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 강학수
시월
오귀진
산과 들이 수런대는 오후
억새는 하얀 그리움을 토하고
길가의 코스모스는
다가올 이별을 아는지 연신
고개를 흔들고 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아름다움을 뽐내는 단풍잎
머지않아 우리들의 사랑도
아픈 추억의 자국을 남기고
삭풍에 우는 빈 가지가 되리라
인연 따라
만났다 헤어지지만
지워지지 않을 너의 그림자
울며 태어나 끝내 홀로 가는 길
자책과 쌓인 연민의 더께를 걷으며
나 이제 이별을 준비하리라
늦가을 도라지 꽃처럼 슬픈
미소를 지으며...
**강학수, 67, 화가, 전자공학도
오귀진, 군성 14회, 시인(2023년 올해의 부산시인상 수상), 조선공학도
*
<바람이 분다> 그림에
<시월> 시가 떠올라
두 공학도의 단편 시화전(詩畵展)입니다.
보고 읽고, 또 보고 또 읽고...
저 쓸쓸하고 가슴 아리는 아름다움!
가을 다음에 오는 계절이 겨울이라면 내 정서가 이럴까...
비쩍 마른 노틀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아니 더욱더 " 아- 가을인가! "
친구들 좋은 가을 되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