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머리의 사회적 멸종 위기
과도한 남성 호르몬의 여러 가지 부작용 중에서 특이하고 남들의 눈에 쉽게 뜨일 수 있는 외모상의 특징이 대머리인 것은 말한 바와 같다. 과도하게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앞머리부터 정수리의 방향으로 탈모가 진행되는데 마치 얼굴이 머리 뒤쪽으로 넓어지는 것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얼굴이 넓어지고 훤해져서 멀리서 봐도 눈에 쉽게 눈에 뜨여서 탈모가 없는 남성들과 차이가 확연하다. 탈모 남성들의 강한 생존력과 남성적인 힘은 현대가 시작되기 얼마 전까지 유전적인 우월성을 유지해 왔으므로 권위가 있어 보였다. 대머리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근래 이전의 여러 사회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가까운 예를 들면 중국 청시대의 변발과 일본 사무라이 계급의 머리 모습인 사카야키인데 둘 다 인조 대머리라고 보면 맞다. 변발이란 아이사 북방의 여러 유목 민족 사이에 유행했던 특이한 남자 머리 모양으로 앞머리는 깨끗하게 밀어서 억지로 대머리를 만들고 뒷머리를 길게 길러서 묶었다.

왕족이나 고관대작들은 변발을 하고 매우 화려하고 치렁치렁한 관복을 입고 갖가지 장식으로 남성적인 권위를 최고로 과시하여 위엄을 세웠다. 청나라 시대에서 변발은 곧 나라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것이었으므로 변발을 훼손한다는 것은 곧 청의 조정에 대한 반역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원래 청은 전쟁을 잘하는 야만적인 만주족으로 한족의 땅을 빼앗아 중국을 지배하였으므로 자기들의 남성적인 힘을 과시하는 지배혀태의 하나로서 변발을 한족들에게도 강요하였고, 변발을 하지 않는 한족들은 반역자로 몰았다. 원래 머리털에는 마음과 정신이 깃든다는 믿음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있어왔다.

우리나라에도 변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고려시대 충렬왕이 몽공에서 귀국하면서 변발을 하고 온 이후로 변발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으나 100년 이상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좀 야만적인 성향을 지닌데다가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일본의 경우에는 역시 변발의 형태가 최근까지도 유행하였다.
- 출처 : 탈毛드/황기선,한정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