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새들은 배가 고프다. 간 크고 힘 세며 먹성 좋은 까치 비둘기는 논외로 하자. 참새 박새 곤줄박이같은 작은 새들은 살기 힘들다. 풀씨 곡식 모잇감을 도시에서 구할 수 있겠나? 천지가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덮였으니 말이다. 나무나 풀에 숨어사는 애벌레도 찾기 힘들다. 공원 관리하는 지자체가 미리미리 독한 약을 쳐서 죽이기 때문이다. 새 소리르를 도시에서 들을 수 있을까? 레이첼 카슨이 일찌기 반세기 전에 간파한 '침묵의 봄'이 이 나라 대도시에선 일상이 됐다.
작년 늦가을(2011년 11월) 포천 지장산 도연암으로 도연스님을 찾아뵙고 새에게 모이 놔주기가 필요함을 배웠다. 산새보살들과 살아가는 도연스님은 페트병에 구멍 내서 해바라기 씨 넣고 나무에 걸어놓으면 된다, 쉽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그냥 땅에 떨어지는 게 많을텐데.. 지난 겨울 페트병 모아다가 궁리하고 궁리한 끝에 나온 것이 '에코파크 오리지날 디자인 새 모이통' 모음이다^^. 어제 고양환경운동연합 어린이 청소년 환경지킴이들에게 새 모이통 만들기 강습회도 열었다. 처음 만들어 보는 아이들인지라 다들 서툴렀지만, 도시에서 새 가까이 해야 할 이유를 알게 됐으니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아이들이 나중에 각자 더 찾아보고 만들어 보면 좋겠다.
주룩주룩 가을비 내리는 소리 들으며 토요일 오후 내내 혼자서 새 모이통 6개를 만들었다(위 사진). 재료도, 모양새도 제 각각, 이리저리 시도해본 결과다. 손재주 둔하다고 가족에게 놀림받았지만, 새 모이통 만들기 만큼은 예외다. 만드는 과정도 찍어 올리고 싶었지만, 혼자였던 까닭에...나중에 옆에서 사진 찍어줄 사람 도움을 받아야겠다.
수자원공사 K-Water 생수병을 뒤집어봤다. 바닥은 햇반용기를 재활용했다. 윗 부분을 오려내서 춤을 낮췄다. 횃대용 댓가지는?
어묵꼬치 댓가지를 모아다 잘 닦아서 말린 뒤 들기름을 발랐다. 비에 젖어 삭지 않도록..
역시 생수통을 거꾸로 세웠다. 햇반 용기의 맨 위 둘레만 잘라냈다.
생수통에 연두부 용기를 붙이고 댓가지로 끼웠다.
야쿠르트유업 우유병과 우유병 뚜껑으로 만든 새모이통. 크기도 제법 나가고 모양새도 괜찮다. 내가 만들어본 모이통 가운데 가장 쉽고 재미있는 모양새다.
특수 음료수통이라 모양이 특이하다. 고양도시농부네트워크(고도넷) 우보농장에서 내놓은 폐품을 가져왔다. 빨간색 둥근 바닥은 시판 죽 제품 용기 뚜껑이다. 구멍이 둘레에 나 있어 따로 빗물 뺄 구멍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강력 접착제(록타이트401)에 페트병을 붙일 때 충분한 시간을 둬야 하고, 굳었다고 해도 무리하게 힘을 가하면 떨어지고 만다. 주의 주의!!
막걸리병은 탄산가스 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생수병에 비해 두껍고 굳다. 아래 바닥은 항공기 기내식 플라스틱 접시를 재활용했다. |
첫댓글 사진이 전혀 안보이네요.번거로운 시더라도 직접 카페에 글을 쓸때 처럼 사진을 게시판에 첨부되도록 올려주시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