생당한 것은 아닌지 가족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오늘도 남편이 쓰던 팩스를 연결해 봅니다
남편이 공사대금과 관련해 중요한 서류가 올테니 꼭 받아 놓으라며 신신당부하며 문을 나섰기 때문입니다
그날 남편이 말한 팩스는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받으려던 팩스가 그의 죽음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의문만 맴돕니다
불혹의 나이가 가까워진 재작년
토목기사 자격증을 따겠다며 야간 대학에 다닐 만큼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던 남편 최 씨
그가 경제난으로 궁지에 몰려 스스로 삶의 무게를 내려놓은 것인지,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인지 영원히 이승에 작별을 고한다는 49제가 가까워 오고 있지만
최 씨 죽음은 아직 의혹 투성이로 남아있습니다
최 씨의 죽음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타살을 위장한 자살이냐, 자살을 위장한 타살이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린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물론, 경찰의 추가 수사로 더 확실한 증거가 발견이 된다면은 그 증거를 토대로 진실이 명백히 밝혀질 겁니다
그러나 사건이 장기화될 것이다, 미제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는 말에 흘러나오는 현재,
경찰이 최 씨의 자살 동기로 추정하는 이유가 유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한 평범한 가정의 건실한 남편이자 책임감 있는 아빠였던 최 씨가 채무의 무게를 이겨낼 방법으로
잔혹한 방식의 살인사건을 위장해 자살을 선택했다는 추정이 그것입니다
경찰은 자칫 슬픔에 잠긴 가족에게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또 하나의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가족이 제기한 의혹을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자살을 교묘하게 타살처럼 보이게 할 수는 있지마는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범죄를 위장하려 자살로 보이게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와 진짜 뭘까ㅜㅜㅜ
아무리봐도 자살은 아닌거같은데... 교수님말대로 자살을 강요당한거같음....딱히 몸싸움이나 이런 타살의 증거도 안나오는거보면..꼭 범인잡아주세요 억울하시지않게
와.. 진짜 진실이 뭘까ㅠㅠ
저 분이 꼭 타살이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자살임에도 타살이라고 보이는 사건이 많대ㅠㅠ 문이 잠긴 방에서 테이프로 몸이 묶인 채 칼에 찔려 사망했다거나 양손발이 결박된 채 목맴사하는 경우도 많고... 경찰이 성의가 없고 무지해서 자살이라고 하려고 하진 않았겠지.. 그냥 저 분과 유족이 모두 다 억울하지 않게 진실이 밝혀졌음 좋겠다
자살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잖아..
아효... ㅠㅠ
진짜 얼른 밝혀져야할텐데,,,
너무나 타살임..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