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브람 스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어떤 신도가 절에 전화를 해서 스님께 청하였습니다.
"스님, 저희 집에 오셔서 염불 좀 해주세요."
"죄송합니다만 바빠서 갈 수가 없습니다."
"무얼 하고 계신데 그렇게 바쁘십니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바쁘세요?"
"그게 우리 스님들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신도는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스님, 오늘은 어떠신가요? 저희 집에 오셔서 염불 좀 해주세요."
"죄송합니다만 오늘도 바빠서 갈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또 무얼 하고 계신데 그렇게 바쁘십니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들 일이거든요."
"아니, 그건 지난번에도 하시던 일 아닙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끝내지 못 했습니다."
--- 그게 뭘까요? 아무것도 안 하는 일..
혹시.. 무위(無爲)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무것도 안(無) 하는(爲) 일.. 무위..
저에게 '무위'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었습니다.
무위를 대개 어떻게 설명하나 찾아보면
'조작이 없는 것' '함이 없이 하는 것' '인위적이지 않은 것'
뭐.. 그런 식으로 설명을 하는데
설명을 읽어봐도 당췌~~ ??
그런데 무위를 따로 쓰지 않고 자연이라는 말과 붙여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도 하더군요.
둘이 아주 잘 어울리기 때문이겠죠?
무위자연은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것'을 의미하는데..
'자연'은 어떠합니까?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
그 속성을 보면 이러합니다.
<1>'좋다, 나쁘다' 분별과 걸림이 없다 --- 자연은 그냥 수용이지 집착이나 거부 없어
산 - 흰구름만 좋다고 땡기고, 먹구름은 싫다고 밀치지 않아..
물 - 경치 좋은 곳에서는 천천히 흐르고, 똥이 있는 곳은 빨리 흐르고 그러지 않아..
달 - 이뻐 보이는 사람은 많이 비춰주고, 미워 보이는 사람은 안 비춰주고 그러지 않아..
<2>'이것 저것' 분리되어 있지 않다 ----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흐름
내 몸 - 팔, 다리, 머리, 몸통.. 이러면 마치 여러 부분이 모여 있는 것 같지만
'내 몸'이라는 하나의 유기체 덩어리로서 있는 것..
인간 따로 자연 따로, 그래서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고 이용하고?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 (저 풀이나 벌레가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그래서 저는 무위(無爲)를 이렇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함이 없다는 것, 조작이 없다는 것은..
탐진치의 마음으로 하지 않는 행위, 즉
탐(貪)에서 벗어나니 <좋다, 나쁘다>에서 벗어나고.. (이러면 진(瞋)은 자연 소멸)
치(癡)에서 벗어나니 <나, 너, 이것 저것> 존재론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상태.. (불이不二)
소위 분별심에서 벗어난 상태.. 자연스러운 삶.. 무루(無漏 번뇌 없음)의 마음으로 하는 행위
<1>이것은 바른 알아차림과도 상통하는 개념입니다.
바른 알아차림은 번뇌가 없어야 하고, '나'라는 생각이 없어야 함.
<2>또한 이것은 12연기와도 상통하는 개념입니다.
'좋다, 나쁘다'에서 벗어나면 12연기 중간의 <-애-취->가 끊어지고
'나, 너'에서 벗어나면 12연기 처음의 <무명->이 소멸하므로
무위는 곧 12연기의 소멸이요, 탐진치의 소멸과 상통하는 개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自然=자연스러움=편안/자연스럽지 않음=不自然=불편=苦)
※ 후일 생각 --------- 무작(無作): 조작하지 않는다 할 때 조작='삶을 통제하려는 것'
'좋다 나쁘다'를 가지고 내 마음에 맞게 통제하려는 것, 그 기저에는 '나'라는 생각이 있음
나 중심적 관점에서 좋다 나쁘다를 기준으로 통제하려는 것 (결국 12연기의 개념)
※ 유위(有爲 sankhata): 조작된 것. 언어적 개념으로 구성된 것. (실체가 없다=공) <이중표 교수>
※ 참고: 무심(無心)=무위심(無爲心)
南無大悲觀世音 願我速會無爲舍
南無大悲觀世音 願我早同法性身 <천수경>
무위심내기비심(완전한 지혜에서 완전한 자비 가능)
無作(작용 없음)<신해품 p296> / 無爲(절대진리의 상태)
無爲無作이라는 말도 있음
※ '시작(生)'과 '끝(滅)'은 원래 없는데 우리가 그것을 조작해 내는 것이다. 이것을 유위(有爲)라고 한다.
12연기는 유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한 것. 원래 being(존재,有)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존재'라고 부르는 것을 부처님은 dharma(法)이라고 부르셨다. <이중표 교수>
☞ 명상 아닌 명상, 최고의 명상 <용수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ZL/535
알아차림과 '바른 알아차림'은 다르다 <일묵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ZL/340
[붓다철학] 가장 가치있는 삶은? http://cafe.daum.net/santam/IQZL/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