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식재료와 제주산 갈치만을 고집하죠"
기본에 충실한 알뜰한 상차림
여행의 즐거움은 음식 맛이 일조를 한다.
그 향미는 오랫동안 기억 속에 자리 잡는다.
한번쯤은 다시 방문하고픈 마음으로 설레기도 한다.
얼마전 방문한 제주특별자치도가 그랬다.
유채와 오름, 각종박물관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식사시간 만큼은 거꾸로 돌려 놓을 수는 없었다.
저녁 식사시간에 맞춰 중문단지 인근에 위치한
향토 음식점인 제주미향으로 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아사히 TV에 소개된 바 있는 제주미향은
음식점이라기 보다 레스토랑 분위기 였다.
그만큼 뛰어난 맛과 외관이 깨끗하다는 반증이다.
건물 전경.
마침 직원의 출장관계로 주차안내를 하고 있던 김순형(59) 대표가
전망이 좋은 2층으로 안내했다.
바다가 내려 보인다. 김 대표는 자리에 앉기를 권한 후
음식점을 개업할 때 과정을 설명했다.
"음식도 분위기 있는 곳에서 들게 되면 맛이 더 있습니다.
관광지인 만큼 우중충한 분위기보다 깨끗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회사일로 외국생활을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8년전 김 대표가 음식점을 시작하기에 앞서 부인 정은보(54)씨가
제주에 있는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요리를 배우기도 했다.
제주미향만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금의 살뜰한 요리들이 탄생된 배경이다.
사진 왼쪽이 김순형 대표.
"제주도 분들은 외식이라면 돼지고기를 생각합니다.
저는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에 주안점을 뒀죠.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 신선한 생선입니다."
김 대표와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행될 쯤 상 위에 갈치 스페셜이 차려졌다.
서빙을 담당한 현금희(48)씨의 발걸음이 바쁘다.
현 씨의 손길에 따라 싱싱한 갈치 회와 파전, 갈치 회를 뜨고 남은
뼈 부분을 활용한 뼈 강정을 비롯
초 고추장, 겨자소스, 갈치회 소스가 정갈하게 자리 잡는다.
이중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는 갈치회 소스에는
된장, 고추, 파, 다진 마늘, 식초, 설탕, 깨소금이 들어간다.
옆을 보니 찬모가 만든 동초나물, 명엽채 조림, 무생채, 다시마 조림,
단무지, 어묵 등이 고개를 내밀었다. 정성이 물씬 느껴진다.
갈치회 스페셜 중 일부.
"일단은 회부터 드셔 보세요. 싱싱합니다.
회를 소스에 찍어 상추에 싸서 먹는 것도 색 다른 맛이 납니다."
현 씨의 말이 정겹다. 손님의 안내하는 솜씨가 제법이다.
김 대표는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만큼 생갈치회는 맛에 있어서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자부하고 있는 표정이다.
김 대표는 담백한 맛을 간직한 갈치회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회 갈치가 작을 수밖에 없는 것은 연안에서 잡혀서 그래요.
그날 그날 도착한 생 갈치로 회를 뜨면 핏빛이 나고
분홍빛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핏빛이 없고 누른빛이 많이 나면 선동(냉동)갈치라 보면 됩니다.
생으로 먹는 것이기에 선동 갈치를 쓰면 안됩니다."
싱싱한 갈치회.
그러면서 김 대표는 구이와 조림에는 제주 선동 갈치를 사용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런 선동 갈치는 배에서 잡자 말자 영하 60도로 냉동시킨 것이다.
멀리 나간 배는 시일이 걸리므로 선동갈치가 차선책임을 밝혔다.
그러나 생 갈치를 쓰게 되면 일반서민들은 가격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판매 가격보다 30% 더 비싸다는 지론이다.
갈치 구이 .
"출항 하루만에 굵기가 굵은 갈치를 잡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회 갈치와 달리 선동 갈치라도 해동 기술이 좋으면 생 갈치와 95% 같은 맛을 냅니다.
생물과 거의 차이가 없죠. 육즙과 육질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이와 달리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동고는 영하 10도에서 서서히 얼기에
육질과 육즙이 분리 되어 맛이 떨어집니다.
반드시 한 끼 먹을 것만 바로 꺼내어 요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곧 이어 비릿한 맛을 제거한 갈치조림와 갈치구이를 비롯
시원한 맛이 일품인 전복 된장 뚝배기가 등장했다. 맛의 진미를 느꼈다.
김 대표는 앞접시에 담겨 있던 갈치 뼈를
젓가락으로 짚어 살펴본다. 그런후 주먹진 손등을 내보였다.
국산과 제주 갈치에 대해 세세한 설명을 하려는 배려다.
김 대표를 통해 제주 갈치는 갈치 뼈등이 삼각형이며
수입산은 둥그렇고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 대표가 제주 갈치에 깊은 애정을 가진 데는 그 만의 철학이 있다.
"제 생활신조는 '정직하게 살자'입니다.
조금 손해 보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나중에는 다 은혜로 돌아옵니다.
이곳에서는 싱싱한 식재료와 순수 제주산 갈치만 사용하니
손님들이 개업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찾고 있습니다.
양심적으로 하다 보니 손님들이 알아줍니다.
간혹 식사하는 손님들 중 수입산을 쓰는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일일이 설명해 주면 고마워 하죠."
김 대표의 말이 마무리 될 쯤 개업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방을 지키고 있는
박영희(41)요리사가 함께 했다.
그의 말을 들어 보면 김 대표의 의지를 알수 있다.
박영희 요리사.
"사장님이나 저나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하게 맛난 요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음식점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것에 연연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알뜰한 상차림을 하고 있어요."
박 요리사의 말을 듣다 식당 벽에 걸린 메뉴판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조림요리류는 갈치·고등어 조림, 전골요리류는 해물전골,
일반식사류는 해물뚝배기, 전복뚝배기, 해물성게국, 회덮밥, 전복죽, 버섯불고기, 한치물회(여름),
구이요리류는 갈치·고등어·옥돔·전복구이가 있음을 알수 있다.
회요리로 나오는 전복회, 모듬회, 활어회, 산낙지, 갈치 회무침이 눈길을 끈다.
상차림은 2인 기준으로 갈치스페셜(55,000원),
옥돔상차림(45,000원), 갈치상차림(45,000원), 전복스페셜(120,000원)이다.
1층 입구에 내려서자 마자 김 대표는 평소처럼 손님들을 대한다.
오가는 손님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싱글벙글이다.
덩달아 즐겁다.
첫댓글 네 정보 감사합니다.
제주에 가면 꼭 먹고말거야...!
와우... 제가 제일 좋아하는 회가 바로 갈치횐데 여기서 그 사진을 보네요.
상차림이 보기에도 정말 깔끔해 보이는것이 군침이 절로 돕니다.
암노루님이 제주도 가봐야 맨날 사진 찍는다고 산에만 가고 자기는 재미 하나도 없다고 가지 말자는데
올해도 어떻게 건너가서 갈치회라도 한접시 먹고 와야 할것 같습니다. ^^
으음~ 중문단지에 저런 곳이 있었네요. 초록공기님은 전문리포터 아니신지?
제주 맛집으로 소개 된 곳입니다.
꿈같은 곳이네요, 쥔님이 후덕해보이세요, 사람 냄세 풀풀 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