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 NBA 플레이오프가 한창이다.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애틀랜타 호크스를 각각 4-0으로 완파하며 가장 먼저 컨퍼런스 결승전에 올랐다. 시리즈 전적도 대단했지만, 1라운드부터 컨퍼런스 준결승전까지, 모두 10점 이상의 점수차로 상대팀을 압도했다. 클리블랜드는 동부 2, 3위를 기록한 보스턴 셀틱스와 올랜도 매직전의 승자와 NBA 파이널 진출을 다투게 된다. 보스턴과 올랜도는 15일(한국시간) 열린 6차전까지 3승 3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다시 보스턴의 홈인 TD 뱅크노스 가든으로 돌아가 최종 7차전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그리고 서부 컨퍼런스에서는, LA 레이커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덴버 너게츠가 뉴올리언스 호네츠에 이어, 댈러스 매버릭스마저 4승 1패로 누르고 서부쪽에서는 컨퍼런스 결승전에 선착했다. 특히, 댈러스는 1라운드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4승 1패로 꺾고 올라온 팀이었기에, 덴버와 댈러스의 시리즈는 최소 6차전 승부가 예상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정규시즌(54-28)부터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준결승전까지 굉장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덴버는, 동부의 보스턴-올랜도전처럼 최종 7차전(LA 레이커스 홈)에서 승부를 가리게 된 LA 레이커스와 휴스턴 로케츠전 승자와 NBA 파이널 진출을 놓고 또다시 뜨거운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동부의 클리블랜드와 보스턴, 올랜도전 승자의 대결은, 올랜도나 클리블랜드가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의 2연패를 막을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또, 클리블랜드가 컨퍼런스 결승전에서도 손쉬운 승리를 거두고, 파이널까지 올라갈 것인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동부만큼, 서부도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었던 덴버는, 뉴올리언스를 상대로 지난 1994년 이후, 15년 만에 컨퍼런스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1차 목표를 달성한 덴버는 더욱 힘을 받았고, 이번에는 지난 1985년 이후, 무려 24년 만에 컨퍼런스 결승전에 올랐다. 덴버는 LA 레이커스와 휴스턴전의 승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 팀을 만나게 되더라도 흥미와 함께 의미가 있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먼저, LA 레이커스와 만날 때를 가정해보자. 덴버는 바로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LA 레이커스에게 ‘스윕’을 당했었다. 정규리그 50승을 거두고도 참담한 결과 앞에, 쓸쓸히 돌아서야만 했다. 내용면에서도 LA 레이커스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덴버는 이번 기회에 설욕을 벼르고 있다. 덴버와 LA 레이커스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Revenge Series’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카멜로 앤소니와 케년 마틴, 네네, J. R. 스미스 등 기존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금의환향한 천시 빌럽스와 함께 또다시 큰일을 내려하고 있다.
하지만, 설욕을 벼르고 있기는 LA 레이커스도 마찬가지다. 덴버에 빌럽스가 가세한 이상, LA 레이커스는 과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과거라 해도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 LA 레이커스는 지난 2003~04 시즌 파이널에서, 디트로이트에 4승 1패로 패했었다. 당시 LA 레이커스의 선수구성은 실로 대단했었다. ‘전당포 멤버’라 불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금도 팀의 리더이자 에이스인 코비 브라이언트에, 샤킬 오닐(현 피닉스), 그리고 우승을 위해 합류한 게리 페이튼(전 마이애미)과 칼 말론까지. LA 레이커스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다. LA 레이커스는 단 1번 밖에 이기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디트로이트는 수비가 매우 강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돌아갔다. 그중에서도 파이널 MVP로 뽑혔던 선수가 바로, 빌럽스. 지금 덴버에 있는 그 선수다.
덴버도 디트로이트처럼 빌럽스와 함께 LA 레이커스를 꺾을 수 있을지, 아니면, LA 레이커스가 빌럽스의 가세로 기세등등한 덴버를 제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휴스턴이 LA 레이커스를 제압하고 컨퍼런스 결승전에 올라 덴버와 맞붙게 된다면? 덴버는 우승경험이 전혀 없는 팀이고, 휴스턴은 90년대에 2연패(93~94, 94~95)를 한번 했었다. 하지만, 덴버와 휴스턴 양팀 모두, 2000년대 플레이오프에서는 약한 모습만 보여왔다. 휴스턴도 덴버와 마찬가지로, 매번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00년대 들어 플레이오프만 되면 고전하던 팀들이 컨퍼런스 결승전에서 만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고, 또한 명승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들어 계속적으로 불운을 겪어온 덴버와 휴스턴. 이 두 팀이 만난다면, ‘Tear’, 즉, ‘눈물의 시리즈’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덴버는 15년 만에 1라운드를 통과한데 이어, 무려 24년 만에 컨퍼런스 결승전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올 시즌 5번 시드를 받은 휴스턴은 덴버의 앤소니와 마찬가지로, 매번 1라운드의 벽을 넘지 못했던 트레이시 맥그레디가 빠져있는 상황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하나가 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미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4승 2패로 누르며 1라운드를 7시즌 만에 통과했고, 서부 1위팀 LA 레이커스를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맥그레디도 없고, 디켐베 무톰보와 야오 밍, 두 센터가 플레이오프 도중에 부상을 입어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지만, 애런 브룩스와 셰인 배티어, 론 아테스트, 루이스 스콜라 등이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은 LA 레이커스를 완전히 제압한 것이 아니어서 속단은 할 수 없지만, 휴스턴의 기세도 덴버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LA 레이커스 또는 휴스턴. 덴버는 어느 팀을 만나게 되더라도, ‘Underdog’이다. 뉴올리언스와 댈러스를 상대할 때도 그랬다. 덴버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LA 레이커스와 만나게 되면,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고, 휴스턴이 올라온다면 홈인 펩시 센터에서 첫 2경기를 치르게 된다. 하지만, 어느 팀과 붙더라도 덴버는 도전자의 입장인 것이다. 덴버의 조지 칼 감독과 선수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LA 레이커스와 휴스턴의 7차전이 열릴 스테이플스 센터를 향하고 있다. 덴버의 서부 컨퍼런스 결승전 상대가 가려지는 (LA 레이커스와 휴스턴의) 마지막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새벽 4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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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기사'로 쓴 글이라, 경어체인 것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송고했었는데, 올려주지를 않더군요. (7차전) 시간은 다가오고 해서, 그냥 올립니다.
첫댓글 콜로라도 덴버님이 기자이셨군요^^
'무명기자'라죠^^;
좋은글이네요. 그런데 디트로이트가 전당포를 이기고 우승한 시즌은 0203이 아니라 0304이에요
역시 오타가^^;;; 수정했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revenge series가 되길 레이커스 올라가자!!
잘 쓰셨네요;; ㅎㅎ 오늘 새벽 경기..휴스턴을 이긴 후에 스테이플 센터에서 만납시다..
잘쓰셨네요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될지... 기대감에 눈물이 ..ㅠ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ㅎ
nba지식이 상당한 분이라고 느꼈는데, 기자분이셨군요. 레이커스가 덴버와 붙는다면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__)
결국에는 리벤지 매치가 성사되었네요... 서부파이널에서도 두팀의 선전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