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세상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읽어보자 재촉했다. 그러나 세상은 자기가 보는 시선이 정직한 방식이라 경쟁하듯 우길 뿐이다. 결국 사람이 지워졌고 시에서도 점점 사람 냄새가 사라져 가고 있다. 심승혁 시인의 시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복잡하게 따져 묻지도 않는다. 굳이 예찬할 일도 없다. 사람을 떠나 분석하고 파헤치는 논리에 매몰되지도 않는다. 이상이나 꿈만을 노래하지도 않는다. 현실을 얘기하고 사람의 감정 변화를 진솔하게 이야기할 뿐이다. 한순간도 무의미하게 그냥 버려지는 시간은 없다는 듯 '평범을 비범으로 치환'시키고 있을 뿐이다.-문철수 시인
슬픔의 누설로 지은 집이다. 심승혁 시인 어머님의 부고를 듣고 조문을 다녀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들고나온 시집이기에 지향점이 온통 웅크린 자신으로 향했겠다 예상했지만, 더 크게 아프다. 엎어진 신발 한 짝이 없는 사람을 마중 나온 빈집(『없는 사람』)에서 엎어진 마음을 어쩌지 못해 쏟아낸 속수무책의 기록이다. 어떤 시를 써야 할까는 항상 내 울음의 뒷 순서다. 고통을 다루는 발화 방식은 그런 슬픔 앞에서 절제된 시적 언어도, 감정 지출의 경제도 요구하지 않는다. 온전히 쏟아 울어야 한다. 계산되지 않은 언술은 오로지 그때만 힘을 얻는다. 이 시집은 난해한 기호를 해독하지 않아도 저류 底流에 깔린 울음에 기꺼이 스밀 것이다. 무엇보다 '심승혁'이라는 문장은 인간적인 면면으로도 읽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이선정 시인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세상, 몇 번은 뜨거웠던 일이다 눈 동네에 살아요/사람 여행/이상한 이모들/뉴스를 섞어 먹은 날/설마舌魔/오해의 끝/상생相生/폭설/비, 고란/새, 꿈꾸기/네잎클로버/내일/푸른 입/고물상 가는 길/불상사佛像寺/버스는 열시에 떠나도/나비효과/촛불
제2부 시간,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꽃 뿔/노루귀/가을, 꽃이 피는 이유/가을장마의 감춰진 진실/벼의 시간/단풍/지금은 가을 3/4/흐릿/시간은 저 혼자 흘렀다/추포秋浦/추웠다/불면不眠/립, 밤 키스/마침 내일은 아무도 가지 않은 요일/지금은 달이 뜨는 계절입니다/겨울을 건너는 중/동백, 섬
제4부 자아, 아직 아무 일 없어도 돼지가 하늘을 봤던 날이었대요/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아/번호표/물고기 공포증/달팽이는 유서도 둥글다/벌레를 먹다/그날의 용기 유전자는 어디 있을까/불 집/거미 눈 피하기/새벽시장에서 해를 또 샀어/깨진 거울을 보며/푸릉 비상구/보/마지막 욕심/속수무책速手無冊/시다/조미료/손금 안에 연어가 산다
첫댓글 심승혁 시인님의 시집 『손금 안에 연어가 산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큰 박수 올립니다.
건필하세요.